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월 1백만원이면 노후 '든든'

40세, 목돈은 1억6천만원 필요 ... 15년뒤 4억6천5백만원 마련돼

공직에 있다가 최근 나란히 퇴직한 박아무개씨(56)와 정아무개씨(57). 동료였던 두 사람은 아쉬움이 컸지만 별 다른 대과없이 마무리했다는 사실에 마음이 여간 뿌듯한 것이 아니다.하지만 두 사람의 요즘 표정은 판이하게 다르다. 박모씨는 40대에 미리 노후대비책을 세워둔 덕에 얼굴표정이 아주 밝다. 공무원 연금 외에 개인연금에도 가입돼 있고, 정기적금에 들어서 모아놓은 돈도 적지 않다. 반면 정모씨는 앞이 막막하다. 직장에 다닐 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노후생활이 은근히 걱정된다. 아무리 따져봐도 10년쯤 지나면 돈이 바닥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우리는 스스로 노후설계를 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현재 노인들보다 향후 노인이 될 세대는 노후설계를 위한 대비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왜냐하면 산업화, 도시화에 따른 핵가족화 현상, 신세대 자녀의 노부모 부양의식 약화 그리고 여성 인력의 사회 진출로 노부모 봉양에 대한 의식이 점차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그러면 노후 생활비가 22~23쪽에서 살펴본대로 지금 돈 가치로 매달 1백50만원 정도 소요될 걸로 가정하고 55세부터 75세까지 20년간 생활비를 마련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대상은 현재 40세이고, 55세가 되는 15년 후에 정년을 맞는다고 잡는다. 또 물가상승률은 3%이고, 예금 이율은 장기적으로 선진국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보여 5%로 가정한다. 이를 살펴보면 24쪽 표와 같다.◆ 적금·목돈 운용이 가장 적절이제 결론은 분명해 보인다. 지금부터 15년 뒤 4억6천5백만원을 만드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현실적으로 가장 적절한 방법은 적금을 들든지 아니면 목돈을 운용해야 한다.먼저 목돈을 운용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지금 단계에서 얼마를 어떤 방식으로 운용해야 15년뒤 4억6천5백만원을 만들 수 있을까. 해답은 3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고,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느냐에 따라 방법이 달라진다. 여기서는 향후 올릴 수 있는 수익률을 8%, 10%, 15%로 나누어 살펴본다.첫번째로 향후 15년간 8%로 운용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요즘처럼 저금리 시대엔 결코 만만하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 2억9백77만9천원이 필요하다. 안정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권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히며, 이런 상품으로는 은행의 정기예금과 국공채 등이 있다.다음으로는 향후 15년간 10%로 운용하는 방법으로 이럴 경우 지금 당장 1억5천9백9만원이 필요하다. 지금 나와 있는 상품으로는 실권주와 전환사채가 있고, 주식형 단위형 신탁과 뮤추얼펀드 등도 10%의 수익률을 내는데 부족함이 없다.향후 15년간 15%로 운용을 한다면 지금 8천1백79만5천원이 필요하다. 이 정도의 수익을 올리려면 주식형 뮤추얼펀드에 가입하거나 직접 주식 투자에 나서야 한다. 수익률이 높은 대신 성공 확률은 높지 않다고 봐야 한다. 외국 유명 펀드의 경우에는 평균투자 수익률이 연평균 15% 정도 나오기도 한다.결론적으로 지금 40세인 사람이 55세 정년퇴직 후의 노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금 시점에서 최소한으로 1억6천만원에서 2억원 정도의 돈이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15%의 수익률을 낼 수만 있다면 1억원 이하로도 대비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이번에는 개인연금으로 정년퇴직 후를 대비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20세 이상이 가입할 수 있는 개인연금은 분기에 3백만원 이내에서 자유적립식으로 넣을 수 있고 55세부터 일정액의 연금을 수령하게 되어 있다. 사정상 목돈을 묻어놓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가장 적합한 노후대비용 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서는 15년간 불입해 55세 이후 20년간 매월 3백25만원(노후 생활비로 55세 때는 2백34만원, 75세때는 4백22만원이 필요하므로 전체적인 평균치를 감안해 정한 액수)을 받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본다.먼저 25쪽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개인연금 신탁이율이 9%라면 한달에 97만4천원을 불입해야 15년 후부터 20년간 매월 3백25만원을 받을 수 있다. 또 이율이 10%면 83만5천원을 부어야 하고, 11%면 71만5천원을 넣어야 한다. 이율이 비교적 높아 13%라면 비교적 적은 액수인 52만7천원만 넣으면 된다.그러나 문제는 개인연금신탁의 이율이 위에서 예를 든 것처럼 그렇게 높지 않다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개인연금신탁의 장기 평균 배당률이 10%를 넘는 것은 고사하고 9% 이상을 달성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특별한 상황이 생기지 않는한 앞으로도 이런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판단되며, 여러가지를 감안해 볼 때 실제 평균 배당률은 6~8%선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에 8%의 이율을 적용하면 매월 불입한도 최고금액인 1백만원을 16년3개월 동안 넣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노후생활 자금 마련하는 4가지 원칙"나이 들수록 현금자산 비중 높여라"1. 국민연금제로는 불충분하다.연금제도가 발달한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개인이 직접 자신의 노후자금을 설계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연금제도로는 88년부터 도입한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제도를 들수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자신의 월소득의 약 30~40% 정도밖에 받지 못하므로 노후생활보장용으로는 불충분하다. 따라서 최종수입의 약 50~70% 수준으로 또는 퇴직후 자신이 희망하는 월 수입규모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국민연금 외에 다른 금융상품에 미리 가입해야 한다.2. 개인연금신탁제도를 활용한다.개인적인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정부가 지원용으로 내놓은 금융상품이 개인연금저축이다. 이 상품은 비과세에다 연말소득공제 혜택까지 안고 있다. 정부차원에서 추진한 상품인만큼 혜택이 많은 것이다. 따라서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 가장 유리한 노후자금마련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세제상의 혜택을 주는 것은 정부에서 공적연금제도의 불완전성을 보충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3. 보험을 활용한다.노후의 의료비와 생계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필요 이상의 과다한 재산을 보유하려는 경향이 있다. 자연 즐겨야 할 때 그러지를 못한다. 따라서 보험가입이 가능한 만 60세 이전에 생명보험에 가입해 질병이나 사고시 필요한 비상자금에 대하여 보험으로 해결하면 노후에 여유자금을 안심하고 쓸 수 있다.4. 나이가 들수록 현금자산 비중을 높인다.나이가 들면 아무래도 몸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노후에는 질병과 사고에 대비하여 재산의 유동성을 높이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부동산 비중은 가능한한 줄이고 금융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노후의 목돈 운용 원칙"월 이자 지급식 금융상품 편리"노후가 되면 소득이 없는 대신 매월 일정한 생활비가 나간다. 또 때에 따라서는 목돈이 필요하다. 돈을 잘못 묻어놓았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자칫 부동산 같은데 투자했다가 정작 돈이 필요할 때 이를 현금화하지 못하면 보통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여러가지 사정을 잘 살펴서 안전한 방향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렇다.첫째, 노후에는 매월 생활비가 필요하므로 매월 이자 지급식 금융상품이 편리하다. 젊을 때야 고정적인 수입이 있으므로 매달 이자를 받지 않아도 생활이 가능하지만 정년 퇴직 이후에는 정기적으로 이자가 지급되지 않으면 생활비를 조달하기가 쉽지 않다.둘째, 젊을 때는 기회가 많은만큼 다소 모험적으로 투자할 수 있지만 노후에는 안정이 최우선 과제다. 특히 회복할 시간이 없어 한번 실패하면 다시 일어서기 어렵다. 따라서 주식이나 투기성이 큰 위험 투자는 삼가고 다소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한다.셋째, 세제혜택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활용한다. 절세가 되는 비과세나 세금우대 상품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좋다. 넷째,부동산 투자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월수입이 보장되는 수익성 부동산이 아닌 임야, 전답, 나대지 등 무수익성 부동산은 피한다. 쉽게 현금화하기 어려운데다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까닭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이로울까. 위에서 제시한 원칙에 잘 들어맞는 상품 가운데 대표적인 것을 골라 살펴본다.먼저 추천할만한 것으로는 적립식 목적신탁이 있다. 이율은 연 9.5~10% 수준이고 가입기간은 18개월이다. 은행에서 취급하며 1인당 1천8백만원까지 세금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역시 은행에서 파는 상품으로 5년짜리 노후생활연금신탁과 1년짜리 정기예금도 괜찮다. 이율은 노후생활연금이 10~11%, 정기예금이 8.5% 수준이다.은행권 외에 투자신탁의 우대형공사채 신탁도 매월 이자를 지급하면서 세금 우대 혜택을 준다. 이율은 보통 12~12.5%다. 이밖에 연 9.5%의 확정금리를 주는 신용협동조합의 정기예탁금도 눈여겨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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