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준비, 애널리스트 변신

「전문비서에서 금융업종 애널리스트로」.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한영아 주임(28)의 화려한 변신이다. 한주임은 올1월부터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라는 글자를 명함에 새겼다. 해외 유학파들도 들어가기 힘든 리서치센터의 애널리스트로 변신한 한주임에게 회사 안팎에서 찬사가 쏟아진다. 이같은변신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는 무려 4년 이상을 준비했다.한주임은 이화여대 비서학과를 졸업하고 94년 여성공채 1기로 삼성그룹에 입사했다. 첫발령은 삼성경제연구소 임동승 사장의 비서.한주임은 영어회화와 회계지식이 뛰어나 임사장으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았다. 임사장이 95년5월 삼성증권 사장으로 옮기면서 비서로데려갔다. 한주임은 삼성증권 사장 비서직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증권업무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며 사내외 자격증을 취득했다.증권업협회가 주관한 1종, 2종 투자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회사에서 실시한 삼성증권분석사(SSA)시험에도 합격했다.한주임의 변신작업은 96년초부터 보다 구체화된다. 전문비서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향후 진로가 불투명한게 불만족스러웠다. 전문직업 여성으로 삼성증권에서 계속 능력을 발휘하고 싶었다. 당시고민했던 직종은 채권딜러와 애널리스트. 목표가 분명하게 설정되자 96년 8월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원에 입학했다. 전공은 회계학.비록 야간이지만 전문지식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한주임은 97년말 임사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타부서로 배치될 기회를 잡았다. 채권딜러와 애널리스트는 아니었지만 새로운 부서로 간다는 사실에 일단 만족했다. 그러나 98년초 새로 부임한 리서치센터 담당 임원의 요구로 애널리스트 보조원 겸 비서로 발령났다. 당시 리서치 담당 임원은 외국인 투자자들과 자주 접촉해야 했기 때문에 영어에 능통하고 증권업무를 이해하고 있는 비서를 요구했다. 이같은 조건의 적임자로 한주임이 차출된 것이다. 처음에는타부서로 갈수 없다는 사실에 실망했다. 하지만 곧바로 애널리스트가 되는데 배울 것이 많겠다며 마음을 고쳐 먹었다.한주임은 그렇다고 막연히 상사들이 선택해주기만을 기다리지 않았다. 적극적으로 자기 의사를 피력했다. 특히 지난해 7월 대리승진에서 탈락하면서 전직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대리 승진율은 30%에 불과했지만 그 충격은 컸다. 한주임은 『열심히 일하는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자기 전문역할을 찾아 준비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깨달았다고 밝힌다. 이같은 판단아래 한주임은 리서치담당임원에게 『기회가 주어지면 애널리스트로 평가받고 싶다』는의사를 밝혔다.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리서치센터 조직개편으로 종합금융 리스창업투자 담당 애널리스트로 발령났다. 10대 1의 사내경쟁을 뚫고발탁된 것이다. 회사측의 발탁 배경은 『회사에 대한 공헌도와 대학원의 전공 그리고 무엇보다 최고가 되고자 하는 열정을 높이 평가했다』는 것이다.4년이상의 준비끝에 애널리스트로 변신한 한영아 주임. 한주임은어렵게 이룬 기회인만큼 최고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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