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와 업종 잘 어울려 매출 꾸준

주문 즉시 서비스, 회전 빨라 … 신세대부터 중장년층까지 고객층 다양 ‘인기 상승’

“창업에 앞서 업종선정, 상권분석의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상권이 좋다고, 점포가 크다고 수익이 좋은 건 아니더라구요. 그걸 깨우치는데 7년이 걸렸습니다.”서울 동작구 사당동에서 원할머니보쌈 체인점을 경영하는 형시태 사장(43)은 지난 93년부터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한식집, 호프전문점을 경영했던 베테랑급 장사꾼. 내로라하는 특급상권에서 63평 규모의 1층 점포를 확보하고 ‘망하는 법 없다’는 음식장사를 했었다. 하지만 겉모습만 화려할 뿐 수익은 지금의 17평짜리 보쌈전문점만 못했다. 오히려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때문에 허덕거릴 정도였다.◆ “점포 크다고 수익 좋은 건 아니다”“IMF체제가 시작된 후부터는 현상 유지조차 힘들었습니다. 한식집을 그만두고 호프전문점으로 업종을 변경했는데, 점포가 넓다보니 인테리어 비용만 8천만원이 들었습니다. 부족한 자금을 대출받은게 화근이었지요. 나날이 이자가 불어나고 매출은 떨어지는 통에 아주 힘들었습니다.”결국 점포를 정리하고 새로운 사업을 찾아 나섰다. 불황에도 매출이 꾸준한 업종을 찾다 보니 서민형 음식체인이 눈에 들어왔다. 몇몇 업체를 면밀히 검토한 끝에 10년 가까이 체인사업을 해 와 건실하다는 평이 난 원할머니보쌈을 선택했다. 한국능률협회가 선정한 99년 우수프랜차이즈라는 점도 형사장의 마음을 끌었다.결심을 굳힌 후 본사의 슈퍼바이저(현장지도 담당자)와 함께 입지선정에 들어갔다. 하지만 형사장과 슈퍼바이저의 의견이 일치하는 입지와 점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압구정동에서 대형 점포를 운영하던 형사장의 시각과 냉정한 슈퍼바이저의 시각이 서로 달랐기 때문. 결국 꼼꼼한 상권분석을 병행한 슈퍼바이저의 의견을 따라 지하철 4호선 사당역세권에 점포를 마련했다.“17평 남짓한 작은 면적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적어도 40평은 되어야 한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었지요. 하지만 개업 후 매출이 오르는 것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입지와 업종이 서로 어울리는 게 가장 중요하고, 점포 면적은 그 다음 문제더군요.”지난해 10월 개업한 후 하루 평균 매출은 1백40만원 선이었다. 12월부터 3개월여 동안은 겨울 비수기 영향으로 하루 평균 매출이 70만~80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과거 덩치만 큰 점포 때문에 골치를 앓았던 것을 생각하면 비수기도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마진율은 40% 수준. 인건비와 재료비, 임대료 등을 제외하면 한달 평균 5백만원의 순이익이 남는다. 3월부터는 다시 고객이 늘 것으로 예상돼 순이익도 더 높아지리라 기대하고 있다.창업에는 총 1억1천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권리금과 점포 보증금으로 7천5백만원이 들어갔고 인테리어 및 시설비용으로 3천만원 가량 지출됐다.고객층은 다양하다. 사당역세권 자체가 유동인구가 많고 점포가 자리잡은 곳이 먹자골목이기 때문. 평일 점심 때는 근처 직장인들이 5천원짜리 보쌈정식을 먹기 위해 줄을 잇는다. 저녁때는 학생, 직장인들의 술자리가 많은 편. 휴일에는 가족을 동반한 외식 고객도 많이 찾는다.개업한지 6개월째 접어들면서 단골손님도 많이 늘었다. 1주일에 평균 2회정도 찾는 고객이 전체의 40%에 이른다. 개업 전후를 제외하곤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매출이 꾸준한 것은 단골고객들 덕분이다.주메뉴인 보쌈의 재료는 본사에서 공급받는다. 상등품 삽겹살과 사태 부위를 생고기로 받아 주방에서 직접 삶아낸다. 배추김치는 직접 담그되 맛의 핵심이라 할만한 ‘속’은 본사에서 완제품으로 공급받는다.“미리 만들어놓고 주문 즉시 차려내기 때문에 고객 회전이 빠릅니다. 호프전문점처럼 진득하게 술을 즐기는 고객도 많지 않구요. 그 덕분에 매출도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상표 인지도 높아 배달 주문 ‘쏠쏠’형사장은 앞으로 배달 서비스에 좀더 신경쓸 예정이다. 상표 인지도가 높은 편이라 배달 주문이 곧잘 들어오지만 바쁜 탓에 일일이 챙기지 못했기 때문. 또 지금까지처럼만 매출이 올라준다면 1년 후쯤엔 점포를 하나 더 낼 생각이다.외국의 패스트푸드가 국내 외식시장을 크게 잠식하고 있지만 보쌈, 족발 등 전통음식은 아직 사랑받는 메뉴로 남아있다. 중장년층은 물론 신세대들에게도 인기있는 음식 중 하나다.사업자 입장에서도 보쌈전문점은 비교적 손이 덜 가는 음식업이다. 미리 완제품을 만들어두는 것은 물론 족발, 쟁반국수 등 사이드 메뉴들도 1~2개 접시에 담겨져 나와 차림이 단촐하다. 조리방법도 다른 한식에 비하면 간단한 편이다.보쌈전문점의 입지는 직장인이 많은 오피스 밀집지나 유동인구가 많은 대학가, 지하철 역세권이 적당하다. 배달에 중점을 두려면 주택가 이면도로변도 나쁘지 않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맛과 서비스. 원할머니보쌈의 경우 슈퍼바이저가 체인점의 음식 맛과 서비스를 정기 점검, 일정한 수준이 유지되도록 돕고 있다. (02)2282-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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