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변동폭 제한없어 '양날의 칼'

감리종목지정제도도 채택않는 등 규제 거의 없어 … 당분간 개미군단이 주도할듯

제3시장에는 가격제한폭도 없고, 감리종목지정 제도도 존재하지 않는다. 어찌 보면 ‘제멋대로 시장’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고수익을 추구하는 시장임을 감안해볼 때 당연하다는 느낌도 든다.제3시장은 거래소나 코스닥시장과는 구별되는 몇가지 차이점이 있다. 참여가 예상되는 기업들의 면면이 그렇고, 거래방식에서도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인다. 제3시장 개장을 앞두고 거래소나 코스닥시장에 투자할 때와는 다른 마음가짐과 투자패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흔히 코스닥시장을 벤처의 천국이라고 한다. 기업내용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코스닥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벤처기업 가운데는 코스닥시장에 들어갈 수 없는 곳이 많다. 아이디어가 좋고, 기술력이 있지만 현실적인 조건 때문에 코스닥 등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곳이 적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정부가 제3시장을 띄우는 의도도 여기에 있다. 자금 문제로 고생하는 유망 벤처기업들에 뭔가 길을 찾아주기 위해 제3시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이런 점은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라는 의미를 갖는다. 외부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의 기업에 투자했다가 해당 기업이 뜨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 제3시장을 가리켜 흔히 ‘지뢰밭에 피는 장미’라고 표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실제로도 제3시장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가운데는 업계에서 꽤 인정을 받는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잠재가치가 무궁무진한데다 설립된지 얼마 되지 않아 투자 가치 면에서 아주 후한 점수를 받는다. 지난해 이후 장외시장에서 상당수 기업들의 주가가 5배 이상 오른 것으로 분석되는 것도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한다.제3시장에 대해 지금의 장외시장처럼 별다른 규제를 하지 않는다는 점도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일정한 틀에 묶여 있는 주식시장에서 고수익을 내기란 쉽지 않다. 국내 주식시장의 양대 산맥인 거래소나 코스닥시장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폭등하는 종목이 속출하지만 이는 어찌보면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게다가 이 두 시장에는 결정적으로 가격제한폭 제도가 있다. 하루 동안 거래소시장은 상하 15%, 코스닥시장은 상하 12% 내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좋은 재료가 나와 주가가 그 이상 오르려고 해도 인위적으로 막는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때로 답답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거래소·코스닥시장보다 고위험물론 이는 전적으로 투자자 보호 측면이 강하다. 주가가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정해 최악의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줄여보자는 의도다.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보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적당한 선에서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식시장의 특성이 어차피 ‘고수익 고위험’에 있다면 가능한한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거래소나 코스닥시장에서 주가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오르면 감리종목으로 지정해 조사를 하는 것도 주가의 발목을 잡는 복병으로 지목된다. 예컨대 코스닥시장에서는 ‘최근 6일간 주가상승률이 65%인 경우가 3일간 계속되고 3일째 되는 날의 종가가 최근 30일중 최고가인 종목’을 감리대상으로 지정한다는 조항이 있다. 쉽게 말해 주가가 폭등할 경우 그 이유가 뭔지 조사해 발표한다는 얘기다. 자연 감리종목 지정 자체가 해당 종목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투자자들에게는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역할을 한다.반면 제3시장에는 가격제한폭도 없고, 감리종목지정 제도도 존재하지 않는다. 어찌 보면 ‘제멋대로 시장’ 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고수익을 추구하는 시장임을 감안해볼 때 당연하다는 느낌도 든다. 주가가 하루 동안 1백%가 올라도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1백% 오른 가격에 사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얼마든지 거래가 이뤄진다. 또 최근 몇일간 몇%가 오르건 관계가 없다.그러나 고수익 뒤에는 항상 고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법이다. 제3시장의 경우 거래소나 코스닥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 부담이 크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보통 코스닥시장이 위험하다고 하지만 이는 비교대상이 되지 않을 정도다. 앞에서 가격제한폭과 감리종목지정 제도가 없다고 했지만 이는 다른 측면에서 보면 위험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주가가 오를 때야 신이 나겠지만 내릴 때는 브레이크가 없는 셈이다. 어디까지 떨어질지 예측하기 힘든 대목이다.가격제한폭이 없다는 점은 투자자들에게 가격결정권이 주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가격제한폭이 있으면 투자자가 마음대로 가격을 조절하기 힘들다. 가격제한폭 범위 안에서만 주가를 결정할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가격제한폭이 없으면 투자자 마음대로 매수호가나 매도호가를 낼 수 있다. 시장질서를 무너뜨릴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다. 예를 들어, 특정세력이 작전 차원에서 매수호가나 매도호가를 조작할 경우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나름대로 규정이 빡빡한 거래소나 코스닥시장에서도 작전세력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것이 지금 국내 주식시장의 현실이다. 그런데 이런 것을 최소한으로 막을 방법조차 없다면 누군가에 의해 시장 전체가 왜곡될 소지가 적지 않다. 결국 개인투자자들만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투자전략은 투자자 본인이 짜야주식수의 부족도 투자자들의 위험부담을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대부분의 벤처기업은 자본금이 절대적으로 적은 만큼 주식 수가 많지 않다. 하물며 제3시장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은 설립 3년 이내의 기업이 많은 만큼 주식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주식수가 적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거래량이 적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투자자들로서는 이를 충분히 감안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 왜냐 하면 자칫 특정기업의 주식을 샀다가 나중에 팔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량이 적다보면 자연히 투자자들의 관심권 밖에 놓일 수밖에 없고 악재가 터졌을 때 이를 사줄 매수세력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것이다. 코스닥시장에서 하루 거래량이 5천주가 안되는 종목은 위험하므로 가능하면 거래하지 말라는 얘기가 나도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지금 상황에서 볼 때 제3시장은 개장 이후 당분간 국내 개미군단이 시장을 좌우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이나 기관은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관망하는 자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고, 개인투자자들끼리 수익률 경쟁을 벌이는 장면이 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사실 주식투자에서 개미군단이 설 자리는 별로 없다. 특별히 주식투자에 노하우가 있지 않고는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기관이나 외국인들을 상대로 투자게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대로 기관이나 외국인들은 주식투자의 프로들이다. 최근 자금이 마구 몰려드는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시장 전체를 좌지우지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주식정보가 많은데다 투자 테크닉 역시 뛰어나다는 것을 전체 투자자들이 인정하고 있는 결과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강하다.그러나 제3시장은 당분간 기관이나 외국인의 발길이 미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96년 정식으로 개장한 코스닥시장을 보더라도 기관이나 외국인들이 본격 참여하기 시작한 것은 3년이 지난 뒤의 일이었다. 제3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일정 기간 동안 기관이나 외국인들과 수익률 경쟁을 벌이는 상황은 전개되지 않을 것이며 이들의 투자전략에 휘말릴 가능성이 적어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하지만 분명한 것은 투자전략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이 짜고 책임 또한 스스로 져야 한다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증권사나 다른 투자자문사 등에서 투자정보를 제공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거래소나 코스닥시장에 투자할 때야 각종 루트를 통해 갖가지 정보를 얻고 여기에 맞춰 투자를 결정하면 되지만 제3시장에 대한 정보는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증권사 등에서 별도로 제3시장을 다루는 곳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여 투자정보 부족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뷰 / 유승완 코스닥증권시장 장외시장팀장“지정 조건 단순, 많은 기업 참여 가능”제3시장 개장이 다가오면서 코스닥증권시장의 장외시장팀이 바빠졌다. 지난해 10월 이후 실무준비 작업을 해온 장외시장팀은 요즘 최종 마무리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유승완 장외시장팀장을 만나 준비상황과 앞으로의 운영방법 등을 들어봤다.개장일이 당초 예상보다 다소 늦어지고 있는데.원래는 올해 초에 개장할 예정이었는데 약간 늦어졌다. 준비작업을 철저히 하다보니 원래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걸렸기 때문이다.준비작업은 거의 마무리됐는가.그렇다. 운영방안에 대한 작업은 이미 끝났고, 마지막 리허설을 하고 있다.언제부터 본격적으로 거래가 시작되는가.아직 최종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았다. 다만 3월중에 오픈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지금 예상으로는 3월 중순경이 되지 않을까 한다.제3시장 참여 기업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는가.일단 2백여개 정도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2백개 이상의 기업이 신청을 한데다 현재 주식이 장외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되는 업체 가운데도 일부는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은 어떤 절차를 밟으면 되는가.증권업협회 장외시장팀에 신청서를 내면 된다. 심사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만큼 많은 기업에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거래에 대한 규제가 거의 없어 투자자 보호 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그런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제3시장 자체가 장외시장의 성격이 강한 만큼 까다롭게 규제한다는 것도 원래 취지에 맞지 않는다.거래소나 코스닥시장과 달리 양도소득세를 매기기 때문에 투자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개장 이후 세금문제가 투자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이는 조세문제인 만큼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개장 이후 여러 문제점이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있는데.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준비를 철저히 했지만 거래를 하다보면 투자자들 입장에서 아쉬운 점이 드러날 것이다. 하지만 감독기관이나 증권업협회에서는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문제가 드러날 경우 그때 그때 상황을 봐가며 관련 조항을 고쳐나가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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