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기 대비 1% 상승할 듯

최근 소비자물가는 경기의 빠른 회복에도 불구하고 매우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99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4분기까지 전분기대비 거의 0%를 유지했으며, 4/4분기에는 약 1%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올 1/4분기에는 다시 전분기대비 0.28% 오르는데 그쳤다. 경제가 본궤도에 진입한 것을 감안할 때 이런 상승률은 주목할 만하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연초(1월에서 3월)에 물가상승이 집중되는 경향이 일반적이었다.소비자물가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로 원화절상에 따른 수입물가 안정을 거론할 수 있다. 실제로 수입물가는 99년중 평균 12% 하락했다. 만일 원화절상이 없었더라면 99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8%(실적치)가 아니라 3%를 상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외환위기 이후에 발생한 총수요 갭의 효과 또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총수요 갭이란 경제 내의 총공급능력 혹은 잠재생산능력이 총수요에 비해 얼마나 부족한가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우리 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총수요의 급격한 감소를 경험했다. KDI(한국개발연구원)의 추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1/4분기 총수요 갭은 GDP의 약 마이너스 4.5%나 됐다. 그러나 4/4분기에는 0%까지 회복됐다.향후에는 이러한 요인들의 영향이 다소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원화환율의 경우 지난해와 같이 큰 폭의 절상을 다시 나타낼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미 1천1백원대에서 안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원유를 비롯해 국제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이므로 향후 수입물가가 크게 오를 전망이다. 이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을 크게 자극할 것이다.총수요 갭도 조만간 플러스로 반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즉 총수요가 총공급을 초과할 전망이다.◆ 경기과열 따른 물가상승 시차두고 나타나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올 1/4분기에 전분기대비 상승률이 0.28%에 그친 것은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많다.경기과열에 따른 물가상승은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지난 95년 반도체 호황으로 경제가 과열되었을 때도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년보다 낮은 4.5%에 머물렀다. 그러나 경기가 하강하기 시작한 96년에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오히려 4.9%로 상승했다.결론적으로 볼 때 2/4분기에 전분기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다시 1% 내외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1/4분기보다 0.7% 포인트 가까이 상승하는 것이다.전년동기대비 2/4분기 소비자물가도 2.5% 내외로 상승률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5%라는 상승률은 과거 국내의 평균 물가상승률과 비교해 볼 때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하지만 전년동기대비로 상승률을 계산함에 따라 실제보다 다소 낮게 추정된 면이 있다. 예를 들어 1년 동안 물가가 하락하였다가 다시 상승하는 경우, 현재의 물가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전년동기대비 상승률은 0%로 나타날 수도 있다.전분기대비 약 1% 상승의 추세가 앞으로 계속될 것을 가정한다면 실제 소비자물가의 상승은 연간 3∼4%에 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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