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자본’ + 북 ‘노동력’ = 시너지 극대화

대륙횡단 철도건설·시베리아 가스관 연결 등 동북아 경제협력 가시화 기대

97년 8월 신포 금호지구에서 열린 경수로 착공식남북한 정상은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남북공동선언문이 발표됐으며, 그 안에는 “남과 북은 경제협력을 통하여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라고 남북경협을 정리하고 있다. 남북경협은 일방적인 대북지원이 아니라 호혜적인 것이라는 의미다. 남북경협은 비공식적인 교류에서 공식적인 교류로 발전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한국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당분간 대북지원성 경제협력 불가피단기적으로 남북경협이 한국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만큼 규모가 큰 것은 아니다. 또한 남북한의 경제력 격차를 감안한다며 당분간은 북한에 대한 지원성 경제협력이 불가피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한반도의 긴장이 현저히 완화되면 한국의 국가신인도가 올라가게 된다. 한국기업과의 사업을 검토하는 외국기업들이 첫번째로 점검하는 것은 바로 한반도의 전쟁발발 가능성이다. 한반도는 전 세계 지역에서 전쟁발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항상 지적되어 왔기 때문에 외국기업에는 그만큼 사업 안전성이 낮다는 인식이 깊게 박혀 있는 것이다. 남북경협의 확대로 남북간 긴장이 완화되면 그만큼 우리경제가 세계경제와 교류할 수 있는 여지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또한 분단 이후 한국은 섬나라 아닌 섬나라 일 수밖에 없었다. 휴전선은 넘나들 수 있는 국경이 아니라 넘을 수 없는 장벽이었다. 전국토의 효율적 활용이라는 차원에서도 휴전선에 접하고 있는 지역은 상대적으로 낙후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되어 오고 있다. 남북경협이 활성화되면 우리는 대륙으로 연결되는 연육교를 얻게 되고,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반도국가로서 지리적 특성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셈이다.그밖에도 국내 생산비 급등으로 해외로 이전하거나 포기해야만 했던 산업들을 북한의 저렴한 생산비를 이용해서 재건함으로써 세계시장에서 첨단제품과 중저가 제품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효과적인 생산기지를 꾸릴 수 있게 된다. 국내적으로 침체되었던 분야들이 활기를 띨 수 있게 된다. 장기적으로 첨예한 군사적 대립이 완화되고 이에 따른 분단비용이 줄어들면서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국가의 재원이 늘어가게 될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남북한이 공동으로 누릴 수 있는 효과들이다.동아시아 지역의 대규모 사업도 추진함으로써 한국경제의 국제적 역동성이 제고될 수 있다. 탈냉전 이후 세계경제는 지역단위의 블럭화가 가속되어 왔다. 미주지역은 미국을 중심으로 캐나다 멕시코 등이 참여하는 NAFTA가 형성되었으며, 유럽지역은 EU가 화폐통합까지도 달성한 상태다. 그런데 또 하나의 거대 축이 될 수 있는 아시아 지역, 특히 동아시아 지역은 지역협력의 가닥을 잡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대통령이 ‘철의 실크로드’라고 표현했듯이 대륙횡단 철도 건설, 시베리아 가스관 연결 등 남북분단으로 인해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대규모 사업들이 진행되면서 동북아 지역의 경제협력이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며, 이 또한 한국경제의 경쟁력을 제고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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