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로 ... 소비·설비투자 성장 견인

한국은행은 지난 1월 올해 경제성장률(GDP기준)을 3.2%로 전망, 파문을일으킨 적이 있다. 바로 직전에 정부(2%)나 IMF(마이너스 1%)가 발표한예측치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이후 경제전문가들 사이에는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다. 일부에선 『한은이 실물 움직임과 동떨어진 경제성장률 전망을 내놓음으로써 경기과열을 조장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했다. 그러나 6개월 지난 현재시점에서 보면 한은은 그나마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라 할 수 있다.한은이 지난 7일 경제성장률 전망을 다시 내놓았다. 4월초 3.8%로 상향조정한데 이어 세번째다. 이번에는 정부산하 및 민간연구소들이 성장률 전망을 일제히 5%, 6% 이상으로 전망한 후에 나온 것이어서 신선도가 떨어진다.그러나 이번에도 한은의 성장률 전망은 상당한 주목을 끌었다. 한은은 올해 한국경제가 연간 6.8%(하반기 7.2%) 성장할 것으로 봤다. 이는 이제껏 국내외기관들의 성장률 전망 가운데 최고치다.전철환 한은총재는 『한국경제의 회복속도가 예상외로 빨라지고 있다』며 성장률 수정 배경을 설명했다. 성장의 견인차는 뭐니해도 소비와 설비투자가 될 것으로 관측됐다. 한은은 급속한 경기회복에 힘입어 민간소비가 연간 6.4%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는 작년에 9.6% 감소했었다.◆ 소비자 물가 0.6% 오르는데 그쳐설비투자도 22.5%의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작년(38.5%감소)과 비교하면 가히 수직증가에 해당한다. 여기에 한가지 덧붙인다면 재고조정도 성장을 끌어올리는 한기둥이 되고 있다.그러나 찬찬히 뜯어보면 이같은 수치에는 통계적인 함정도 도사리고 있는 게사실이다. 작년 수준과 올해 수준을 비교하다 보니 각종지표 예상수치가 높게 나타나는 것이다. 한은관계자도 『성장률이 6.8%라고 하지만 상당부분은 기술적 반등성격을 지니고 있다』며 숫자에 도취돼선 안된다고 강조한다.하반기중 걱정되는 것은 무엇보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다. 경상수지는 상반기중 1백28억달러의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하반기엔 7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경기회복에 따라 수입수요가 늘면서 흑자폭이 대폭 줄어들 것이란 얘기다. 수출의 경우 통관기준으로 하반기중5.2%가 증가하면서 연간으로는 2.0% 느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수입은 하반기중 28.5%나 늘어나면서 연간증가율이 21.7%를 기록할 것이란게 한은의 관측이다.한은입장에선 자산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도 꽤 부담스런 부분이다. 주가 및 부동산 가격급등이 자칫 물가상승을 유발하지나 않을까 한은은 우려하고 있다. 전총재도 이를 의식, 『현재의 주가 움직임은 안정적인 범위를 다소 벗어난 것 같다』는 말로 시장을 쿨다운(cooldown)시키려 했다. 한은은 물가불안조짐이 보이면 이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쉽게 말하면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것이다.그러나 물가는 이상하게 안정돼 있다. 소비자물가는 상반기중 0.6% 오르는데 그쳤다. 하반기에도 1.3%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연평균으론 상승률이 1.0% 내외에 머물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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