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치료하면 졸음공포 ‘끝’

잠을 안 자고 버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잠은 체력을 회복시키고 기억력, 판단력, 집중력을 좋게 한다. 그러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정도로 잠을 많이 자야 한다면 곤란하다. 공부하는 학생이나 구조조정의 공포에서 벗어나야 하는 직장인이 쓸데없이 잠이 쏟아진다면 낭패를 당하기 쉽다. 시험 보다가 졸고, 상담을 하다가 조는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왜 이렇게 잠이 쏟아지는 것일까.체질적으로 잠이 많거나 성격이 게으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되풀이되거나 정도가 심한 경우는 거의 잠이 많이 오는 병에 걸렸기 때문이다. 잠이 많이 오는 병의 종류는 다양하나 가장 흔한 것들을 쉽게 설명해 보도록 한다.우선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에게잘 나타나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다. 이것은 잠자는 도중에 숨쉬는 길의 윗부분(上氣道)에 음압(陰壓)이 걸려 막히면서 숨이 끊어지는 일이 되풀이되는 병이다.하룻밤에 30회 이상 무호흡이 있으면 병으로 생각하고 치료를 권한다. 치료법으로는 숨쉬는 길이 막히지 않도록 양압(陽壓)을 걸어주는 가정용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소위 코골이수술이나 치과에서 만들어 주는 틀니 비슷한 입속에 채우는 장치도있으나 보조적인 방법으로 보아야한다.수면 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으면어떻게 되는가. 심하면 결국 심장이나 뇌혈관에 문제가 생겨서 고혈압, 뇌졸중, 심부정맥, 심근경색이오거나 억세게 재수가 없으면 돌연사도 일어난다.수면 무호흡증 환자가 낮에 졸리는것을 형광등이 깜빡거리는 것에 비유한다면 기면병 환자가 갑자기 졸음에 빠지는 것은 전깃불이 갑자기꺼지는 것과 같다. 기면병의 특징은 갑자기 잠에 빠지는 수면발작,웃거나 흥분하면 힘이 빠지는 탈력발작, 잠들 무렵에 나타나는 환각현상, 가위눌림 그리고 밤잠을 설치는 것이다.흔히 10대에 시작되므로 학업에 지장이 있고 탈력발작 때문에 간질로오진되어 엉뚱한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 약물치료를 하면 거의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따라서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잠자면서 축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수면중에 무릎 아래 근육을 거의 규칙적으로 수축시키는 사람들이 있다.그 바람에 얕은 잠을 자거나 자주깨어나 깊은 잠을 못 자니 낮에 피곤하고 졸릴 수밖에 없다. 약물치료로 호전시킬 수 있다. 사촌쯤 되는 병으로 잠이 들기 전부터 종아리 깊숙한 곳이 저리거나 간지러워잠을 이루기 힘든 병이 있다. 역시깊은 잠을 방해해 낮에 졸리게 하므로 치료받아야 한다.졸리는 병은 졸리는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자동차 운전사고로 남을 해칠 수도 있고 산업 현장에서는 대형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선진 외국에서는 이미 운전자나 작업자의 수면건강이 지니고 있는 사회 경제적 가치에 착안해 국가 주도의 수면건강 연구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새 천년을 맞는 우리나라에서도 「졸며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02)760-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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