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력강화 ‘산딸기차’로 한방벤처 도전

요즘 시중의 화제는 드라마 이다. 허준이 고난을 극복하고 어의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이 드라마의 폭발적 인기는 벤처기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방을 사업아이템으로 한 벤처기업이 설립된 것이다. 조선조 허준의 약자들을 향한 한방의술을 벤처 설립을 통해 재현해보고 싶다고 나선 사람은 (주)청우당 하우청 사장(44). 지난 4월19일 ‘한사모 산딸기 차’로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벤처기업 지정을 받은 그는 최근 대구 계명대학교 식품가공학과 연구소와 공동으로 산딸기를 이용한 한방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산딸기는 예로부터 ‘복분자’(覆盆子, 요강을 엎다)라고 불릴 정도로 정력강화에 효험이 있는 한약재이다. 이런 탓에 한의학계에서는 산딸기를 토종 ‘비아그라’로 부른다. 신장기능 강화는 물론 임신을 돕고 간기능 개선에 특효가 있다는 것이 하사장의 설명이다.주로 잼이나 술 등으로만 가공돼온 산딸기가 한방차로 개발되기까지는 지난 수년 동안 하사장이 몰두해온 우리 약재에 대한 연구가 밑받침됐다. 하사장은 서울 경동 한약재시장에서 13년동안 한약방을 경영하면서 틈만 나면 전국 주요 명산을 돌아다니며 약초를 캐고 효능을 분석했다. 보다 대중적인 한약재 연구를 위해 ‘한약을 사랑하는 모임’(한사모)를 결성, 한방지식을 넓혀나갔다.“비아그라가 특효약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을 보고 한방에도 그 이상의 특효가 있는 약재가 있을 것으로 믿었습니다.”하사장은 밤을 새워 고서를 탐독하고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하던 끝에 오미자 산수유 구기자 산딸기 등의 약재가 정력강화에 특효가 있음을 알게 됐다. 특히 산딸기는 동의보감 본초강목 등 정통 한방서에 최고의 정력제로 기록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산딸기는 기본적으로 정력에 좋은 약재인데다 맛 또한 새콤달콤해 차로 만들어 팔면 장사가 되겠다는 생각이 하사장의 뇌리를 스쳤다. 정력에 좋다면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우리나라 남성들의 유별난 행동도 산딸기 차 개발을 부추긴 요인이었다.◆ 북한과 합작 추진, 미국·일본 수출 박차그러나 하사장의 이런 개발의지에 대한 주위의 반응은 냉담했다. 지난 98년 국내 16개 제약회사에 산딸기 차 공동개발을 위한 협조공문을 보냈으나 모두 퇴짜를 맞은 것이다. 산딸기 등 한약재에 대한 인식부족이 가장 큰 이유였다. 오히려 한사모가 산딸기 차 개발에 일등공신이 돼주었다. 한사모 회원들과 토론·연구를 거듭한 끝에 하사장은 산딸기 차를 출시하는데 성공했다. 이때가 지난해 9월. 지난 1월에는 서울시로부터 우수향토식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사장은 앞으로 계명대 연구소측과 추출 농축 발효 등 제조공법을 보다 과학화해 산딸기 차뿐만 아니라 산딸기음료 복분자주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하사장의 사업영역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북한과의 합작을 위해 이미 통일부 승인을 받아놓은 상태이고 일본 미국 유럽 등에 산딸기 차를 수출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바이오벤처의 하나인 제약산업이 양약 위주로 돼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한방과 한약재에 대한 재조명과 새로운 가공기술이 접목되면 한방벤처의 탄생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하사장이 설립한 청우당은 조선시대 명의 허준이 쓴 이 벤처기업인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통해 21세기 바이오산업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여는 ‘작은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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