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 살 때인가

「집값상승세 주춤. 매물은 부족」.최근 부동산중개업소에서 나오는 말들이다. 서울 신도시 등을 시작으로 전세가를 앞세워 매매가까지 함께 오르는 집값상승세가 확산되는가 싶더니 9월에 접어들면서 오름세가 한풀 꺾이면서 매물이 사라지고 간간이 호가만 나오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물론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들의 발길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때문에 일선 부동산중개업소에서는 연일 언론에 보도됐던 전세·매매가 폭등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는게 아니냐는 진단부터 일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국지적인 가격상승이 언론에 의해 과장된게 아니냐는 말마저 나오고 있다.평촌신도시 세경공인중개사무소 천명선사장은 『(집값상승에 대한)언론보도가 주택시장의 실제 움직임보다 늦다』는 말로 이를 설명했다. 향촌아파트 32평형을 기준으로 했을 때 지난 봄 전세 8천만∼8천5백만원, 매매 1억8천만∼1억8천5백만원 정도였던 것이 8월에 들어서면서 전세 1억∼1억5백만원, 매매 2억∼2억1천만원으로 올랐지만 이미 매물이 모두 소화됐거나 회수돼 실제 거래건수는 아주 드물며 여름내내 올랐던 상승세도 8월말부터 주춤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태는 9월에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으며 그나마도 인기아파트에 한정되는 이야기라는 것이 천사장의 덧붙인 말이다.양천구 목동 유원공인중개사무소의 윤상기사장도 『전세는 IMF이전가격을 회복하고 매매가는 90%까지 회복했지만 거래가 안된다』며 『호가위주의 매물만 나올 뿐』이라고 말했다. 목동 2단지 35평형의 경우 전세가가 봄에 비해 3천만∼4천만원 정도 오른 1억5천만∼1억6천만원, 매매가가 3천만원 정도 오른 2억9천만∼3억원 정도에 호가만 나오는 상태로 가격상승도 멈칫하고 매물들이 자취를 감췄다는 것이다.여름철 비수기에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던 아파트시장이 이사철을 맞았음에도 오히려 가격상승세가 주춤하고 매물이 달리는 것에 대해 중개업자들은 구매력을 가진 수요자들은 먼저 한발 앞서 움직여 매물들이 소진됐으며, 실제 구매력을 가진 수요층도 두텁지 않다는 이유로 설명하고 있다. 일산신도시 삼희공인중개사무소 최준호사장은 『실제 구매력이 있는 주택수요자들은 이미 아파트 구입을 끝냈으며 매도 희망자들은 가을 이후에 가격을 봐서 내놓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세경공인의 천사장도 『예전 같으면 9월초는 이사철을 겨냥한 매물들이 쌓여 있다가 슬슬 팔리기 시작하는 시점인데 미리 다 팔려나가 물건이 없는데다 지금 이사(아파트 매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적다』고 말했다.집값 오름세 주춤, 매물 부족이처럼 비수기의 가격상승과 성수기의 매물부족이란 보기 드문 현상으로 애가 타는 사람들은 실수요자들. 이미 각 언론에서 하반기에도 집값이 꾼준히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앞다퉈 보도한터라 조건이 좋아진 금융대출을 끼고서라도 내집마련에 나서거나 집을 늘려 이사하려던 희망이 멀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결국 지금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집을 사둬야하는지 아니면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하는지의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다.이에 대해 대다수의 부동산전문가들은 『능력이 된다면 지금 집을 사두라』고 권하고 있다. 주택가격이 입지 규모 환경 교통 건설업체 등에 따라 차별화되는 양상이 뚜렷하지만 하반기의 집값이 전반적으로 다소 강세를 보이거나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실거주용인지 투자용인지를 먼저 분명히 구분하고 주택구입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투자용은 인기지역을 고를 수밖에 없는데 대부분 가격이 오른데다 앞으로도 오를 소지가 많지만, 실거주용이라면 아직도 가격이 오르지 않은 아파트들이 많아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조건의 아파트를 찾는다면 유리하다는 것이다. 센추리21의 권오진사장은 『앞으로 주택가격은 인기지역과 비인기지역의 차별화된 양상을 보이며 계단식으로 상승하는 추세가 될 것』이라며 『인기지역의 아파트라면 구입을 서두르고 비인기지역은 미루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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