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밭에 피는 장미 '제 3시장'

유망 벤처기업 등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추진해온 제3시장 개장이 드디어 눈앞에 다가왔다. 아직 거래 개시일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일단 3월중에는 뜨는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문제 투성이의 시장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측면에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일단 제3시장에는 2백여개 이상의 기업들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증권업협회가 벤처기업들을 대상으로 예비신청서를 받은 결과 2백7개 기업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고, 앞으로도 일부 기업이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여기에다 현재 장외시장에서 주식이 활발하게 유통되는 업체중에서도 일부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다만 모든 기업에 문호가 개방되는 것은 아니고 일정한 요건(외부 감사인의 의견이 ‘적정’ 또는 ‘한정의견’일 것, 증권예탁원에 예탁이 가능하고 양도의 제한이 없을 것, 명의개서대행계약을 체결하였을 것, 모집절차를 거치지 않고 발행된 주식은 발행 후 1년이 경과했을 것 등)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심사 과정에서 일부 기업은 탈락할 것이 확실하다.◆ 양도소득세 부과·단타매매 금지증권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신청서를 낸 기업 가운데 일부는 ‘모집절차를 거치지 않고 발행된 주식의 경우에는 발행 후 1년이 경과돼야 한다’는 등의 지정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해 제3시장에 들어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지정요건에 기업의 재무내용이나 주식의 분산상태 등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많은 기업의 참여가 예상된다.그동안 제3시장 개장을 늦춰온 감독기관과 증권업계의 이견도 해소됐다. 특히 양도소득세 부과와 단타매매, 분할매매 허용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맞서는 바람에 개장일이 많이 지체됐지만 이제는 모두 풀렸다. 결국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고 분할매매는 허용하는 반면 단타매매는 금지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물론 앙금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제3시장 참여 예정기업들과 일반투자자들은 양도소득세 부과는 부당하고 단타매매를 금지한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거래소나 코스닥시장과 달리 양도차익에 대해 대기업 주식은 20%, 중소기업 주식은 10%의 세금을 매긴다면 누가 제3시장에서 거래하겠느냐는 논리다. 사이버거래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당일 사서 당일 파는 단타매매를 금지한다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에서는 제3시장을 거래소나 코스닥시장과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면 곤란하다고 설명한다. 장외시장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논리다. 따라서 장외시장처럼 세금을 내야 하며, 단타매매문제는 시장을 흐트러뜨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당장 허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는다.제3시장의 구조상 투자자 보호가 미흡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특히 작전세력이 활동하기 쉬운 만큼 이들이 활개칠 경우 일반투자자들 입장에서 이를 방어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여기에다 제3시장에 들어온 벤처기업 경영진이 주가를 띄운 다음 빠지는 전략을 구사해도 이를 감독할 규정이나 기관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제3시장의 설립 취지가 장외시장의 틀을 유지하면서 벤처기업에는 자금을 조달하게 하고, 개인투자자에게는 고수익을 안겨준다는데에 있는 만큼 정부가 나서서 지나치게 규제를 할 경우 당초의 컬러가 변색될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투자자 보호 미흡 ‘약점’제3시장은 분명히 양면적인 성격을 갖는다. 잘 활용하면 높은 수익이 기대되지만 자칫 큰 돈을 날릴 수도 있다. 제3시장의 단점이자 장점인 셈이다.그렇다면 이제 투자자 입장에서 취할 태도는 분명해 보인다. 제3시장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투자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만약 안정투자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기웃거릴 필요도 없다. 절대 안전성을 보장하는 시장이 아니기 때문이다.반대로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번쯤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 손실의 가능성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 의외로 큰 대박이 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주식투자에는 위험부담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제3시장은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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