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무드... 경제 살리기 한몸된다

재계와 정부간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다.현정부들어 서로 대치하는 양상이던 양측이개혁 파트너로서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는 듯하다.대기업의 한 임원은 『최근 들어 정부의 대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개혁 압박은 한결 누그러졌다』고 말했다. 대우그룹이 해체되고한진의 대주주들이 세무조사로 곤욕을 치르는 상황에서 정부가 굳이 압박하지 않아도대기업들은 구조조정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정부 고위 관계자도 『재벌들이 대기업 정책의 취지와 실체를 잘 파악하고 있는만큼 앞으로 개혁을 돕는쪽으로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지난 2년 동안 정부는 줄곧 대기업 개혁강도를 높여왔다. 작년 1월 김대중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이 기업구조조정 5대 원칙을 합의한 이후 정부 고위 경제관료들은 말과 행동으로 대기업을 몰아붙였다.◆ 정부 개혁 강도높게 진행이헌재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 4월부채비율 2백%를 기업 생존의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전윤철 공정거래위원장은 잇따른 불공정 거래조사를 통해 재벌 개혁의 당위성을 온 국민에 알렸다. 국세청은 기업들의 세금포탈 여부를 계속 조사했고 검찰은일부 총수에 대한 외화도피 수사를 펼쳤다.올들어서는 재벌 개혁의 최종 목표인 5대그룹의 구조조정을 강도높게 밀어붙였다.정부의 개혁의지를 거듭 확인한 5대그룹은부채를 줄이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구조조정 시기를 놓쳐 무너지는 대우를지켜보면서 대기업 총수는 개혁의 시급함을절실히 느끼게 됐다. 이제 대기업 총수 중정부 대기업 정책에 거슬리는 발언이나 행동을 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개혁을 대세로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런 노력덕분에 대우를 제외한 4개 그룹은 재무구조개선약속을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대기업간 사업교환(빅딜)도 사실상 마무리됐다.재계는 한발 더 나가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과 별도로 재계의 본산인 전경련을 개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1일 열린 전경련회장단 회의에서는 국민의 비판을 겸허하게받아들여 전경련의 조직 및 기능혁신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전경련 회장단은전경련 발전위원회를 발족키로 했다. 발전위원회는 전경련 산하 20개 위원회의 기능을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 김각중 전경련 회장대행(경방 회장)은 동료 및 후배 경영인에게 경영투명성을 제고하고 경영윤리를 확립하자는당부말을 하기도 했다.재계의 이같은 개혁노력에 화답이라도 하듯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은 11일 전경련 회장단과 가진 오찬에서 『연말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경제인들을 청와대로 초청해구조조정 과정의 애로를 격려하는 행사를 갖는 방안을 계획중』이라고 말했다. 이수석은경제계가 지난해와 올해 매우 고생한 사실을잘 알고 있다며 재계의 개혁 노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찬에 참석했던 한 재계 인사는 『이수석이 불안해하는재계를 안정시키기 위한 다양한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재계는 모처럼 싹튼 화해무드가 자리잡아 마음놓고 기업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길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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