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실자산 다 털고 최고 은행 탈환"

▶ 최근 강원은행과의 합병절차를 완료, 작년부터 이어온 충북은행-현대종금-강원은행-조흥은행간 4자 합병을 마무리했는데요, 그간에 어려움이많았지요.힘든 부분이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합병비율 산정과 전산통합문제 등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합병으로 인해 조흥은행은총자산 61조원의 대형선도은행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습니다. 전산시스템도 수차례의 모의테스트를통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한만큼 고객들의 불편은 없을 것입니다.▶ 대형은행간 합병이 아니고 군소금융기관간 합병이라는 이유로 장래를 불투명하게 점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그런 얘기는 1백년이 넘는 조흥은행의 저력을 의도적으로폄하하거나 아니면 과거 무려12차례의 합병을 성공시킨 전통을 모르기 때문에 나온 것일 겁니다. 이번 합병으로 우리는 충분한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합니다. 업무영역과 거래고객이확대되는 반면 중복부문 통합에 따라 인원 점포등 조직은대폭 축소했습니다. 특히 종금사영업부문을 편입시킴으로써 단기금융과 리스를 포함한장기시설금융에도 강점을 갖게 됐습니다.▶ 어쨌든 과거 「리딩뱅크」로서 누렸던 명성은 퇴색된게사실 아닙니까.97년말 이후 대규모의 부실채권 발생과 금융기관 구조조정등으로 업세가 위축된 것은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올들어 부실자산을 대대적으로 감축하고 허리띠를 불끈졸라맨 임직원들의 열성으로1백년은행의 위상을 되찾고있습니다. 또 발빠르게 경영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선진금융시스템을 도입해 본격적인경기회복시 영업력 회복속도가 가장 빠를 것으로 자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리딩뱅크」 탈환전략은 어떻게 세우고 있습니까.우선 올해중에 모든 부실자산을 다 털어버릴 생각입니다.대손충당금도 감독당국의 기준에 관계없이 충분히 쌓을 예정입니다. 그런 후에 내년부터 책임경영 수익경영을 위한기반 확충에 나서 늦어도 2002년말까지 시장내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구축한다는 복안입니다.▶ 이어 2005년부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고의 은행으로자리매김할 것입니다.대다수의 시중은행들이 소매 및 중소기업금융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의 경영전략을 세우고 있는데요, 조흥은행 역시 마찬가지인가요.우리는 소매금융뿐만 아니라 기업금융에도 오랜 전통과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은행들과 같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특히 이번 합병을 통해 지역친밀성이 한층 강화된전국적 영업망을 구축했기 때문에 고객들의 수요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대응하는데 상당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제로 대구지역의 경우 우리의 영업력은토착은행인 대구에 이어 두번째입니다. 업무구조 개편차원에서 올해중에 도입할 예정인 5개 사업본부(개인 기업 계열자금 신탁사업본부)도 은행내 소은행으로서 경영혁신의 첨병역할을 해낼 것으로 봅니다. 사업본부제는 또 본부장이인사 예산권을 쥐는, 독립채산제 형태로 운영할 생각입니다.최근 대우사태로 은행주가 급락하면서 올하반기로 예정된해외DR(주식예탁증서) 발행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사실 요즘 주가가 계속 내려서 고민입니다. 외자를 유치하려면 주가가 7천원 이상은 되어야 하거든요. 그러나 결론적으로 DR발행은 자신하고 있습니다. 주가에 상관없이 효과적인 외자조달을 위한 내부적인 방안은 이미 서있습니다.대주주인 정부와 협의를 해야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단순 DR형태로 발행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국제결제은행기준 BIS비율을 10%이상으로 맞추기 위해선8억~10억달러 정도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 자금을 쪼개서조달하지 않고 한꺼번에 조달할 생각입니다. 주주가치를 희석시키지 않기위해서입니다.▶ 대우사태로 부실채권이 더 늘어날 것 같은데요, 무슨 대책을 갖고 있습니까.종전처럼 성업공사에 부실채권을 전량 매각하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자본건전성 확충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제 값을 받고 부실채권을 팔 수 있는 작업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조만간 부실채권 전문금융기관인 론스타 코리아측과 합작으로 SPC(Special Vehicle Com-pany)를 설립할 계획입니다.▶ 인사시스템의 변화는 어느 정도 단계에 와있습니까.IMF사태가 우리에게 준 교훈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은행경영전반에 걸쳐 국제기준에 입각한 수준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우리 은행도 과거 연공서열 중심에서 능력과 업적을 중시하는 성과주의 인사제도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초 임원진을 포함해 3급 이상 직원에대해 연봉제를 도입했고 2001년부터는 전직원을 대상으로연봉제를 실시할 계획입니다. 그 전단계로 객관적이고 공정한 성과평가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컨설팅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또 사업부제 실시에 맞춰 직군별 인사관리제도의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사업부별 주요 직무를 중심으로 직군을 분류한 뒤 직무특성과 구성원의 자질에맞춰 재배치할 생각입니다.▶ 은행권에서는 보기 드물게 일선후퇴 뒤 다시 은행장에 선임되셨는데요, 재임기간중 소망은 무엇입니까.작년 11월 은행장직에서 물러나 5개월간 쉬는 동안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반성도 많이 했고요.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지방은행과의 합병을 최초로 기획했던 만큼 아쉬움도 많았던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제 제 손으로 합병을 마무리한만큼 앞으로 재임기간중 목표는 은행다운 은행을 만든다는것밖에 없습니다. 그를 위한 초석을 닦을 수만 있다면 임기에 구애받지 않을 생각입니다.▶ 경영철학을 소개해 주십시오.제 경영의 첫번째 원칙은 주식가치의 극대화입니다. 높은수익을 올려 주주들에게 그 이익을 돌려줘야 합니다. 다음으로 고객만족 경영을 시현하는 것입니다. 이는 선진은행으로 가기 위한 필수불가결의 전략인만큼 새삼 강조할 필요가없습니다. 세번째는 종업원만족 경영입니다. 종업원의 사기가 높지 않고서는 어떠한 형태의 경영쇄신 노력도 그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습니다.다른 은행과는 달리 행장께서 일찍 퇴근하는 분위기 조성에앞장서고 있는 것도 종업원 사기진작책의 일환입니까.그렇습니다. 광고문구에도 그런게 있지 않습니까. 「피곤한자는 천하를 얻지 못한다」라는…. 기본적으로 직장인은 적당한 휴식을 취해야 강한 의욕을 갖고 출근할 수 있습니다.최근 개인이나 가정에 법률적인 문제가 생기면 은행고문 변호사를 통해 해결토록 한 것도 직원들이 업무에 매진토록하자는 취지였습니다.▶ 대우사태로 인해 은행권의 추가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그 부분은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앞으로 은행의 흥망은 고객이 직접 결정하게 될 겁니다. 단적으로 오는 2001년부터 예금자보호제도가 사라지면 부실은행은 살아남을 수가 없습니다. 부실은행은 감독당국이 떼밀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우량은행쪽에 합병을 제의하고 나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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