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마인드 무장, 투명경영 앞장

21세기 기업경영에 있어서 글로벌 스탠더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 투명경영, 신뢰경영을 하지 않고서는 21세기엔 생존이 보장되지 않아서다.SK(주) 최태원 회장은 이런 글로벌 룰을 중시하고 실천하기에 노력하는 경영인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차세대 지도자 100」중 한명으로 선정됐던 그는 올해 2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총회에 참석, 내로라하는 차세대 지도자들과 격의없는 토론을 벌이며 주가를 높였다. 2세 경영인이 아닌 전문경영인으로서 화려하게 데뷔한 것이다.지난해 3월 SK텔레콤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은 글로벌 경영마인드에 따른 투명·신뢰경영의지를 엿보게 하는 대표적인 사례. 당시 주총을 앞두고 참여연대가 SK텔레콤의 대한텔레콤 부당지원 문제를 들고 나오자 그는 이 시민단체와 직접 접촉, 극적인 타협을 이끌어냈다.이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에서도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렸으나 그는 이에 아량곳 하지 않고 자신이 대주주로 있던 대한텔레콤 주식 30%를 SK텔레콤에 양도하는 결단을 내렸다.이 결단은 소액주주의 경영투명성 요구를 처음으로 받아들인 파격적인 것으로 평가받았고 이를 계기로 SK의 기업이미지는 상승커브를 그렸다. 이 사건을 계기로 참여연대 등 소액주주운동을 주도하는 시민단체로부터 대화가 통하는 경영인이라는 후한 점수를 받은 것은 물론이다.그의 투명경영 의지는 고최종현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에 대한 상속세납부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가 국세청에 납부한 상속세는 6백50억원으로 지금까지 2세 경영인이 낸 상속세 중 최고치다. 그룹 관계자들이 상속세납부 준비작업을 할 때 그는 『상속세 납부와 관련해 어떤 잡음도 나지 않게 법이 정한 그대로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최회장은 이와 함께 「나설 때와 나서지 않을 때」를 아는 경영인이다. 선대 회장이 사망한 뒤 2세로서 그룹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었으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전문경영인으로서 선대 회장과 함께 그룹을 일궈온 손길승 회장에게 경영을 일임하고 그는 2선으로 물러앉았다. 대외적인 업무는 손회장에게 맡기고 그는 해외프로젝트와 그룹기획 업무만을 챙기고 있을 뿐이다. 아직도 배울 것이 많아서다.최회장은 기업경영에 있어서 효율성을 가장 중시한다. 항상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고 내가 이렇게 했을 때 상대방이 들고 나올 전략을 파악,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 이윤을 내는 경영전략을 구사한다. SK가 전문경영인과 오너의 환상적인 결합으로 다른 기업의 벤치마킹대상으로 떠오른데는 최회장의 이런 글로벌 경영마인드가 기본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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