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로 ‘주식의 시대’ 계속된다

주식시장은 모든 정보가 몰려드는 연못과 같은 곳이다. 거시경제 흐름이나 개별기업의실적은 물론 정치 사회 문화적 요소들이 수없이 드나든다. 주가는 그런 요소들이 한데어우러져 형성된다. 장기적으로는 기업실적에 영향을 크게 받지만 단기적으로는 수급상황과 심리적인 요인에 더 크게 좌우된다.주가전망이 제대로 맞지 않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예상하지 못했던 사소한 요인이 계기가 돼서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주식을산다든지 판다든지 함으로써 주가가 폭등하거나 공황에 빠지는 경우가 되풀이된다.1998년과 지난해의 주가흐름은 주가의 의외성과 예측불가능성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종합주가지수는 1998년6월 한때 280포인트까지폭락했다. IMF위기로 땅속까지 떨어진 투자심리로 인해 주가는 적정가치를 크게 밑도는역(逆)버블에 빠진 것이다. 지난해에는 이와정반대의 일이 일어났다. 연초에 587.57에불과했던 종합주가지수는 연말에 1,028.07까지 상승했다.지난해는 「주식시대의 해」로 기록될 정도로 주식은 전국민의 관심사가 됐다. 주식이없거나 주식에 대한 화제 한두개가 없으면「왕따」를 당할 정도였다.뉴 밀레니엄의 첫해인 올해의 주식시장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갖가지 요소들의 힘겨루기를 거치면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다.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호재쪽을 강조하는낙관론자들은 올해 종합주가지수가 1,400∼1,60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을 하고 있다. 반면 신중론자들은 1,200포인트가 정점일 것이며 상당기간 어려운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는 경계론을 늦추지 않고있다.◆ 4월 예정 총선·미국주가가 변수새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요인중 초미의관심사는 4월로 예정돼 있는 총선이다. 총선을 비롯한 정치행사는 그동안 주식시장에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못해왔다. 그러나 이번 총선은 의미가 매우 다르다. 총선에서 집권여당이 승리할 경우엔 그다지 변수가 되지않을 것이나 패배한다면 주가의 발목을 잡을공산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여당이 총선에서 질 경우엔 김대중 정부의 정국장악력이떨어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개혁정책이 스케줄대로 추진되지 않을 우려가 있다.개혁정책에 제동이 걸리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많다. S&P나무디스 등 신용평가기관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낮출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S&P가 작년말에 한국의 금융산업이 기능을 제대로 하려면 1백20조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나선것은 이럴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대부분의 증시전문가들이 올 1/4분기에 고점을 기록한 뒤 조정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바로 총선을 의식한 것이다.총선 외에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국내 요소로는 경제성장과 기업이익, 금리와 물가등이 있다. 성장률은 작년보다 다소 낮아질것이나 6%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기업이익도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지속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금리도 한자릿수를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정기예금금리는연9%대에 머물 것이며 3년만기 회사채유통수익률도 정부의 금리안정 노력으로 연10% 밑에서 안정될 전망이다. 저금리로 인한 「주식의 시대」는 올해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해외요인으로는 미국의 주가동향이 관심이다.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작년말에사상최고치 갱신행진을 벌였다. 뉴 밀레니엄에 대한 기대감으로 정보통신 관련주가 크게상승했기 때문이었다. FRB(연방제도이사회)가 Y2K(컴퓨터연도인식오류)문제를 우려해통화량을 충분하게 공급한 탓도 있었다. 미국의 주가상승으로 유럽 일본 및 한국 주가도 동조화현상을 보이면서 큰폭으로 상승했다.올해는 뉴 밀레니엄의 프리미엄이 상당부분해소될 것이다. FRB가 2월에 금리를 인상하고 금융정책도 긴축으로 변경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금리가 오를 경우 미래의 성장성을재료로 주가가 상승했던 성장주(Long Dura-tion Stock)가 타격을 받을 우려가 있다.나스닥시장이 조정국면에 들어갈 경우엔 코스닥시장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것이라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영국의 FT지수에 한국이 편입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호재다. 유럽계 기관투자가 가운데는 FT지수를 투자판단지표로 삼고 있는 곳이많다. FT지수에 한국이 편입되면 지금까지와다른 장기투자자금이 한국으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1/4분기 1,300포인트 안팎 상승올해 종합주가지수는 1/4분기중에 1,300포인트 안팎까지 상승한 뒤 조정국면에 들어갈것으로 전망된다. 총선결과에 따라 주가흐름이 달라질 것이나 2/4분기중에 850∼900포인트까지 하락한 뒤 반등장세가 나올 것으로예상된다. 모건스탠리증권은 올해 고점을 1,212포인트로 분석했으며 굿모닝증권은 1,430포인트(회사채유통수익률이 9.5%를 유지할경우)로 예상했다. 대우증권은 1,200∼1,300포인트, 교보증권은 1,500선을 전망했다. 코스닥지수는 최고 400까지 상승할 것이라는분석이 많았다.이같은 주가전망은 대부분 회사채유통수익률은 한자릿수, 추정 주당순이익(EPS)과 주가수익비율(PER), 국내총생산(GDP)에서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율 등을 근거로 산출된 것이다. 시장흐름에 따라서는 단기적으로 종합주가지수가 1,500이상으로 오를 수도 있고,800선 밑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급관계는 작년보다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에는부채비율을 2백% 밑으로 떨어뜨리기 위해 유상증자가 무리하게 추진돼 33조원이나 이뤄졌다.올해는 이런 필요성이 줄어들어 15조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작년에 공급된 주식은 올해도 계속 물량압박으로 남기때문에 총선을 전후해 투자심리가 악화될 경우엔 주가를 크게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인터넷 통신주·블루칩 예상올해는 작년말에 보여준 주가양극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종합주가지수보다는 종목별 접근을 해야 할 것이다. 새해에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군은 크게 두가지로 예상된다. 하나는 인터넷·통신, 생명공학등 첨단산업주이다.이런 주식은 나스닥시장이 강세를 유지하는동안에는 코스닥시장과 거래소시장에서 주도주 역할을 계속할 것이다. 다만 주가가 이미상당이 상승한 상태이기 때문에 방어적 자세를 잃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외국인이지난해 12월27일과 28일에 데이콤과 SK텔레콤을 팔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된다.다른 하나는 실적에 비해 주가가 과다하게하락한 블루칩이다. 작년말에 정보통신주 중심의 주가양극화가 극심해지면서 개인과 기관들이 블루칩을 팔고 정보통신주를 매수했다. 포항제철이나 LG전자 삼성증권등 업종대표주 가운데 실적이 좋은 우량주에 관심을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경펀드매니저클럽」의 멤버인 펀드매니저들이 추천하는유망종목은 투자종목 선정에 좋은 지표가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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