'조각 정보' 맞춰 가치창출 활용

올해 기업정보화평가를 통해 드러난 정보화기업들의 특징은 △축적된 데이터의 분석활용 △시스템을 통한 고객중심경영 △생산 판매물류 등 기업 전과정의 통합 △사용자중심의 정보화 △전자상거래△정보공유 등 6가지를 들수 있다. 생산이나 판매 영업 관리 등 기간업무를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수준을 넘어 부가가치창출에 정보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다.한국의 정보화기업들은 생산이나 영업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가공해 새로운 영업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또한고객에 대한 서비스의 질을 시스템을 통해 개선하고 있다. 단순한친절운동차원에서 벗어나 고객의 시간과 비용을 절약해주고 있다.실제적인 이익을 제공하는 진정한 의미의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기시작한 것이다.생산 판매 물류 등 기업활동의 전과정을 유기적으로 통합한 것도두드러진 현상이다. 생산 영업 관리 등 각 시스템별로 독자적인 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있을 때는 업무가 중복되거나 누락되는 경우가많았다. 그러나 각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통합돼 단일한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면서 중복되거나 누락되는 업무가 거의 없어졌다.기업의 모든 업무가 유기적으로 통합되면서 얻는 이익은 단순한 업무효율향상에 그치지 않는다.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일을 할수 있게됐다. 대표적인게 주문에 대한 즉시 응답체제다. 통합시스템에서는생산부터 물류 판매상황을 한눈에 파악할수 있기 때문에 고객의 주문을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주문한 상품의 재고는 어느정도인지,재고가 없다면 언제까지 만들 수 있는지, 만들어야 한다면 자재는조달 가능한지, 다 만들고 난 다음에는 어떻게 배달해야 하는지 등을 고객이 주문하는 즉시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시스템을 공급망(Supply Chain)이라고 하는데 정보화가 잘된 대부분의 국내기업들이 갖추고 있음이 이번 기업정보화수준평가사업을 통해 확인됐다.◆ 전자상거래도 확산이제 국내정보화기업들은 공급망의 영역을 전세계로 확산하려 하고있다. 대표적인 곳이 지난해 정보화평가에서 1위를 한데 이어 올해에는 정보화활용부문의 우수상을 받은 LG전자다.LG전자는 디스플레이부문에서 범세계적인 공급망시스템 구축작업을진행하고 있다. 현재 시범 운영중에 있는데 이 시스템이 완성되면국내의 생산공장과 물류기지 뿐 아니라 전세계 각지의 생산공장과물류기지 영업소 등의 상황을 동시에 고려해 정교한 생산계획 물류계획을 세워 실행할 수 있게 된다. 이 시스템은 가장 유망한 정보통신업체로 꼽히는 미국 델컴퓨터 급성장의 감추어진 비밀이기도하다.흔히 델컴퓨터가 급성장한 원인으로 인터넷을 통한 직접판매를 든다. 중간유통과정을 없애 저렴하게 팔수 있다는게 인터넷판매에 주목하는 이유다. 그러나 중간과정이 줄어 델컴퓨터가 성공했다는 분석은 극히 피상적이다. 델의 진정한 성공원인은 주문생산체제에 있다. 아무리 특수한 사양으로 소량을 주문해도 델컴퓨터는 주문에서배달까지 일주일을 넘기지 않는다. 컴퓨터를 주문받을 때 생산능력과 재고, 협력사의 상황, 물류능력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조정하는범세계적인 공급망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LG전자가 구축하고 있는 그 시스템이다. 사실 LG전자가 범세계적 공급망시스템을구축하려는 것도 델컴퓨터의 주문생산에 대응하기 위해서다.각 기업들은 사용자중심의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사용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강제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체제를 만들어놓기도 하고 사용자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다.전자상거래의 확산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일반 소비자가 직접적인영업대상인 기업들은 거의 모두가 인터넷을 통한 상품판매와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그렇지 않은 기업이라도 기업간 전자상거래를활발하게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이미 기업간전자문서시스템(EDI)을 도입하지 않은 업체는 기업하기 어려울 정도다.정보공유 역시 각 기업들마다 빼놓지 않고 내놓는 단골메뉴였다.기업경쟁력의 향상을 위해서는 조직내 흩어져 있는 파편적인 지식을 체계적으로 조직화해 경쟁무기로 활용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기시작한 것이다.고객·품질관리 등 경쟁무기화편의점과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LG유통은 영업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분석해 생산성을 올리는 대표적인 정보화기업이다. 상품의매출상황과 날씨 온도 요일 등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할 뿐 아니라각 상품의 회전일수나 이익률 등을 다양한 조건과 함께 분석한다.이 때문에 LG유통 슈퍼마켓의 재고회전일수가 10일에서 5.9일로 줄었다.신세계백화점 역시 데이터베이스를 부가가치창출에 활용하고 있다.고객들의 정보를 대용량 데이터베이스에 집적해 DM(Direct Mail)발송자료로 사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DM발송에 대해 고객이 반응하는 경우는 1~2%선에 불과하다. 1백통을 보내야 겨우 한두명이 반응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신세계백화점은 고객들의 구매패턴과 취향 가족상황 등을 고려해 각 개인별로 다른 내용의 상품광고우편을발송해 고객들의 반응률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백화점·금융권·제조업체도 적극적데이터를 분석활용해 영업에 활용하려는 노력은 업종구분이 없다.금융권에서도 데이터분석활용이 활발하다. 하나은행은 업무처리를위한 기간시스템(계정계) 뿐 아니라 시장과 고객을 분석해 영업에활용하는 정보시스템(정보계) 구축을 통합해 계정계에서 발생하는데이터를 분석가공하고 있다.실제로 하나은행에서는 거래고객이 은행창구에 통장을 내밀면 은행거래내역과 각종 분석자료가 통합단말기에 뜬다. 거래내역 및 신용카드 사용현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것으로 해당 고객에게 권유할만한 상품이 단말기에 나타난다. 창구직원은 단말기에 뜨는 내용을보고 상품가입을 권유하게 되고 실제 가입할 확률이 그만큼 올라가게 된다.한국투자신탁도 2백50GB나 되는 대규모 통합데이터베이스에 우량고객 3백만명의 정보와 11년치의 거래실적을 집적해 고객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고객별, 상품별, 영업점별, 영업사원별, 판매채널별 등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다. 고객데이터를 분석하면 잠재적으로 우량고객이 될만한 「가망고객」을 창출하는데 이용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한사람이 관리할수 있는 고객이 1백80명이었지만 시스템구축후 2배수준인 3백60명까지 관리할수 있게 됐다. DM반송률도 20%에서 3.2%로 줄였다.제조업체도 데이터를 분석가공해 생산성향상에 이용하기는 마찬가지다. LG전자도 고객 및 시장 상품품질 등의 데이터를 통합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고객을 상권별로 차별화해 관리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의 자료를 이용해 DM을 보내 성공률을 3배나 올렸다.정보화전략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은 SK주식회사도 데이터베이스를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고객데이터를 수집해 통합고객데이터베이스에 집적해 이를 분석·관리해 기존고객을 고정화하고 새로운 고객은 더욱 확보하려는 것이다. SK는 이를 위해 인터넷이나CTI 주문형팩스 등의 기술을 동원하고 있다.데이터의 분석활용의 형태는 다양하다. 브라운관과 LCD용 유리를생산하는 삼성코닝이 대표적이다. 삼성코닝은 규사를 용광로에서녹여 유리를 만들어 낸다. 그런데 브라운관용 유리는 생산과정이까다롭다. 미세한 이물질이나 기포가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안된다.이 때문에 삼성코닝은 용광로에 센서를 부착해 여기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분석해 품질관리에 이용한다.포항제철도 마찬가지다. 포항제철의 용광로에서는 쇳물과 함께 데이터가 흘러나온다. 쇳물과 함께 흘러나오는 데이터를 분석해 품질과 생산진행상황을 파악하고 생산계획을 세우는데 활용하기 때문이다.한국수자원공사는 지상과 지하의 물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활용하고 있다. 전국 지하수 위치와 수질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부터 댐에 부착된 센서까지 물과 관련된 데이터를모두 집적해 관리한다. 특히 댐과 물의 데이터는 홍수조절과 관련해 대단히 중요하다. 각 댐에 수량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센서를부착, 대전에 있는 수자원공사의 상황실에서 통제할 수 있도록 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중소기업부문 특별상/삼보판지공업고비용 저효율 극복한 모범업체정보화기업평가에 도전한 기업중 눈에 띄는 기업이 중소기업부문의특별상을 받은 삼보판지공업이다. 매출액 5백50억원, 종업원2백20명의 중소기업이 매출규모가 10배가 넘는 대기업과 당당하게정보화수준을 겨뤘기 때문이다.골판지 제조업체인 삼보판지는 정보화를 통해 고비용 저효율을 극복한 모범적인 중소기업사례다. 우선 다품종 소량생산에서 오는 생산성 저하를 생산설비에 정보시스템을 접목시켜 해결했다. 처음 주문받을 때 입력한 데이터를 생산라인에서 그대로 이용하도록 한 것이다. 삼보판지의 경우 생산계획을 세우면 곧바로 생산설비로 생산지시가 내려가 그대로 작업으로 이어진다.소량의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주문하게 되면 생산과정이 복잡해지고 그만큼 원자재 낭비도 심하고 불량률도 높아진다. 삼보판지는수주받은 내용을 정보시스템으로 분류해 비슷한 종류별로 취합해생산함으로써 주문은 소량으로 받았지만 생산은 대량으로 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그만큼 작업시간이 줄고 생산비도 절약할 수 있게됐다.물류부문에서도 정보시스템을 이용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4.5t트럭 한대에 골판지를 가득 실어도 70만원에 불과한데 지방으로 내려갈 경우 운송비는 한번에 10만원이 든다. 따라서 차량 운행횟수를 줄이는게 비용절감의 중요한 요소다. 기존에는 부천공장과시화공장 등 지역별로 차량을 운행관리하던 것을 차량위치추적시스템을 이용해 중앙에서 통합관리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골판지를 배송할 곳과 운행가능한 차량의 위치를 중앙 관제소에서 실시간으로파악하는 것이다. 차량위치를 실시간 파악해 배송지시를 내림에 따라 하루에 차량운행횟수를 크게 높일 수 있었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