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자산은 정보 '인터넷 필수'

홈페이지 제작, 업계간 정보 교류ㆍ고객 만나는 창구로 활용

『컴퓨터 없이 중개업을 한다구요. 힘들다 못해 금방 간판 내려야 할걸요.』경기도 고양시 행신동 영림공인의 강헌수 중개사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점검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그가 홈페이지를 개설한지는 얼마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젠 영업의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를 잡았다. 최근 인터넷을 통해 의뢰한 3명의 고객에게 매물을 중개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런 뒤부터 주변의 다른 중개업소들도 슬슬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는 「컴퓨터 없는 중개업소는 망한다」고 단언한다.강씨의 사례에서 보듯 이제 컴퓨터는 중개업소의 필수품이 돼 있다. 단순히 「쓴다」는 개념을 넘어 통신망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고 고객을 직접 만나는 창구로 이용되는 추세다. 「컴맹」 중개사는 그만큼 영업 범위가 좁고 경쟁에서 뒤질 수 밖에 없다.중개업계의 정보화 경향은 크게 두가지로 나눠진다. 중개업소끼리 컴퓨터 통신을 통해 매물정보를 공유하는 거래정보망과 인터넷 홈페이지를 활용한 마케팅이 그것이다.부동산 거래정보망은 흩어져 있는 매물정보를 한 곳에 모아 가입업소끼리 공유한다는데 의의가 있다. 「주인없는 매물」을 둘러싼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거래정보망이 중개업계 전체로 확산되면 선진국을 능가하는 서비스 수준이 될거라고 예상하는 사람들도 많다.거래정보망의 경우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와 주식회사 까치라인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전국중개업협회 거래정보망에는 8천개 업소가 가입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 영업에 이용하는 중개업소는 절반이 조금 넘는 규모다. 일산, 안양, 수원, 평촌, 인천 등지가 활발히 이용되는 지역. 중개업협회는 최근 자회사로 한국부동산정보통신을 설립하고 거래정보망 관리를 맡겼다. 프로그램 구입비용을 포함, 초기에 9만원의 가입비용이 들어가며 월 사용료는 2만원.까치라인은 서울 노원구, 분당, 구리, 의정부, 인천 등지에 거래정보망을 구축하고 있다. 총 4천개 업소가 가입돼 있으며 가입 중개사끼리는 동호회와 같은 결집력을 과시한다. 올해들어 대전, 대구 등 지방으로 정보망을 확대하는 중이다. 가입비 10만원, 월 사용료는 3만원.거래정보망이 중개업자간의 통신망이라면, 인터넷은 중개업자가 수요자에게 다가가는 열린 공간이다.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고객을 직접 만나려는 중개업소가 크게 늘고 있다. 업소 소개와 매물정보, 시세, 지역정보 등이 홈페이지의 주요 구성요소. 양념으로 부동산상담실, 상식코너 등을 개설한 곳도 적지 않다.◆ 컴맹은 부동산시장서도 ‘왕따’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중개업소 홈페이지를 전문적으로 제작해 주는 업체 또한 늘고 있다. 인터넷에 부동산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대부분으로 비용이나 서비스 내용이 모두 다르다. 공통점은 자사 홈페이지에 중개업소를 모두 링크시켜 인터넷 사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가장 먼저 이 사업에 뛰어든 킴테크의 경우 지금까지 5백42개 중개업소의 홈페이지를 제작했다. 지난해 7월부터 홈페이지 제작 사업에 뛰어든 네오넷은 1백82개 업소와 계약돼 있으며 TEN커뮤니티는 1백10개 업소와 손잡고 있다. 이밖에 CNH, MK랜드, 부동산114 등도 중개업소 홈페이지 제작 사업에 뛰어든 상태다.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한 시장이라서 제작 가격은 무료에서부터 1백만원 이상까지 천차만별이다. 킴테크 김영선이사는 『중개업소의 인터넷 홈페이지 개설은 거부할 수 없는 추세』라며 『앞으로 중개업소 홈페이지들의 춘추전국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들 홈페이지 제작업체의 실적을 바탕으로 미루어 보면, 약 1천개 업소가 홈페이지를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난다. 제작 대행업체를 거치지 않은 곳까지 합하면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난다.부동산 중개업에서 정보의 중요성은 날로 더해지고 있다. 「누가 좋은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나」가 중개업소 평가 잣대가 되고, 「얼마나 적극적으로 고객에게 다가가나」가 영업실적으로 연결되는 세상이다.★ 최초의 거래정보망 '까치라인' / 89년 네트워크 구축, '정보전쟁' 선도주식회사 까치라인의 유경석 사장(사진 앞줄 가운데). 대학생도 컴퓨터를 잘 쓰지 않던 89년에 컴퓨터네트워크를 이용한 부동산 거래정보망을 구축, 「미래의 불확실성」에 승부를 건 간 큰 사업가다.『노원구의 중개업소 30군데에 처음 컴퓨터를 설치했습니다. 중개업자들이 겁부터 먹는 통에 무척 고생했지요. 컴퓨터를 켜는 요령부터 거래정보망을 이용하는 방법까지 일일이 가르쳤습니다.』처음부터 수익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3년 정도면 부동산 중개업계 전체에 확산되리라 믿었다. 10년이 흐른 지금에야 주목을 받을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너무 앞서간 걸까요. 이제서야 중개업계의 정보화 흐름이 눈에 보이는군요.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정보만이 재산이라는 신념은 변함없습니다.』지난 87년 설립된 까치라인은 현재 세가지 분야에서 정보사업을 펼치고 있다.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한 거래정보망과 pc통신·인터넷의 정보제공(IP)사업, 주간 정보신문 발행 등이다.『거래정보망은 부동산 정보를 투명하게 하고 서비스 질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중개업이 발전할수록 까치라인이 할 일도 많아질 겁니다.』11월 하순부터는 SK텔레콤과 손잡고 011핸드폰에 부동산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부동산 정보」가 현실화된 것이다. 내년에 코스닥에 상장한다는 계획도 차근차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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