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 공사 시공 '세계가 알아줘'

품질 최우선 주효, 매출액 26%는 달러로 벌어 ... 세계적 업체 도약 포부

월남전이 끝난지 20여년. 베트남에 대한 인식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지옥같은 전쟁터로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여기고 있는 사람도 있다.호치민시에 있는 정수장. 이곳은 시민들에게 생명의 원천인 물을 공급하는 곳이다. 작년에 완공해 최신시설을 갖추고 있다. 호치민 시정부가 공사를 입찰에 부쳤을 때 베트남 현지업체를 비롯해 일본 대만 싱가포르 한국 등지의 7개사가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공사금액은 90만달러. 그리 크지 않지만 앞으로 줄줄이 이어질 다른 공사를 수주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공사였다. 발주처를 상대로 공개적으로 기술을 설명하고 실적을 소개한다. 치열한 경합끝에 수주한 업체는 한국의 아진이엠씨.이 회사는 이미 94년10월 포스코개발의 협력업체로 VPS롤링밀 플랜트공사에 참가해 멋지게 완공한 적이 있다. 포철과 베트남스틸간의 합작투자공사로 하이퐁시 외곽지역에 연산 20만t규모로 건설한 프로젝트. 동국방직의 공장설비공사 IBC공사 철구제작공사에도 참여했다. 삼성물산의 협력업체로 베트남가스정제시설 프로젝트에도 참가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가스정제시설은 해저에서 생산되는 천연액화가스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현장으로 이송한뒤 정제해 수요자에게 맞게 가스순도를 조절하는 설비.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프로젝트임은 물론이다.이들 사업을 수행하면서 아예 베트남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10여명의 인원을 상주시키면서 수주에 적극 나섰다. 가스정제시설 공사를 수행할 때는 현지 기능인력들이 플랜트 개념을 몰라 기초부터 교육을 시키면서 사업을 하기도 했다.◆ 베트남·대만 등 수주 활발베트남뿐 아니라 대만에서도 활발하게 사업을 벌이고 있다. 석유정제시설 4곳의 탈황설비 부문을 맡아 제작 시공하고 있다. 이곳은 상주인원이 40명에 달하며 공사규모는 1백40억원에 이른다.요즘 회사명에 이엠씨(EMC)라는 말이 들어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엔지니어링 매뉴팩처링 컨스트럭처링의 이니셜을 딴 것. 기술력에 제조 건설능력을 갖춘 업체를 뜻한다. 이런 이름이 늘고 있는 것은 회사내용을 함축적으로 설명하기에 적합하기 때문. 아진이엠씨도 같은 맥락이다. 이 회사는 환경설비 플랜트를 종합적으로 제조 시공한다. 건설업체와는 다르다. 매출에서 제조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60%에 이르다보니 건설보다는 제조로 분류하는게 적합하다.일반인들에게는 이름이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대형건설업체가 턴키베이스로 수주한 공사에 협력업체로 참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하지만 건설업체중에서는 모르는 업체가 없다. 포철을 비롯해 다양한 국내 플랜트를 제작 시공했다. 외국에서는 더욱 유명하다. 베트남 대만 중국에 이어 방글라데시 카타르 이집트 등지의 플랜트공사도 따기 위해 박재천(43) 사장은 한달이면 열흘 가량을 해외로 뛰어다닌다. 아진이엠씨의 작년 매출은 4백1억원. 이중 26%를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올 목표는 작년 수준으로 잡았지만 해외 비중은 40%로 늘렸다.국내 공사가 별로 없어 상당수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 회사는 기술력을 발판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해외수주가 늘어남에 따라 2001년의 매출을 1천억원으로 잡을 정도로 사업확대에 의욕적이다.『해외플랜트 공사는 매우 많습니다. 부지런히 뛰기만 하면 1천억원의 매출달성은 쉽게 이룰 수 있지요. 하지만 이를 위해선 정부와 금융기관이 몇가지 문제를 풀어줘야 합니다.』박사장은 기술력과 실적이 뒷받침된 한국업체는 해외에서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다만 현지 발주업체들이 공사를 맡길 때 은행의 이행보증서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은행이 발행을 기피하는게 문제라고 지적한다.박사장이 아진이엠씨를 창업한 것은 89년. 포항 출신으로 영남대 토목공학과를 나온뒤 중소건설업체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광양제철소 환경관련설비 건설 부문의 사업소장으로 일하면서 플랜트설비 노하우를 다진 그는 독립해 제철소 발전설비 화학플랜트 환경설비 소각장 및 일반건축설비 등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고품질 위해 종업원 관리 특별 배려아진이엠씨를 키우면서 특히 품질에 중점을 뒀다. 장기적으로 승부를 걸려면 무엇보다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믿음때문. 권위있는 영국 로이드사 계열의 LRQA로부터 ISO 9002인증을 받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각종 산업플랜트와 철구조물에 대해 인증을 받았다.그는 플랜트 제작물의 품질은 결국 사람에 의해 결정되는만큼 종업원관리에 남다른 배려를 한다. 매년 창립기념일(7월1일)을 기해 단체 및 개인포상과 부부동반 해외연수도 실시한다.『해외 플랜트 공사를 수행할 때는 현지국에서 발주한 공사를 한국인이 총 지휘하고 방글라데시나 필리핀인을 쓰는 등 여러 국적의 사람들이 간여하게 됩니다. 이런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결국 우수한 종업원을 많이 양성해야 하지요.』그가 중소기업 사장이면서도 유난히 종업원사랑 경영을 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박사장은 적극적인 해외플랜트 사업에 나선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에는 기협중앙회로부터 이달의 중소기업인으로 선정돼 상을 받기도 했다. 박사장의 꿈은 벡텔처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플랜트 제작업체로 아진이엠씨를 키우는 것. 이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02)554-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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