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전세계 증시 새 천년 강세장

정보통신 관련주가 주도 … 한국에선 2월 대우채 환매 최대 변수

새 천년이 시작되면서 전세계는 연초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으로들뜬 모습이다. 연말을 앞두고 미국을 비롯해 영국, 홍콩, 싱가포르등 주요국 주식시장이 일제히 사상 최고치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당초 Y2K문제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 등을 이유로 연말 장세를 불투명하게 보았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뿐만 아니라전세계 주식시장의 동반 상승 기대감마저 한껏 부풀려주고 있다.러시아와 중남미의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8월 이후 아이러니컬하게도 세계 주식시장은 대부분 급등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미국의주가지수를 보고 매매하는 것이 당연한 일로 여겨질 만큼 미국 주가와 다른 나라 주가와의 연동성도 커졌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해답은 미국 달러화를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과잉유동성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중남미와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유동성 위기를 지원하기 위해 미국은 달러화 공급을 크게 늘리기 시작했다. 세계 각국의 주가는 이를기점으로 큰 폭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경기회복에대한 확신이 없었던 세계 각국은 경기 부양을 위한 신축적인 통화공급 정책을 선택함으로써 전세계적인 과잉유동성 현상을 초래하게 되었다.이러한 통화량 증가는 실물부문, 특히 주식시장에 대해 풍부한 유동성을 지원해주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에 우리가 귀를 곤두세우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달러화의 증감과 증시유동성간의 상관관계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일본 경제도 성장국면 진입 예상달러공급의 증가는 엔화 강세현상과도 연결된다. 달러가 늘어나면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실제로 미국의 본원통화 증가율과 일본의 본원통화증가율의 차이를 구해 엔/달러 환율율과 비교해 보면 거의 일치하는 것을 알수 있다. 즉 달러공급이 일본엔화보다 빠르면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다. 최근의 엔화는 1985∼1986년과 비교할수 있을 정도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다 저물가를 바탕으로 국제금리는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남미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의 달러는 최소한 수개월동안 추가공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00년에는 또한 일본경제가성장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리고 지속적인 엔화강세는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증대로 연결될 것이다. 미국경제가 내년에도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과 유럽의 경기회복노력 등 세계주식시장의 강세를 뒷받침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한편 1999년 2/4~3/4분기중 조정양상을 보였던 세계 주가는 10월 이후 다시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역시 최근 미국이 통화량을 사상 최대로 증가시킨 것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판단이다. 미국의본원통화량은 전월비 기준으로 9월 0.9%, 10월 1.4%에서 11월에는2.2%로 급증했다. 특히 11월의 증가율은 연율로 환산하면 29.5%로전후 최고의 증가율을 보였다.최근 미국의 본원통화 급증은 Y2K문제에 대한 대비책으로 판단되지만 증가율 측면에서 놀랄만한 수치이다. Y2K문제가 눈앞에 닥치기전에도 미국 금융당국은 형식적으로는 금리 인상을 주골자로 하는긴축정책을 표방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본원통화를 늘리는 금융완화정책을 펼쳐왔다. 금리가 인상되면서도 본원통화가 증대되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이러한 의문에 대한 해답을 잘 제시해주는 것은 일본 코쿠사이증권과 마이니찌 신문의 해석이다.두 신문에 따르면 미국계 헤지펀드와 투자은행이 유로화를 조달한후 이를 달러로 전환해 투자에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금융당국이 금리인상을 통해 주식시장의 과열을 경고하는 사이 헤지펀드등은 유럽에서 자금을 조달해 기술주라는 테마를 바탕으로 나스닥시장과 홍콩 일본 등 아시아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는 것이다.유로화로 조달된 자금을 달러화로 전환해 투자하는 소위 새로운 「글로벌 캐리 트레이드(Global Carry-Trade)」가 미국 본원통화 급증의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1999년10월19일 이후 미국의나스닥지수와 홍콩의 주가가 동반상승하고 있다는 점, 나스닥지수가급상승하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중순 유로화가 미달러화에 대해 약세로 전환돼 그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 등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통화완화 정책 지속 … 주가 상승 긍정적 요인나스닥과 홍콩 증시의 상승, 국내 주식시장은 어떻게 관련될까.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의 집중매수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10월29일. 하루 평균 2천억원 규모의 집중적인 매수가 정보통신 관련주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미국 나스닥시장과 홍콩·일본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집중적인 매수패턴과 무관하지 않다는 판단이다.그러면 연초장세는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Y2K문제에 대한 우려감이 여전할 것이기 때문에 통화완화정책은 연초에도 지속될 것이다. 세계 주식시장 뿐만 아니라 국내 주식시장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전세계적으로 정보통신 등 기술주들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초장세 역시 이들의 상승흐름을 예상해 볼 수 있다. 다만 1월 중순 이후에는 2월 중 미국의 금리인상 (0.25%P)이 예상되고, 국내에서는 2월8일 이후 대우채 환매비율이 95%로 상향 조정되며 금융시장의 난기류가 우려된다는 점에서 장세변화의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최근 장세의 핵인 정보통신 및 인터넷 관련주의 경우 미국의 나스닥지수, 홍콩 항셍지수 등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이시기를 전후해서는 세계 시장 동향에 더욱 주목하는 투자전략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아울러 극심하게 진행되고 있는 주가 차별화 현상도 세계 각국 주식시장 흐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여타 소외주들에대한 매매전략도 세워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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