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만원으로 6억짜리 공장 인수

정책금융 지원받아 ... 자체 공장 없어 옮겨 다닌 설움 해소

대진테크(대표 이효곤, 43)는 자동차 모델 제조업체다. 국내 자동차업체에서 신제품 아이디어를 스케치해 놓은 것을 바탕으로차 모형을 만든다. 시제품이나 양산용 모델도 개발한다. 96년에는 자체 기술로 전기자동차 모델(사진)을 개발하기도 했다.이효곤 사장은 현대자동차 디자인실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1989년11월 대진테크를 설립했다. 여유가 생길 때마다 시설에 투자해 최신 설비를 갖췄지만 공장 부지는 임대했다. 자체 공장을소유하지 못한 탓에 이곳 저곳 옮겨 다녀야 했다. 매달 지불하는임대료 부담도 적지 않았다. 보증금 1억2천만원에 월 1천2백만원을 지불했다. 은행돈 12억원을 쓰며 이자를 지급하는 것과 같은비용 부담이었다. 이럴바에는 차라리 돈을 빌려서라도 자체 공장을 갖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공매 통해 공장부지 물색이사장은 공장 부지를 찾기 위해 공매물건에 눈을 돌렸다. 거래은행인 기업은행을 통해 공장 매물을 물색했다. 은행 공매 담당자에게 문의하고 은행에 비치된 안내 책자를 보고 찾았다. 마음에 드는 물건이 나왔지만 잡기가 쉽지 않았다. 보통 4~5개사가경합했는데 번번이 입찰 금액을 낮게 적어 낙찰받지 못했다.경기도 화성군 봉담면에 있는 대지 1천평에 건물 5백평짜리 공장이 눈에 들었다. 유류미터나 수도계량기를 생산하는 곳이었다.생산업종이 달랐지만 땅 모양이나 건물을 그대로 활용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세번째 입찰에 도전했다. 시초가가 약12억원에서 4차례 유찰된 물건으로 최저가 공매액이 4억9천만원이었다. 4~5개 업체가 경합을 벌였는데 이사장이 5억9천1백만원을 써내 경락받았다.이사장이 공장을 찾는 기준은 땅과 건물 모양이었다. 자동차 모델을 생산하기위해서는 기둥없는 넓은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동차모델 생산 과정은 자동차 생산 축소판이다. 엔진 부분만 빼고 각종 부품 제작부터 도장까지 자동차생산 전공정을 모두갖춰야 한다. 특히 컴퓨터로 디자인한 자동차 외관을 그대로 가공할 수 있는 공작기계를 설치해야 한다.98년9월말 현재 공장부지와 건물을 기업은행을 통해 낙찰받았다.낙찰대금은 모두 5억9천1백만원. 이사 비용과 등기 비용 등을 합하면 7억원이 조금 넘는다.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시설 자금과운전 자금을 지원받았다. 시설 자금은 10.5%, 운전 자금은 11%에총 6억7천5백만원을 받았다. 공장낙찰자에게 지원하는 정책금융이다. 실제 이사장이 현재 공장을 인수하는데 들인 비용은 3천만원이 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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