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용 전원공급장치 기술 ‘넘버원’

국내 SMPS시장 80% 점유 … 초고속 인터넷망장비 생산공장 준공, 신규사업 진출

지난 2월말 중국 선양. 겨우내 내린 눈이 녹지 않아 온 도시가 하얗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추운 날이 계속되자 길을 다니는 주민마저 드물 정도다. 툰드라 지역을 연상시킨다. 중국내 5대 도시, 동북 3성의 최대도시라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30인조 군악대의 힘찬 금관악기 연주속에 삼보컴퓨터 선양공장 준공식이 있었다. 서울에서 온 1백여명의 하객중에 홍성용(44) 일산일렉콤 사장도 끼여 있었다. 그는 컴퓨터용 전원공급장치(SMPS) 공장을 짓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거대한 동북3성 시장을 내다보고 공장을 건설키로 한 것. 국내에서 다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것임은 물론이다.강원도 원주에 본사를 둔 일산일렉콤은 국내 최대 컴퓨터용 전원공급장치업체. 이 회사의 사업영역은 급속도로 넓어지고 있다. 원래 사업의 출발은 커넥터 제조. PC용 전원공급장치에 이어 전자파 흡수체인 웨이브버스터, 무정전 전원장치, 핸드폰 부품인 바이브레이션 모터, GSM단말기용 초고속 충전기 등으로 분야를 넓혔다. 정보통신부품 전문업체인 셈이다.주력제품인 SMPS는 국내시장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월 1백만대 생산규모를 갖춘 세계 5대 메이커이기도 하다. 전자파 흡수체를 개발해 한국과 미국 일본에서 신물질특허를 획득했고 중국 유럽 이스라엘 등에 특허를 내놓은 상태. 43개국에 수출중이다.◆ 부품·신소재 국산화 열정 고속성장 일궈무정전 전원장치인 UPS 분야에서는 이스라엘 가디안과 협력해 PC내장형 UPS를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경박단소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밖에도 휴대폰용 커넥터 진동모터 등을 만들어 정보통신제품업체에 납품한다. 신기술 개발을 위해 신소재 환경 부문에도 투자하고 있다. 현대정공과 생물학적 오폐수 처리에 적용되는 고정상 세라믹 메디아를 공동 개발했다. 품질면에서 일본산을 능가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회사측은 밝힌다. 수입대체를 기대하고 있다. 생산기술연구원 주관의 국가청정사업인 고효율 오존발생기를 전기연구소와 공동개발해 거의 완료한 상태.다양한 신규사업 가운데서도 특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초고속 인터넷망장비. 원주에 50억원을 투자해 일관생산공장을 완성하고 ADSL, SDSL, HDSL, DSLam, HOMEPNA를 개발하고 국내 공급준비를 마쳤다.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5백30억원 당기순이익은 33억원이었다. 올해 매출은 1천1백억원 내년에는 3천억원으로 잡고 있다. 정보통신분야의 급성장을 예상하고 있어서다.창업자인 홍사장은 횡성출신으로 한양대와 한양대 대학원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출신. 현대전자 창립멤버로 근무했고 맥슨전자 등을 거쳐 88년 창업했다. 월급쟁이 생활을 하던중 부품 및 소재산업이 뒤떨어진 것을 보고 국산화하겠다며 회사를 설립했다. 서울 시흥동에서 직원 1명으로 시작했다. 초기에는 뿌리깊은 수입품 선호와 국산품 불신으로 시장개척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벽을 수출로 극복했다. 해외에서 품질을 인정받아 역으로 국내시장에 진출한 것.일산일렉콤의 전체 매출에서 수출비중이 73%에 이르는 것은 초창기 수출전략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홍사장의 사업철학은 ‘BGNG’로 요약된다. 첫번째가 Best Technology. 회사의 크기보다 기술의 깊이를 먼저 생각한다는 것. 두번째는 Green Communication, 인간중심의 기술개발을 지향한다는 의미다. 세번째는 New Technology. 독창적인 신기술로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Global Marketing. 수출확대와 해외공장 설립도 이 전략에 따른 것이다.홍사장은 “하드웨어에 바탕을 둔 소프트웨어 구현을 목표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한다. 기존에 생산하고 있는 정보통신 부품사업을 토대로 △이동통신 단말기 △초고속 인터넷 접속장비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 및 서비스 △전자상거래 △콘텐츠로 이어지는 정보통신 및 인터넷 사업의 수직계열화 작업을 마쳤다. 정보통신관련 소프트웨어 및 지능형 교환기 개발업체인 인텔넷과 전자잡지 전문 포털사이트 및 전자상거래 업체인 디씨진닷컴에도 출자했다.B2B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과 SI사업을 하고 있는 아이링스의 지분을 55% 확보해 최대주주가 되기도 했다. 이 회사와 공동으로 개인창업자 및 중소기업이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는 초고속망 구축과 서비스를 펼칠 예정이다.여러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홍사장은 좋은 일이 줄지어 생기고 있다. 98년 제2회 벤처전국대회에서 중기청장상과 강원중소기업대상을 수상했고 작년에는 국무총리상 그리고 최근 4월에는 중기청으로부터 이달의 벤처기업인상을 받았다. 매출액의 8%를 연구비에 투입할 정도로 연구개발을 중요시하는 노력의 산물인 것 같다. 홍사장은 수출확대로 거대한 중국시장에서 큰 승부를 거는게 꿈이다. (02)3282-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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