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투자·전문성으로 승부

차별화된 4가지 철칙 ... 지난해 순이익만 38억달러, 그룹 전체 41%

GE캐피털은 1993년 일본에 진출한 이후 위기에 빠져 있는 일본 기업을 적극적으로 매수, 덩치를 키워왔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GE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졌다. 코후쿠은행 계열의 코에-크레딧을 매수한데 이어 GE에디슨생명을 설립, 토호우생명의 영업권을 계승했으며 레이쿠의 소비자 금융사업도 매입했다. 또 올 3월에는 일본 리스의 리스 사업과 일본 리스 자회사인 일본 리스오토까지 매수했다. 현재 GE캐피털이 일본에서 확보하고 있는 영업 자산은 2조엔. 이중 90%가 과거 1년반 동안 축적한 자산이다. 현재 일본에서 GE캐피털 정도의 자금력과 기동력을 가진 금융기관은 없다. 게다가 일본의 금융기관은 자산을 모으기보다 먼저 팔기부터 해야 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 이런 틈을 타 GE캐피털은 빠르게 일본 금융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GE캐피털은 결코 단순한 M&A 마니아가 아니다. 『GE캐피털이 약점을 틈타 여기 저기서 기업을 사모으는 기업이라는 나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평판이 GE캐피털의 실상은 아니다. GE캐피털은 기업을 사서 파는 것이 아니라 사서 키운다. 단순히 차익을 노리는 펀드나 M&A회사와는 거리가 멀다.』(야스다, A.T.커니 극동아시아 총대표)GE캐피털은 잭 웰치 회장이 이끌고 있는 세계 최대의 그룹인 GE의 금융자회사이다. 98년말 총자산은 3천33억달러. GE캐피털이 GE그룹의 금융 자회사라고는 하지만 현재 GE 제품의 크레딧 기능은 GE캐피털 전체 매출액의 수%에 지나지 않는다. GE캐피털이 펼치고 있는 사업은 리스를 중심으로한 소비자 금융과 크레딧카드, 보험, 부동산 투자 등 28개 분야에 달한다. GE캐피털을 세계 최대의 비은행권 금융기관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GE캐피털이 GE그룹내에서 차지하는 위상 역시 막강하다. GE캐피털의 98년도 순이익은 38억달러. GE그룹 전체 순이익의 41%에 달하는 규모다. 90년부터 98년까지의 이익성장률도 2백47%로 GE의 다른 부문 성장률 71%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 GE캐피털이 가진 경쟁력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GE캐피털의 특징은 다른 선진 기업들의 전략과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다. GE캐피털은 다른 기업의 전략을 모방하지 않고 스스로에 맞는 생존 전략을 독자적으로 개발, 이를 철저하게 실행하고 있다. GE캐피털의 기반을 이루고 있는,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 4가지 철칙을 살펴보자.◆ 철칙 1 -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GE캐피털의 경영은 말하자면 「역(逆)활력」이다. 불황이나 혼란을 기회로 생각, 이때 과감히 도약한다. 즉 부채가 많은 기업이라도 이 부채가 수익 개선이 가능한 자산이라면 엄격한 교섭을 통해 싸게 매입한다. 예를 들어 90년대초 미국에서 GE캐피털은 파산한 S&L(저축대부조합)의 자산을 이어받은 정리신탁공사(RTC)의 경매물건을 매입했다. 또 심각한 불황이었던 90년대 전반에도 유럽에서 통산 3백억달러 이상을 투자했으며 94년의 멕시코 통화위기 후에는 은행을 포함, 여러개의 금융기관을 매수했다.GE캐피털의 최근 목표 공략 지역은 아시아였다. 97년 통화위기 후의 혼란을 틈타 일본에서는 거의 1백50억달러, 일본 이외 아시아 지역에는 약 50억달러의 자산을 축적했다. 「유럽에서 6년간에 걸쳐 올린 순이익 5억달러를 일본에서는 3년안에 달성한다」(98년도 연차보고서) GE캐피털은 특히 일본 지역에서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철칙 2 - 종합성보다 전문성으로 승부한다금융 빅뱅으로 은행 증권 신탁 등 업무 영역 구분이 무너지면서 일본에서도 종합 금융화가 주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시티뱅크나 도이치은행 등의 선진 은행도 종합적인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GE캐피털은 이런 움직임에서 거리가 멀다. 세분화된 시장에서 일등을 목표로 하는 것을 스스로의 승부수라고 GE캐피털은 생각한다.이런 전략은 일본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일본의 거대 금융기관들과 주류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틈새시장을 모색하고 있다. GE캐피털이 선호하는 시장은 경쟁이 적으면서 불완전한 시장이다. 이런 시장에서 고수익을 목표로 한다. GE캐피털의 이런 면은 미국이나 일본에서 개인을 대상으로한 은행 업무는 취급하지 않겠다는 GE캐피털측의 발표에서도 드러난다. GE캐피털은 또 일본에서 정보통신 솔루션 분야에 진출하는데도 소극적이다. 이 시장은 경쟁이 심하고 후발 주자로 들어가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철칙 3 - 트리플A를 철저히 이용한다GE캐피털은 리보(세계적인 은행들의 자금 거래가 이뤄지는 도매시장 격인 런던에서 형성되는 예금금리) 마이너스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가능하다. 세계의 어떤 우량은행보다도 더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한 것이다. GE캐피털은 신뢰도에서 최고 등급인 트리플 A(AAA)로 평가되고 있다. 세계 대형 민간은행으로 똑같은 등급을 가진 은행은 전무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자금 조달 능력이야말로 GE캐피털 최대의 차별화 수단이 되고 있다.GE는 재무 조달 부문을 미국 본부에서 일괄적으로 담당하게 하고 있는데 이 본부가 소위 말하는 「GE은행」이다. 이 「GE은행」은 직간접 자금 조달을 통틀어 세계에서 제일 유리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 GE캐피털을 포함한 세계 각 사업부문에 배분하고 있다. 이런 자금 조달 능력 때문에 GE캐피털을 앞에 두고 가격 할인 경쟁을 벌일 수 있는 라이벌 경쟁자는 거의 없다. 『GE는 이미 은행과 같다.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뿐만 아니라 은행간 시장에 참가, 차익금을 바라는 거래도 할 수 있다. 은행 수준의 딜링룸과 네임 브랜드(명성)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일본 은행의 금융 담당자)GE캐피털은 트리플 A가 갖는 힘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트리플 A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노력한다. 신용 등급을 결정하는 기관과 상시적으로 상담, 등급을 재평가하겠다는 말을 들으면 투자를 즉각 중단하겠다고 발표한다.◆ 철칙 4 - 처음부터 만들기 보다 사서 육성한다GE캐피털은 과거 5년간 전세계에서 통산 3백건 정도의 매수를 행했다.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서 육성하는 것은 큰 이익이 안된다. 이보다는 사서 육성하는 쪽이 업계 선두자리에 더 빨리 도달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이것이 GE의 기본 원칙이다.문제는 매수한 기업을 어떻게 휼륭하게 키우느냐 하는 것이다. 물론 GE도 매수한 기업을 성공적으로 육성하는데 실패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GE는 실패 속에서 배우고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매수한 기업의 육성 과정을 상세하게 매뉴얼화하고 기업 융합을 위한 통합부(인테그레이션부) 등 GE 특유의 전문 부대를 설치했다. 기업 육성을 위한 노하우를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매수 → 업적 향상 → 매수」라는 호순환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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