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용과 음성전화를 한꺼번에 ... 기존 전화 무용지물 될수도
최근 인터넷쇼핑몰 중에는 홈페이지뿐 아니라 전화를 통해서도 주문을 할수 있도록 하는 곳이 늘고 있다. 직접 사람과 통화해야 마음이 놓이는 심리 때문이다. 웹을 이용해 상품정보를 검색한 다음 상품을 구매하는 단계에서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주문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장면을 살펴보면 소비자와 기업이 인터넷이란 데이터통신과 전화라는 음성통신을 동시에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한가지 목적을 위해 두개의 서로 상이한 통신수단을 이용하는 것이다. 물론 이로 인한 비용은 이중적으로 지출이 된다. 음성전화를 이용함에 따른 통신비용은 수신자부담으로 돼 있지만 결국 그 비용은 소비자의 부담이다.여기서 현재 개발된 인터넷 통신기술을 이용하면 통신수단을 한가지로 통일할 수 있다. 인터넷은 문자나 그림 혹은 동영상 등과 같은 데이터를 주고 받는데 적합하도록 발전했지만 기술발전으로 음성까지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간 상태다. 게다가 인터넷전화를 이용하면 기존 음성전화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통신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전화는 일반전화를 대체할 만큼 널리 보급되지는 못한 상태다. 통화품질 자체는 기존의 전화수준에 도달했지만 인터넷전화와 일반 전화망과의 연동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인터넷전화가 저렴해도 일반 전화와 연결되면 일반전화요금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그런데 이미 통화할 상대가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인터넷을 통해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 인터넷쇼핑몰에 접속한 사용자나 인터넷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은 모두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다. 양측이 인터넷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면 굳이 일반 음성전화를 이용하지 않고도, 즉 별도의 통신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음성통화를 할수 있게 된다. 올해초 통신장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의 존 챔버스 회장은 음성전화가 무료로 서비스되는 시점은 5년 정도로 내다봤지만 그 시기는 훨씬 앞당겨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일을 하고, 놀고, 공부하는 사람들이 늘수록 인터넷전화를 통한 음성통신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는 값싼 인터넷 통신이 주류시스코는 통신세계를 구세계(Old World)와 신세계(New World)로 구분한다. 회선방식의 음성통신을 기반으로 한 통신세계가 구세계이고 패킷통신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이 신세계다. 구세계에서는 고가의 음성통신이 주류였지만 신세계에선 값싼 인터넷통신이 주류를 이루게 된다고 보는 것이다. 신세계에서는 값싼 인터넷통신으로 모든 통신서비스를 한번에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인터넷으로 데이터부터 음성까지 모든 통신서비스를 한번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VoIP(Voice over Internet Protocol)다. 글자 그대로 인터넷을 통해 음성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VoIP는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들이 사활을 걸고 경쟁하고 있다. 세계 제1의 통신장비업체인 루슨트테크놀러지와 제2의 통신장비업체 노텔(노던텔레콤)은 지속적으로 통화품질과 안정성이 개선된 인터넷전화시스템을 내놓고 있다. 인터넷 통신장비로 급성장한 시스코 역시 VoIP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와 있다.ITU(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s Union)는 광대역 인터넷전화의 표준을 개발하는 중이다.미국 최대 통신서비스업체인 AT&T는 지난 3월 올해말까지 핵심네트워크에 사용할 기존의 음성통화용 회선방식 교환기의 구매를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AT&T가 이처럼 통신네트워크를 전면적으로 재구성하는 일은 10년전 구리선을 광케이블로 교체한 것과 20년전 아날로그교환기를 디지털교환기로 바꾼 이후 처음이다.그러나 인터넷전화는 아직까지 대용량의 가입자를 안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기업이 구내통신용으로 사용하거나 틈새사업자가 소규모로 서비스할 수 있는 정도다. 한국통신과 같은 기간통신사업자가 시내전화 서비스를 하기에는 안정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꾸준한 기술의 발전으로 멀지 않은 장래에 대규모 통신사업자도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전화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미국의 정보통신전문조사업체인 포레스터리서치는 통신서비스가 대통합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현재 통신서비스업체들은 시내전화 시외전화 국제전화 이동전화 인터넷서비스 등 각각 고유의 영역이 정해져 있지만 앞으로는 하나의 통신서비스업체가 시내전화부터 이동전화 및 인터넷까지 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가트너그룹 역시 앞으로 5년이내 가입자가 하나의 통신서비스에 가입해 매달 일정액만 지불하면 시내전화부터 이동전화 인터넷까지 모든 통신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뷰 / 홍성원 시스코시스템코리아 사장"데이터 전송시대 준비 서둘러야"『인터넷을 통한 새로운 통신세계가 사회를 바꾸고 있습니다.』 시스코시스템코리아의 홍성원 사장은 이미 데이터통신량이 음성통신량보다 더 많아지는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고 있다고 강조했다.『인터넷전화에 대한 수요가 어떻게 나올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기존의 전화가 하는 역할을 인터넷 전화가 단순히 대체하는 방향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란 점입니다. 인터넷은 음성뿐 아니라 동영상 등과 같은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전송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음성통화가 곁들여지는 것입니다. 그 형태는 기존의 전화기와 같은 모양을 할 수도 있고 컴퓨터에 내장된 소프트웨어형태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데이터통신을 하면서 음성통화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게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입니다.』홍사장은 인터넷전화가 단지 기존의 전화를 대체하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로 이동성을 들었다.『기존의 전화는 특정 장소에 고정돼 있습니다. 전화기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해당 전화번호까지 옮겨지는 것은 아닙니다. 중앙에 연결된 전화국에 종속돼 있기 때문에 지역을 옮기면 전화번호도 바뀝니다. 그런데 인터넷전화는 다릅니다. 어디를 가든 그 사람의 번호로 전화가 가게 됩니다. 서울에 있건 미국 뉴욕에 있건 그 사람의 인터넷계정으로 전화가 가는 것입니다. 전화번호를 인터넷계정에 연결해 놓는다면 일반 전화를 걸어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전화를 받을 수 있습니다.』통신의 세계는 너무 빨리 변해 앞으로 어떤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PC통신서비스 업체중 하나가 VoIP기술을 이용해 편리한 음성채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한국통신이나 하나로통신과 같은 기간통신 사업자와 음성통신분야에서 경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젊은이들에게는 기존 음성전화보다 인터넷이 더 친숙합니다. 친구들과 대화할 때 기존의 음성전화보다 인터넷을 이용하게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홍사장은 새로운 통신세계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존의 음성전화가 주는 다이얼톤의 안정성을 인터넷전화가 제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인터넷전화도 다이얼톤과 같은 웹톤을 고안했지만 완성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고 한다. 대단히 복잡한 기술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인터넷전화의 겉 모습을 옛 것과 똑같이 만드는 일은 중요합니다. 실제 그 시스템을 움직이는 원리가 전혀 달라도 오랜 기간 익숙해진 사용법을 그대로 지원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옛 것과 새로운 것을 말끔하게 이어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