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Buy 반도체' 지속될듯

정보통신 붐 수익전망 밝아... 가치ㆍ성장성 갖춘 마이크론사 동향 주시

외국인 순매수액중 삼성전자의 비중이 56%.새천년 들어 외국인 순매수가 5조2천9백억원에 달하고 있다. 지난 한해 순매수액이 1조4천7백19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 매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순매수액 증가와 함께 올들어 외국인 매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은 몇몇 종목에 편중된 매매형태이다.대표적인 종목이 삼성전자. 1월초부터 3월23일까지 외국인들이 1천19만주를 사들였다. 금액으로 따지면 2초9천6백36억원으로 전체 순매수금액의 56%였다.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현대전자 1조3천5백91억원, SK 3천1백18억원 등이 눈길을 끌었다. 반도체 주식인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의 순매수액이 전체 순매수액의 81%를 차지했다. 연초 이후 외국인 매수는 'Buy Korea'라기 보다는 'Buy 반도체'였음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그러면 외국인은 왜 삼성전자를 매수할까. 외국인이 삼성전자 매수에 열을 올리는 첫번째 이유는 우수한 기업내용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결산실적은 반도체와 LCD경기호조로 매출액이 98년대비 30% 증가한 26조1천1백77억원, 순이익은 9백12%가 늘어난 3조1천6백96억원이었다. 향후 영업전망도 대단히 밝다. 지난해부터 확장국면에 들어간 DRAM반도체 경기가 2004년까지 엉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도체 경기가 6년여에 걸쳐 호황을 지속할 경우 이는 지금까지의 경기 사이클중 가장 긴 기간이 된다.최근 반도체 시황을 보더라도 장기호황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DRAM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21개 업체의 경쟁체제가 투자규모와 기술력 차이 때문에 삼성, 현대, 마이크론, NEC 4개사의 과점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반도체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경기진폭을 줄이는 역할을 할 것이다. 수요측면에서는 정보량의 급증으로 PC와 메모리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디지털 TV와 HDTV 등장 역시 반도체 수요 증가에 일익을 할 것이다.◆ 나스닥에서 반도체 주식 초강세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순매수하는 두번재 요인은 삼성전자의 높은 기업 가치다. 지난해말에 정보통신주가 시장을 지배할 때 주식시장의 종목은 크게 성장주와 가치주로 대별됐다. 성장주의 대표주자가 정보통신주인데 이들 기업의 현재 실적은 보잘 것 없어도 앞으로 매출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어 각광을 받았다. 반면 가치주는 기업의 성장성은 높지 않지만 그동안 축적해 놓은 이익과 자산이 많아 정보통신주의 상승이 일단락되면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전망됐다.삼성전자는 성장주와 가치주의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는 몇 안되는 주식이다. 반도체, LCD 등 핵심사업이 미래 성장성이 높은 정보통신에 속하고, 현실적인 이익도 3조원 이상 발생하기 때문이다.삼성전자가 외국인의 구미를 자국하는 마지막 이유는 미국 반도체 주식의 상승이다. 지난해 9월 미국시장의 첨단산업중 가장 먼저 상승한 것은 인터넷 관련업체들이었다. AOL 주기는 지난 99년9월 중순 40달러에서 12월 중순에 95.81달러까지 상승한 이후 하락세로 전환되어 지난 2월말 5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인터넷업체의 뒤를 이은 것이 네트워크 등 장비업체로 시스코사 주가가 인터넷업체보다 다소 늦은 11월 60달러를 기점으로 상승해 2000년2월초에 1백39달러까지 올라갔다.2월중순 이후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반도체 관련회사이다. 마이크론테크놀러지사의 주가는 2월중순 65달러에서 지난주에 1백30달러까지 급등했다. 이제는 반도체 관련주들에 의해 나스닥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미국 시장의 첨단주간 매기 순환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매기에 영향을 미쳤다.미국의 인터넷 관련주들이 상승한 후 1∼2주만에 국내도 디지틀 조선, 골드뱅크 같은 인터넷 관련업체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인터넷 장비업종은 1월초부터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도 이같은 상황에서 이해가 가능하다. 마이크론테크놀러지사의 주가가 2월중순 이후 1백% 상승하는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35% 상승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상태다. 미국의 반도체 주가가 크게 상승한 이후인 3월2일과 3일 이틀 동안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액이 9천4백1억원이나 된 것도 이같은 상대 가격차에서 비롯된 것이다.연초 이후 강도를 더해가고 있는 외국인의 반도체주식 매수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적인 정보통신 붐에 따라 반도체 산업의 장기 수익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국내 경기 호전도 외국인 매수에 일조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7% 이상 성장이 지속되고, 상장기업 이익률이 20%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스닥 주가ㆍ반도체 약세 전환 변수중장기적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겠지만 여기에도 몇가지 제약요인은 있다.첫번재 제약이 나스닥주가로 대표되는 정보통신 붐의 지속 여부다. 지난해 10월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정보통신주 사승은 이제 미국에서조차 심각한 우려가 제기될 정도이다.최근에 나스닥주가가 하루 2∼3%를 오르내리는 극단적인 형태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6%를 밑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나스닥주가는 대단히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된다.나스닥 시장이 약세로 전환되면 시차를 두고 세계 반도체 주가도 약세로 전환될 수 있다. 이 경우 외국인 매수가 줄어들 것이다. 지난해 3월 이후 나스닥주가 동향과 외국인의 삼성전자 지분율 추이를 보면 이런 점을 잘 알 수 있다. 3월에 51%였던 외국인 지분율이 9월말에 42%까지 줄어든 이후 다시 늘어나 최근에 54%를 기록하고 있다.두번째는 국내 주식시장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 지난해 이후 국내 주가가 미국시장에 연동되어 움직이고 있지만 앞으로는 두 시장간에 연관성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만일 수급불안 등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약화될 경우 삼성전자의 주가 역시 지지부진해져 외국인의 매수가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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