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줄일까?

회사원 김모씨(32)는 최근 자신의부주의한 투자를 두고 두고 후회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초 주당 1만3천4백원에 코스닥시장에서국제종건 1천4백90주를 샀다. 전셋집을 넓혀가기 위해 마련해둔 1천만원과 은행에서 대출받은 1천만원등 모두 2천만원을 투자했다. 10월말 4만1천원까지 상승했던 주가가단기간에 과다 낙폭했다는 회사동료 얘기가 매수동기였다. 매입직후정부의 코스닥시장 안정화 대책이발표됐다.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했다. 새해 들어서는 더 떨어져 1월27일 현재 7백80원으로 하락했다.두달도 안돼 1천8백80여만원의 평가손을 입었다. 더욱이 코스닥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것이 확실해져반등을 기대하기도 힘들게 됐다.이같은 경우는 비단 김씨에게만 한정된 얘기는 아니다. 대다수 개인투자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증시가 활황이라해서 주식같은 위험자산에 전재산을 그것도 은행대출을 얻어 투자하는 것이 얼마나위험한지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한마디로 자산배분(Asset Allocation) 개념이 전혀 없는 투자를 한셈이다.자산배분은 투자목적과 투자환경에맞게 투자자산을 분산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주식 채권 은행금융상품 부동산 등에 분산투자해서 수익률과 위험의 조화를 꾀한다. 재테크에서 가장 기본적인 룰이다. 미국 학계의 연구에 따르면연기금이나 뮤추얼펀드는 전체 수익률중 94%를 자산배분을 통해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평가 종목을 선택하거나 싸게 사서 비싸게파는 매매타이밍이 수익률에 기여하는 몫은 6%에 불과하다. 자산배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대목이다. 비록 대형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지만 개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종목선정이나 매매타이밍 보다는 주식과 채권 금융상품 등에 대한 투자비중을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투자성패가 결정되는 것을 보여준다.◆ 수익률·투자위험 고려한 안목필요그동안 개인들은 자산배분 개념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대단한 자산가가 아니라면 주식 채권 은행예금 등 금융자산과 부동산 상가 등실물자산을 적절히 분배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 특정 자산에 전재산을 투자하는 것이 대다수의 투자패턴이었다. 부동산 경기가 좋으면전재산을 아파트에 쏟아 부었다.주식시장이 좋아지면 은행대출을받아서라도 주식에 투자했다.이같은 재테크 방식은 그동안은 그렇게 심각한 문제를 노출시키지 않았다. 적어도 IMF체제에 들어가기전까지는 그랬다. 그렇지만 IMF를계기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IMF직후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면서아파트 소유자들은 큰 피해를 입었다. 아파트값도 떨어질 수 있다는것을 전혀 예상치 못한 현실에 직면한 것이다. 특히 은행대출을 안고 집을 산 사람들은 30%에 육박하는 대출금리와 집값 하락이란 이중고를 겪었다. 실제로 1997년10월부터 1999년10월사이 부동산 가격은1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채권과주식은 각각 38%와 23%씩 상승했다.지난해부터 시작된 한자릿수 금리도 예금주들을 당황하게 했다. 특히 저금리구조는 은행예금비중이높은 개인들에게는 상당한 충격이었다. 한국인들의 금융자산중에는미국과 달리 저축상품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은행권의 정기예금이 60%로 제일 높다. 주식은 16%정도다. 주식형 뮤추얼펀드나 직접주식투자비중이 44%인 미국에 비해훨씬 적은 수치다. 합리적인 자산배분 차원에서는 아직도 주식투자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다.재테크 전문가들은 지금부터라도개인투자자들이 수익률과 투자위험을 고려해서 투자하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주식시장이 좋았다고 올해도 여전히 고수익을 안겨줄 것이라는 막연한 느낌으로 한 분야에 매달려서는 좋은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고 지적한다.이런 연장선상에서 재테크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부동산보다는 금융자산이 보다 유용한 투자수단이라고 전망한다. 부동산은 일부지역에서 매기가 살아나지만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여전히 주식 채권금융상품 등에서 기회를 찾는게 타당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만큼 고수익은 어렵지만 주식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수단이라고 강조한다. 여유돈의 30%에서 50%까지투자하라고 권한다.재테크 전문가들은 은행금융상품에대한 인기도 되살아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지난해 한자릿수 금리로진입하면서 이들 상품에서 거액자금이 이탈됐다. 그렇지만 올해 들어 주식시장이 급등락을 거듭, 변동성이 심해지자 안전성을 강조하는 이들 상품에 다시 관심을 갖는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에서도채권형 뮤추얼펀드가 전체 뮤추얼펀드 자산의 50%를 넘는다. 주식형뮤추얼펀드보다 높은 비율이다. 안정적인 재테크수단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얘기다. 국내도 이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이계원 E*미래에셋증권 압구정지점장은 『합리적인 자산배분이야말로개인들의 투자목적에 부합되는 수익을 제공해 준다』고 말한다. 한두개 종목에 전재산을 투자해 승부를 걸기보다는 적절한 분산투자로위험과 수익률의 조화를 꾀하는 것이 오히려 수익을 내는 방법이라는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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