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업체 집중 투자

『1천억원짜리 벌처펀드 뜹니다.』 서울 강남 역삼동에 자리잡은코미트M&A 윤현수사장의 장담이다. 투자대상도 벌써 정했다. 기아자동차 부도 등으로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자동차 부품업체들.윤사장을 주변에서 본 사람들의 한결같은 얘기는 『우리나라에서가장 착실하게 벌처 펀드를 준비해온 인물』이라는 것이다. 최근벌처펀드 설립방안을 마련한 산업자원부 관계자들도 윤사장으로부터 많은 자문을 받고있다. 산자부가 설립요건인 자본금 규모를당초 1백억원에서 30억원으로 낮춘 것도 윤사장의 설득이 주효했던 탓이다.한외종금에서 국제금융부장과 기업금융 부장을 거쳐 지난 96년코미트 M&A를 설립한 윤사장은 앞으로 벌처펀드 사업에 승부를걸겠다고 한다. 이를 위해 최근 아신창투를 사들여 코미트 창업투자(주)라는 회사를 4월중 출범시킬 예정이다. 자본금 규모는1백억원. 윤사장은 그러나 조만간 국내외에서 대규모 자본을 유치, 자본금을 2~3년내에 5백억원으로 키울 생각이다.코미트 M&A는 제1호 펀드의 50%를 도산한 자동차 부품업체에 투자한다. 기아자동차, 부도 삼성자동차 빅딜등 국내 완성차업계의지각변동으로 자동차 부품 및 협력업체들의 구조조정이 절실하다는 이유에서다. 기본적으로 국내 5백여개의 1차 밴드를 2백여개로 통폐합해야 한다는게 이 회사의 시각이다. 굳이 아신창투를인수한 것도 평소 자동차 산업부문의 심사분석 능력을 높이 샀기때문이다. 경영을 맡길 인재들도 눈여겨 봐뒀다. 현대 대우 기아삼성자동차 등에서 외부여건의 부조화로 아깝게 웅지를 펴지 못한 중역들이 스카웃 대상이다.1호 펀드의 나머지 자금 50%는 상장법인중 화의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과 적대적 M&A를 차단할 필요를 느끼고 있는 기업에 투자된다.코미트 M&A의 이같은 구상에 홍콩계 싱가포르계 펀드들도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들 외국계 펀드는 투자기간을 5년정도로 길게 잡고 있는데, 1호 펀드에의 참여가 확실시된다고 한다. 이들은 자동차부품 외에도 제지 시멘트 등의 업종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제1호 펀드의 목표 수익률은 최소 연 20%. 더 높게 잡을 수도 있지만 투자자와의 신뢰구축이 최우선이라는 인식 아래 「지킬 수있는」선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역시 1천억원 규모인 2호와3호 펀드는 2000년과 2001년 상반기에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윤사장은 『국내 경기회복이 본격화되고 금융경색이 현저하게 완화되면 벌처펀드의 투자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저금리시대에 황금알을 낳는 유일한 금융상품이 벌처펀드』라고 강조했다.윤사장은 그러나 국내에 벌처펀드가 활성화되려면 몇가지 전제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금융기관의 경직성이 타파돼야 한다는 것이다. 담보위주의 대출관행과 책임지기 싫어하는 현 금융권의 풍토에서는 벌처 펀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는 얘기다. 또 투자자들의 자금회수가 용이하도록 관련 법령을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펀드형태를 개방형으로 할 것인지, 폐쇄형으로 할 것인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비교적 자금의진출입이 자유로운게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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