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거래 방지책 마련해야

상설 감시프로그램 운영ㆍ리스크 및 보안문제 개선 필요

사이버증권시장(cyber stock market)이란 자본시장의 주요 기능(산업자본 조달과 다양한 투자 수단의 제공)이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인터넷 등 가상의 공간에서 수행되는 시장을 말한다. 네트워크시스템과 개인컴퓨터의 비약적인 발전은 인터넷의 발달로 이어져 주식유통시장에서는 기존의 증권거래소가 수행하던 기능들 중의 일부분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매매시스템(ATS: Alternative Trading System)의 발달을 가져왔다.이와 함께 발행시장에서도 인터넷을 이용한 발행기업의 직접 공모, 인터넷공모주선업자, 투자설명회 대행회사 등이 출현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의 물결속에서 증권회사는 위탁수수료의 할인경쟁에 직면하게 되고, 거래소 플로어 중심의 기존 거래체제(trading system)는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예를 들면 미국의 경우 98년8월 현재 인터넷을 포함한 온라인(on-line) 증권거래의 비중이 이미 총거래량의 17% 정도에 달했으며, 일부 증권사의 경우 수수료가 기존의 1/10 정도까지 인하되는 등 혁신적인 변화가 일고 있다.◆ 수수료 인하·편의성 ‘거래 급증’사이버유통시장의 발전단계를 보면 첫번째 단계는 증권회사가 그 전용회선을 이용하여 매매주문을 처리하거나(home trading),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이를 통해 매매주문을 접수한 후 접수된 주문을 거래소 매매시스템에 연결시켜 처리하는 단계(discount broker)로 현재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보편화된 상황이다.두번째 단계는 기관투자가 등의 참가자들이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연결하여 거래의사, 시세정보 등을 다른 참가자에게 전달함과 동시에 주문의 회송, 집행수단을 제공하는 장외에서 이루어지는 사설증권시장(PTS: Proprietary Trading System)의 단계이며 Instinet, POSIT, Arizona Stock Exchange가 대표적인 사례이다.세번째 단계는 개설자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매매거래 주문을 직접 중개 체결하는 단계로 영국의 트레이드포인트가 이에 해당한다. 마지막 단계로는 개설자가 인터넷상에 유가증권을 직접 상장시키고 증권의 매매거래를 체결시키는 경우로 증권회사 또는 전업회사가 업무의 주체가 되며 거래소는 사라지게 되나 아직까지 이 단계로까지는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우리나라의 사이버증권시장은 자본금 요건 등 법적인 제약 등으로 인해 발행시장과 유통시장 모두에서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다. 즉 인터넷을 통한 직접 공모는 현재까지 일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유통시장에서도 인터넷브로커나 PTS업자의 출현이 지연되고 단지 증권회사가 자신의 전용회선이나 인터넷 웹 사이트를 이용하여 매매주문을 처리(home trading 방식)하는 단계에 와있다. 아래 표에서 보면 사이버증권거래의 비중이 최근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수수료인하(기존 수수료의 절반인 0.25%)와 편의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익명성으로 사기행위 감시 어려워정보기술의 발달과 투자자 니즈의 다양화로 전자거래가 활성화되고 증권업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며 증권시장의 글로벌화가 더욱 진전되는 상황속에서 사이버증권시장은 우리나라에서도 반드시 성장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이버증권시장은 인터넷브로커의 등장을 시발로 먼저 유통시장에서 발전할 것이다. 대량주문을 내는 기관투자가 및 개인고객은 수수료 절감차원에서 위탁수수료가 싼 인터넷브로커를 선호하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해 기존 증권사도 자회사 형태의 사이버 증권사를 설립하는 등 discount brokerage의 설립이 촉진될 것이다.최근들어 동원증권(주)은 미국의 E*트레이드와 일본의 컴퓨터업체인 소프트뱅크사와 합작 또는 단독으로 현행 조직과는 별개 형태의 사이버증권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 사이버유통시장의 발전은 발행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인터넷을 이용한 자금조달, 인터넷 발행정보제공업자와 투자은행의 등장을 촉진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사이버시장의 발달에 따라 예상되는 문제점들도 많다. 우선 인터넷을 허위사실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인터넷 증권사기가 만연할 수 있다. 일반대중은 인터넷 관련사업 등 하이테크기업들에 대해 평가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사기꾼들에게 좋은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 SEC는 최근 FBI와 공동으로 투자자에게 인터넷서비스 제공업체로 알려진 회사주식의 매수를 권유한 사기단을 적발한바 있는데 그 수법은 다음과 같다.자산가치가 제로에 가까운 I-NET 프로바이더사가 허위로 재무상황을 기재한 발행관련자료를 제공, 2백명이상 투자자를 상대로 4백만달러를 끌어들인 것이다.두번째 문제점은 시장조작이다. 인터넷은 주가조작을 하려는 자에게 이용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현란한 문양의 웹 페이지는 투자자들을 현혹시켜 실제로는 가치없는 주식도 그럴듯하게 꾸밀 수 있다. 이때 메시지를 개시하는 자들은 관련건에 대해 내부정보를 갖고 있다거나 확실한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정보를 선전했다고 주장할게 분명하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자들은 전통적인 사기꾼들과 마찬가지로 「저가매입-고가매도」방식을 이용해 자신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가격을 상승케한 뒤 처분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Systems of Excellence,Inc사의 경우 인터넷 뉴스그룹을 통해 정보를 과대선전한 혐의로 사주가 46개월의 징역등 형사처벌을 받기도 했다. 인터넷은 메시지를 전송하거나 자료를 게시하는 경우 자신의 신분을 감출 수 있는 익명성 때문에 증권사기에 많이 이용되고 있는 추세다.투자자문 출판물에 의한 허위공시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정인이 실제로 대가를 받고 인터넷을 통해 자료를 제공하는 것임에도 불구, 마치 객관적인 제3자의 입장인 것처럼 위장해 정보를 게시하는 경우다. 미국에서는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회보에 매수추천을 해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가 적발된 케이스가 늘어나고 있다.결국 이같은 문제점들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사이버증권시장의 진정한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공정한 거래가 보장되지 않는 시장에 어떤 투자자가 들어올 것인가.◆ 증권사와 투자자에 기회 제공이제 사이버투자가 발달한 미국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도 상당한 수준의 대비를 해야 한다. 우선 인터넷 불공정거래에 대한 방지책 마련이 필요하다. 전자매체를 통한 증권거래는 익명성 또는 국제성 등 매체속성으로 인해 사기행위의 가능성을 감시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따라서 사전에 투자자에 대한 교육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인터넷 민원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또한 상시적인 감시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인터넷활동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감시직원의 전문성을 제고시켜야 한다. 또한 시스템상의 리스크 및 보안문제를 개선해야 한다. 전산시스템의 장애 발생으로 매매거래가 중단되는 경우 시장의 혼란 및 분쟁이 야기될 소지가 많다. 일례로 세계적인 인터넷브로커인 E*트레이드사는 96년5월 2회의 시스템장애로 1백50분간 고객의 주문을 처리하지 못해 고객의 주문처리 지연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1백70만달러의 화해금을 지불한바 있다.이미 시작된 사이버 물결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이버시장의 등장은 단기적으로는 증권회사나 거래소 등 기존 증권업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증권을 발행하는 기업과 이를 매매하는 투자자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기존의 증권시장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우리도 사이버시장을 역사발전의 필연적 과정으로 인식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요망된다.대응의 기본방향은 신기술의 사용이 투자자와 증권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하에 투자자와 증권시장을 사기와 남용에서 보호하는 한편 신기술의 발전을 촉진하는데 두어야 한다. 구체적 대응방안을 살펴보면 첫째, 인터넷전담연구반의 운영을 통한 체계적 대응이 요구되고 둘째, 배제조항의 도입 등 법적 규제의 탄력적·단계적 적용이 필요하며 셋째, 각종 진입규제의 완화 내지 규제의 최소화로 경쟁을 촉진하여야 하고 넷째, 정보기술의 이용을 촉진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며 끝으로 인터넷 불공정거래에 대한 방지책 마련 및 역외 인터넷거래에 대한 규제지침의 마련이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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