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금액 넘는 월매출 '대성공'

외주 늘어 인수금액 넘는 월매출 '대성공'

『처음에 이 공장을 산다고 했을 때, 모든 사람들이 다 말렸어요. 불경기에 미친 짓이라고 했지요.』남동공단에 자리잡은 대방전자의 이환희사장(48)은 「미소가 아름다운」 여성 경영인. 그녀는 작년 9월 공장 이전 과정에서 겪었던 주위의 반대를 떠올리며 밝게 웃었다. 단순히 공장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새 공장을 사서 확장 이전하는 것이었기 때문에마음 고생이 심했단다. 그러나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감정가22억원짜리 공장을 7억5천만원에 사들였으나 월간 매출 규모가인수금액을 넘어서고 있는 것. 이대로 가면 연간 매출 80억원은너끈하다는 설명이다. 지난 설연휴에는 쉬지도 못한 채 24시간공장을 돌렸다고 한다.대방전자는 수도권 일대에서는 꽤 알아주는 플라스틱 성형업체.쉽게 말해 전화기 팩시밀리 등의 「껍데기」(사출성형품)와 식품포장 용기 등을 만들어 완성품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93년 서울오류동에서 사출기계 3대로 출발한 점을 감안하면 일단 외형적으로는 꽤 반듯하게 성장해온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모든 기업인들이 그렇듯이 그녀 자신도 수많은 고초를 겪었다. 또 그녀가 사업을 시작하게 된 스토리 자체는 기구하기까지 하다. 본래 그녀는 사업은 커녕 장사 한번 해보지 않은 주부였다.『누군가에게 돈을 빌려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금액이었는데 점차 불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채무자가 돈을못갚겠다고 하지 뭡니까. 하는 수 없이 채무자의 재산을 압류할수밖에 없었어요. 그 재산이 바로 부도난 오류동 공장이었습니다.』초창기 가족들의 반대는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공장을인수하고 난 뒤 완전히 사람이 달라졌다고 한다. 『하루에도 수백번씩 스스로에게 다짐했습니다. 반드시 공장을 정상화시켜 업계 최고의 기업으로 평가받겠다고요.』 매일 매일이 「죽느냐사느냐」의 갈림길처럼 느껴졌다고도 말한다. 50%를 넘는 불량률을 낮추는 것이 최대의 관건이었다. 생산 라인에 집요하게 매달린 끝에 그녀는 불량률을 5% 미만으로 낮출 수 있었다.이사장은 95년5월, 좁아터진 오류동을 떠나 김포로 공장을 옮겼다. 품질이 좋아지자 대우통신 등으로부터 주문이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97년에는 술병을 대상으로 한 「내용물 파손방지용P.P」를 제작, 특허를 획득하기도 했다.◆ 공장 이전, 기계 늘리고 종업원도 늘어『플라스틱 성형 사업에 손을 대고 보니 사출제조 부문의 시장이엄청나게 밝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자동차 전화기 컴퓨터등 분야도 무궁무진하고요.』이사장은 마침내 김포공장에서 몇년간 축적한 역량을 모아 남동공단으로 두번째 이전을 감행한다. 이번에는 부도난 공장을 인수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금융기관 공매 물건을 찬찬히 검토했다.7억5천만원이라는 인수자금이 결코 적지 않았지만 매출 확대에자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공장이전으로 사출기계는 11대, 종업원은 1백20명으로 각각 늘어났다. 외주는 「기대」만큼 늘어나공장은 1백% 풀가동에 들어갔다.이사장은 경영 비전을 묻는 질문에 『비전이랄 것이 있나요. 그저 힘닿는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뿐』이라고 대답했다.그녀의 얼굴에는 또 다시 새롭게 출발하는 사람의 다부진 각오가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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