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도시 발굴, 관광산업 일환

고대 문명 활용 관광객 유치 ... 골방 갖춘 주점 속속 등장

고대 도시 에페스 일대는 한창 개발중이다. 터키 정부는 이 고대 도시를 개발해 관광객을 대거 끌어들일 계획이다. 주로 독일에서 돈을 대지만 작업은 의외로 부진하다. 작업 자체가 늦기도 하겠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터키와 그리스와의 각축전에 있을 법도 하다.터키는 터키지역에 산재한 헬레니즘 문명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지만 만일 터키가 손님을 끌어당길 경우 그리스가 타격받을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는 해도 지중해 전역에 퍼져 있던 고대 헬레니즘 문명에 대해 오늘날의 그리스가 무언가를 주장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그것은 아마 오늘날 중국의 문화를 일률적으로 중화인의 문명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것과 같을 것이다. 그리스의 탄생조차 시비거리가 없지 않은 마당에 지중해 문화전부를 그리스의 소유권으로 가정한다면 이는 잘못된 일이다.오늘날 중화족이 대륙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만주지역만 하더라도 19세기 후반 북경조약이 체결되기 전에는 조선인들과 청국이 소유권을 다투던 곳이고 중원이라고 한들 수도 없는 민족들이 일궈온 대륙문화일 뿐이어서 이를 중화족의 문화라고 한다면 이는 섭섭한 일이다. 결국 그리스와 터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갈등은 오늘날 터키지역에 산재한 헬레니즘 문명의 발굴과 복원작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고학은 어쩌면 관광산업을 지원하는 학문이기도 하다. 고고학자들께서 들으시면 불쾌해 할지 모르지만 고고학과 관광산업은 뗄래야 뗄수 없는 관계인 것도 분명하다.터키로서는 관광산업을 육성한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에페스 같은 중요 유적지에는 아직 영어간판 하나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에페스 인근 산등성이에는 예수의 모친 성모마리아가 살았다는 두칸 짜리 집이 있는데 이곳에만은 세계 각국의 언어로 안내판이 정리되어 있는 정도다. 여기에는 한국어 간판도 있다는데 필자는 에페스 관광을 마치고서야 그 이야기를 들었다.어떻든 이 역사적인 유적지에는 다양한 카페와 주점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술에 취해 밤길을 걷는 사람을 위해서인지 몰라도 대로에는 야간에 불을 밝히는 가로등 시설까지 잘 갖추어져 있으니 놀랄 일이다. 카페는 현관을 통과하면 홀이 있고 홀 규모는 작지만 거의 오늘날과 다를 바가 없다. 십여명이 포도주 한잔 정도는 걸치고 있을 법한 홀 옆에는 좁은 골방들이 일렬로 서 있는데 이 방들의 용도 역시 오늘날 한국의 그것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나머지는 독자 여러분의 상상력을 동원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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