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한 만큼 고객 발길 불티납니다”

건강식 버섯요리 제공, 중장년층 ‘북적’ … 발로 뛴 홍보·할인쿠폰도 효과 만점

경기도 군포시 군포시청 후문 앞에서 ‘불난버섯집’이라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박점구 사장(37)은 스스로를 ‘타고난 장사꾼’이라고 소개한다. 장사 경험이래야 고작 1년여, 그것도 3개월에 한번 꼴로 실패를 거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사꾼 체질’이란다.“실패없이 성공할 순 없지요. 그나마 제때 포기할 줄 알았던 덕에 지금 햇빛을 보는 것 같습니다. 어느 때보다 고된 생활이지만 요즘이 가장 행복해요.”상고를 졸업한 후 16년 동안 은행에서 근무했던 박사장은 98년 말 명예퇴직으로 직장생활을 마감했다. 평소 ‘장사를 하고 싶다’는 희망이 간절했었기에 구조조정 바람도 무섭지 않았다. 퇴직금을 창업 밑천에 보탤 수 있어서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했다.◆ 퇴직금 다 털었지만 실패 연속첫번째 사업은 당시 반짝 인기를 끌던 호떡 체인점. 배짱좋게 전에 근무하던 은행 지점 앞에 노점을 차렸다. 옛 동료들이 돕고 그 역시 열심이어서 이내 자리를 잡나 싶었다. 하지만 새 지점장이 부임하면서 낮시간 영업을 제지당했다.두번째 사업은 호프집. 낮엔 커피를, 저녁엔 생맥주를 팔면 짭짤하다는 말만 믿고 손을 댔다. 하지만 이전부터 드나들던 손님들은 ‘여종업원’을 찾았다. 궁여지책으로 홍보용 즉석복권을 돌리며 밖으로만 돌다가 3개월만에 문을 닫았다.세번째로 ‘그래도 안정적’이라는 바비큐치킨점에 관심을 가졌다. 사업 밑천이 바닥난 데다 실패 부담도 무거워서 준비를 철저히 했다. 우선 요리학원에 등록했다. 스스로 주방일을 맡기 위해서였다.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버섯요리전문점’을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신문에 난 ‘불난버섯집’ 광고를 본 다음이었다. 바비큐치킨점 개업 준비가 마무리 단계였지만 제대로 된 음식점을 차리고 싶다는 희망에다 성공에 대한 직감이 합쳐져 순식간에 마음이 쏠렸다.“‘이거다’ 하는 느낌이 오더군요. 바비큐치킨점 준비를 접고 과감하게 방향을 틀었습니다. 체인 본사에서 맛의 노하우를 전수받고 싼 가격에 나온 점포까지 구할 수 있어서 개업준비가 일사천리로 진행됐지요.”성공 직감만 믿고 지난 3월 개업한 후 박사장은 밤낮가리지 않고 일에 파묻혀 산다. 싼 임대료만큼 점포 입지가 뒤떨어지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직감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새벽시장 보기, 요리하기, 손님맞이, 음식 나르기도 박사장이 도맡아 한다. 틈이 나면 근처 관공서와 주변 주택들을 돌며 홍보전단을 돌리고 행사가 있으면 찾아가 시식회를 연다. 평균 6천원선인 메뉴들을 45%나 할인해주는 쿠폰도 만들었다. 박리다매, 잠재 고객에게 일대일로 홍보하는 것이 박사장의 영업 철칙이다. 2개월만에 엄지발가락이 마비되었을 정도라니 얼마나 뛰어다녔는지 알 만하다.극성스럽기까지 한 홍보 덕에 효과만은 탁월하게 보고 있다. 점심시간이면 시청, 경찰서 등의 공무원과 인근에 사는 주부들로 만원을 이룬다. 단체 예약도 심심찮게 들어온다.“할인쿠폰을 들고 처음 방문했다 하더라도 맛을 보고 다시 찾습니다. 버섯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재료여서 수요층도 두텁지요. 특별한 밑반찬인 천사채(다시마 에끼스로 만든 요리)도 인기가 좋습니다.”박사장의 습관은 처음 온 고객에게 음식에 대해 요모조모 설명해 주는 것. 맛과 친절이 인상깊다는 손님들로 점포 이름처럼 ‘불‘이 난다고 자랑이다.창업비용은 총 4천5백만원 가량 들어갔다. 몇번의 실패 경험으로 여유자금이 없었기 때문에 아파트 담보대출로 조달해야 했다.◆ 사무실 밀집지·교통 좋은 교외 최적반면 하루 매출은 70만원선으로 주변 상가 가운데 가장 높은 편이다. 주변 사람들은 관공서, 주택가뿐인 한산한 상권인데다 반지하 입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임대료와 재료비, 관리비 등을 제외한 순수익은 한달 평균 6백만원선.“조만간 하루 매출 1백만원을 돌파할 것으로 믿습니다. 음식장사인 만큼 정직하게, 항상 신선하게 초심을 잃지 않고 고객을 맞이할 겁니다. 서비스한 만큼 고객은 늘어나기 마련이죠. 장사꾼이 천직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지요?”박사장이 창업한 버섯요리전문점은 스테미너식에 관심 많은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음식업종이다. 송이, 팽이, 표고, 느타리 등 여덟가지 종류의 버섯이 재료로 들어가 시각적으로 푸짐하고 맛도 뛰어나다.이런 특성 때문에 점심 메뉴를 고민하는 직장인, 건강에 관심많은 주부, 별미를 즐기는 식도락가들이 최대 고객층. 따라서 사무실 밀집지역이나 교통편이 좋은 교외가 버섯요리전문점의 최적 입지라 할 수 있다. 다만 교외에서 창업하려면 주차장을 확보하고 있어야 고객 유치에 효과적이다.이 사업의 장점은 ‘건강’을 강조한 신토불이 음식 아이템이라는 것이다. 이미 ‘우리 몸에 우리 음식이 가장 좋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어 서양음식 홍수 속에서도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요소다. 여기에 맛과 친절까지 더한다면 지역 명소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이 창업전문가들의 평이다. (02)482-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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