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적 집중경영....경쟁력 '쑥쑥'

부산에 있는 신발소재 전문생산업체인 동성화학의 백정호(40)회장은 지난 한해동안 기업을 경영하면서 얻은 가장 큰 성과로 한발 앞선 구조조정의 착수와 성공을 꼽는다. 지난해 8월 영국의 세계적인화학업체 ICI사와 접착제사업의 양도와 폴리우레탄사업의 협력관계구축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것이다. 40여년간동성화학의 주력사업이자 고유한 기술력을 축적했던 접착제사업을ICI사에 양도하는 대가로 5천7백80만달러, 한화로 약 7백30억원에이르는 돈을 받았다. 장부가액 1천7백만달러에 비해 3배이상의 금액이다. 동성화학의 접착제기술을 그만큼 높이 산 것이다.ICI와의 전략적 제휴로 얻은 또 다른 성과는 세계적인 화학기술을가진 ICI로부터 폴리우레탄사업에서의 협력·지원을 이끌어낸 것이다. 백회장은 접착제사업을 팔아버리는 대신 회사매출의 대부분을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주력사업으로 육성할 예정인 폴리우레탄사업에 있어 ICI사와 생산 마케팅 판매 연구개발 등 모든 부분에걸친 협력과 지원을 이끌어냈다. 폴리우레탄사업에 추가투자 없이도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길을 확보한 것이다.하지만 백회장의 이러한 구조조정 특히 접착제사업양도에 대해 일부에서 좋지 않은 말이 나오기도 했다. 동성화학의 오늘을 있게 한사업이자 돈이 되는 사업을 팔았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접착제사업 양도는 백회장에게 있어 지난해에 내린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결정이기도 했다.그러나 접착제사업 비중이 전체매출액의 25% 정도이며, 그 가운데70%를 3배 이상의 가격에 넘겼으니 결코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었다. 그보다는 주력사업인 폴리우레탄부문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다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보다 먼 곳을 보고 준비하고 여력을 쌓아둘 수 있게 된 셈이다.백회장이 설명하는 또 다른 구조조정의 성공케이스로는 동성화학의유일한 적자사업부문이었던 폴리올사업을 BASF사에 매각한 것. 이역시 주력사업중심의 사업구조개편을 위한 것으로 연간 1백50억원에 이르는 수익증대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결국 백회장이 지난해에 성공적인 구조조정이라고 한 부분은 「선택과 집중」 즉 돈이 되는 사업을 팔아 핵심역량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덕분에 동성화학은 재무·수익구조개선이 가능해졌으며 이를토대로 부채비율을 1백% 이하로 낮춘다는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이는 백회장이 『연봉 1원만 받고 회사를 육성하겠다』던 자신의약속을 지키려는 노력이기도 했다.백회장은 올해의 경영목표를 지난해의 구조조정을 기반으로 한 선택적 집중경영·기회경영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 「3S(Small,Soft & Strong)」 즉 작지만 부드럽고 강한 회사를 만드는데 전력을 쏟을 계획이다. 폴리우레탄을 중심으로 한 신발소재사업에 기술력과 마케팅력을 집중, 전문메이커로 경쟁력을 갖춘다는 것이다.이를 위해 지난해에 확보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신발소재관련 M&A도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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