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조품 범람, 규제 바람직”

프랑스 「코미테 콜베르」의 알랭테이텔범(61) 회장이 한국을 찾았다. 1997년에 이은 두번째 방한이다. 「코미테 콜베르」는 화장품보석 코냑 패션 등 고급 소비재 분야에서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70개업체가 회원으로 가입한 협회. 샤넬, 루이뷔통, 크리스티앙 디오르,이브생 로랑, 겔랑 등 그야말로 「이름만 들어도 귀가 쫑긋해지는」유명한 회사들이 이 이익단체 회원들이다.콜베르 협회는 명품 제조인력 양성, 회원사 제품 홍보 등의 업무도맡지만 회원사의 브랜드 보호를 위한 로비활동에 주력했다. 테이텔범회장이 한국에 온 이유도 여기 있다.『지난번 한국에 왔을 때 보다 상황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들의 브랜드 보호에 대한인식도 달라졌고 그동안 많은 노력도 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테이텔범 회장은 그렇지만 여전히아쉬움은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한국에서 유명브랜드와 유사한 상표나 로고의 등록이 법적으로 허용되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지적했다. 「C」자를 두개 겹친샤넬의 로고를 본따 「O」자를 겹쳐 만든 로고를 예로 들었다.『샤넬 로고는 단순히 제품 디자인에 응용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소비자에게 「샤넬 그 자체」로 기억됩니다. 유사 로고는 소비자에게혼동을 주고 샤넬의 이미지를 해치는데도 한국에서는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그는 이번 방한중에 대검찰청, 특허청, 관세청 관계자들을 만나 이런 입장을 전달하고 모조품을 뿌리뽑기 위해 당국이 보다 강력한 의지를 보여 줄 것을 요청했다.그는 「모조품 산업」의 현황을 직접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에 일정을쪼개 동대문 시장에도 가봤다. 시장을 둘러보다가 곳곳에서 유사상표 제품과 모조품이 아무런 제재없이 팔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자국 고가 명품에 대해독특한 철학과 자부심을 갖고 있는그로서는 동대문 시장에서 본 모조품 구매자들의 의식이 이해가 가지않았다는 것이다.『프랑스인들에게 루이뷔통이나 크리스티앙 디오르는 정서를 담은 문화상품입니다. 이를 구매하는 행위는 값비싼 사치품을 산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사용하는이의 품격을 나타내지요. 따라서모조품을 사는 것은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입니다.』테이텔범 회장의 로비활동은 단순히 자신이 대표하는 집단의 이익을위한 행위로 이해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이익단체 대표가 지적 재산권에 대한 「한국적 의식」에 놓은 일침은 귀기울여 봄직하다. 그는 이렇게 반문했다.『거꾸로 한국의 브랜드들이 프랑스에서 복제되고 있는데 프랑스 정부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한국인들은 어떤 생각이 들겠습니까. 지금은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중요한 시점입니다. 공동 개최국 일본에는 이런 문제가거의 없습니다. 길게 보면 모조품문제는 한국의 국익에도 해가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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