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통신 변화는 시작됐다

지난 9일 통신장비업체인 미국 시스코의 존 챔버스 사장이 『5년 후면 음성 전화를 무료로 서비스하게 된다』며 언뜻 황당한 전망을 했다. 물론 챔버스 사장의 돌출적인 발언은 시스코의 데이터통신장비 라우터의 판매증가를 기대하고 나온 것이다. 즉 음성전화를 무료로 서비스할 정도로 데이터통신량이 압도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데이터통신을 위한 핵심장비인 라우터의 판매량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란게 챔버스 사장의 주장이다.그러나 음성신호도 데이터처럼 주고 받는 통신기술의 발전을 들여다 보면 그의 전망이 허황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전화선을 통해 오가는 신호는 크게 음성과 데이터 두가지로 구분할수 있다. 데이터통신은 패킷방식으로 전송한다. 패킷방식이란 전송할 정보를 묶음으로 끊어서 주고받는 기술이다. 반면 음성은 끊어짐이나 지연 없이 자연스럽게 물흐르듯 정보를 전송하는 회선교환방식을 이용한다. 패킷방식을 이용하는 데이터통신과 회선방식을 이용하는 음성통신은 각각 고유의 영역을 유지하고 있었다.그런데 기술의 발달로 패킷교환방식으로도 끊어짐이나 지연현상을 없앨 수 있게 됐다. 데이터의 압축효율이 높아졌고 통신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음성통신에도 패킷방식을 이용할수 있게 된것이다. 과거에는 음성신호가 통신량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지난해부터 데이터신호를 실어 나르는 통신량이 음성신호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데이터 통신량이 훨씬 많아져음성통신의 증가속도는 6년에 두배씩 증가하는데 비해 데이터통신은 1백일에 2배씩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라면 전체통신량에서 음성신호가 차지하는 양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게 된다. 따라서 음성신호를 처리하는 비용은 전체 통신비용에서 적은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게다가 음성은 영상이나 화상에 비해 정보의 양이 대단히 작다. 데이터통신을 많이 이용한다면 무료로 서비스해도 상관없을 정도다.데이터와 음성통합시스템으로 통신비용이 어느 정도로 절감할 수 있는지는 기존 국제전화의 반값에 서비스하고 있는 인터넷 전화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현재는 음성데이터를 20~30%정도로 압축하지만 압축기술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통신비용은 급격하게 떨어진다.◆ 데이터 통신만 시범서비스 확대중최근에는 사내통신망을 인터넷 기반의 데이터 통신망으로 구축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달 새마을금고 연합회가 음성 데이터 통합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하고 시험서비스 중이다. 전국에 3천개의 새마을금고가 있는데 현재 20곳이 시범서비스 중이고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새마을금고연합회가 구축한 사내통신망은 인터넷과 같은 데이터 접속은 물론 음성통화도 가능한 네트워크다. 데이터통신회선만 임차해 데이터 통신망으로 음성전화까지 지원하는 것이다. 저렴한 데이터 통신회선을 사용할뿐 아니라 음성데이터를 8분의1로 압축해 보내기 때문에 통신요금이 저렴할 수밖에 없다. 시외전용전화(전화 사용량이 많으면 음성 전용회선 임차하는 일반전화요금보다 훨씬 저렴하다)대비 75%에 불과하다.통신서비스의 패러다임은 접속장비에서도 바뀌고 있다. 음성통신은 전화, 데이터통신은 PC라는 등식이 깨지는 것이다. 전화를 통해서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고 PC를 통해서도 음성통화를 할수 있다. 심지어 냉장고나 전자레인지와 같은 가전제품을 통해서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상품도 나왔다.대다수의 일반인들이 돈걱정 안하고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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