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동으로 제품 개발, 이미지 제고 ... 직원 복지 증진도 신경
풀무원테크 이규석 사장(47)은 올 한해를 정신없이 보냈다. 올해 초벤처기업으로 홀로 서기에 나서 챙길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다.풀무원테크는 풀무원의 건강보조식품사업부문이 분사해 설립된 회사로 이사장은 지난 1월 초대사장으로 선임됐다.풀무원과 인연을 맺은지 올해로 15년째인 그였지만 막상 독립법인사장으로 선임되자 앞이 캄캄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독립법인에 걸맞는 경영전략도 짜야 했고 회사이미지도 새롭게 해야했다. 자신만 바라보고 있는 직원들 또한 그에겐 엄청난 부담이었다.그렇지만 자신은 있었다. 자연건강 생활기업으로서 풀무원의 이미지가 소비자들에게 널리 확산돼 있어 이를 활용, 조금만 더 뛰면 살수 있는 길이 보여서 였다. 분사를 하면서 2백여개의 직영유통점은비록 대리점체제로 전환됐지만 별탈없이 돌아가고 있는 것도 그를안심시켰다.중장기 경영전략은 컨설턴트회사에 용역을 줘 마련했다. 벤처기업으로서 풀무원테크가 지향해야 할 목표를 새롭게 하고 제 2창업을 선언했다. 이때가 지난 10월말. 이후 이사장은 직원들과 몸을 부대끼며 영업에 나서고 있다.◆‘정직’ 정신 집결된 ‘트롬보 큐’ 시판『분사가 됐다고 해서 풀무원이 지향하는 기업이념과 경영철학이 바뀐 것이 아닙니다. 풀무원농장시절 정립됐던 정심(正心), 정농(正農), 정식(正食) 등 3대 이념은 그대로 이어집니다.』이런 정신 아래 그가 세운 경영원칙은 「정직」. 이 원칙은 고객,내부 직원, 제품개발 및 판매 등 모든 부문에 예외없이 적용되고 있다.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사업을 하면서 정직하지 않고서는 성공이 보장되지 않아서다.이사장이 정직을 경영원칙으로 세운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건강보조식품사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따가운 시선 때문이다.『사실 소비자들의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인식은 좋지 못합니다. 건강보조식품업체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업체의 경우 한탕주의로 영업을 하는 바람에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회사마저 도매금으로 사이비로 몰리는 경우도 있습니다.』풀무원테크는 분사되기 이전부터 「자연주의」를 표방, 그런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렇지만 이사장은 건강보조식품업체에 대한이같은 나쁜 이미지가 확산될 경우 풀무원테크마저 성장에 한계가있다고 보고 「정직」을 경영화두로 삼았다.이사장은 이 원칙을 제품개발에 적용했다. 그 의지는 제2창업을 계기로 선언한 「기술(Technology) 전문기업화」에서 읽혀진다. 생화학기술을 최대한 이용, 인체에 효과적인 제품을 만들어 좋은 기업이미지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벤처기업으로 첫 출발한 풀무원테크의 이런 정신이 집결돼 나온 제품은 지난 9월 시판에 들어간 「트롬보 큐」. 혈액개선에 도움을 주는 농축영지와 녹차, 포도씨등 천연식품원료를 이용한 이 제품은 풀무원연구소와 연세대 심혈관연구소가 공동으로 개발했다.◆‘가족들이 먹는다’ … 이웃사랑 강조풀무원연구소는 각 식물에서 혈액개선에 도움을 주는 물질을 추출하고, 연세대 심혈관연구소는 임상시험을 맡았다. 공신력있는 연구소와 개발을 진행함으로써 제품에 대한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한 것이다. 산학협동에 의한 제품개발은 건강보조식품업계에서 풀무원테크가 처음.『건강보조식품의 경우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과대광고입니다. 권위있는 연구소와 산학협동으로 제품을 개발하면 과대광고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그래서 이사장은 산학협동에 의한 제품개발 비중을 더 늘려 나갈 생각이다. 이미 경희대 한의대 교수들과 함께 한약재를 재료로 한 건강보조식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이 계획은 거의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이사장은 고객에 대한 정직은 서비스개선을 통해 실천해나갈 복안이다. 브랜드의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질도 좋아야하지만 서비스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조만간 회사내에 「건강 관리 센터」를 설치, 고객들의 불만을 신속히 처리하고자료도 축적해 신제품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이사장은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화장품관련사업에도 힘을쏟고 있다. 화장품관련사업 정상화는 「맞춤화장품」이라는 차별화를 통해 추진하고 있다. 현재 기존의 화장품과는 달리 풀무원테크의화장품은 방부제를 쓰지 않아 유통기간이 짧다.이런 탓에 일일이 「건강레이디(판매사원)」들이 가정을 방문, 판매하고 있다. 건강레이디들이 어떤 판매기법을 쓰고, 어떻게 고객을대하느냐에 따라 실적과 이미지가 달라질 수 있어 이를 관리할 조직을 보강했다. 영업본부장을 외부에서 영입했고 건강레이디에 대한교육시스템도 손질을 했다.『직원들에게 틈만나면 이웃사랑이라는 풀무원정신을 잊지 말라고당부를 합니다. 제품 하나를 만들 때마다 가족들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만들 것을 강조합니다.』직원들에게 마냥 희생을 강조하는 그이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찡한마음이 자리잡고 있다. 분사후 실시한 조사에서 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긍지는 갖고 있으나 복지후생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서다. 그래서 2000년 회사가 흑자를 기록하면 가장 먼저 직원들의 임금을 챙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