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지원 등 정책 배려 … 유지 보수 일반화

(왼쪽)쌍용건설이 리모델링한 싱가포르의 래플즈호텔, (우)주기적 개,보수를 시행중인 뉴욕 엠파이어스 스테이트 빌딩.미국, 유럽 등 리모델링이 대중화된 나라들의 특징은 ‘유지·보수를 당연하게 여긴다’는 것. 건축물을 짓는데 그치지 않고 건물 내외부를 사회 흐름에 맞게 수시로 개·보수한다. 빌딩 라이프사이클(BLCC)에 따라 자연스럽게 되풀이하는 ‘습관’이 곧 리모델링 시장 확대로 이어진 셈.오래된 건축물이 많은 유럽의 경우 전체 건설시장에서 평균 35.7%를 리모델링 시장이 차지하고 있다. 보통 20년 주기로 2~3회의 리모델링을 단행해 1백년이 넘은 건물이 수두룩하다. 특히 아파트는 영국이 평균 1백41년, 프랑스가 86년, 독일이 79년의 수명을 자랑한다. 20년을 ‘아파트 사망 시기’로 잡는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다.유럽의 리모델링은 오래된 건물일수록 원래 모습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둔다. 내외부를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되도록 원형에 근접하게 복원하면서 건물 기능은 사회 흐름에 맞게 바꾸는 것. 또 설계시 에너지 절감, 환경 친화적 시스템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게 특징이다. 지하수를 사용하고 기존 자재를 재활용하는 리모델링 사업이 흔하다. 특히 유럽 국가들은 건물 리모델링에 국고를 지원하고 세금을 감면하는 등 제도적 장치가 잘 갖춰져 있다. 재건축 보다 리모델링을 유도하는 건설정책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북미지역은 90년대 들어 리모델링 사업이 급격히 성장했다. 98년 현재 미국내 건축시장 전체 투자액 6천3백억달러 가운데 31.7%를 리모델링 시장이 차지하고 있다. 캐나다는 58.6%를 차지해 건설산업에서의 비중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특히 미국은 주택 평균 수명이 1백3년에 이르며 정부가 ‘에너지 보전과 생산에 관한 법률’을 제정, 에너지 관련 리모델링이 대중화되고 있다. 뉴욕의 명소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경우 1931년에 준공된 건물이지만 수시로 빌딩 기능을 업그레이드시켜 70년이 지난 지금도 사용에 전혀 문제가 없다.일본 리모델링 시장 연평균 2.5% 성장일본의 리모델링 시장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양상을 띤다. 90년대 거품경제가 붕괴되면서 민간 및 공공건설 시장이 위축된 점, 이를 계기로 대형 건설업체의 리모델링 시장 진출이 늘었다는 점이 IMF 위기 이후 국내 사정과 유사하다. 일본은 전체 건설시장에서 25.2%가 리모델링 시장으로 분류된다. 연평균 2.5% 정도가 성장하고 있는 상태.일본의 리모델링 사업은 신축 후 지속적인 애프터 케어(After-Care)를 통해 수주하는 연고 위주의 장기 영업형태를 띤다. 개·보수의 성격보다 유지·관리의 개념이 강하고 건설업체마다 영업조직과 별도로 리모델링 관련 진단, 기획, 설계, 제안을 수행하는 전문조직이 있다는게 특징이다. 또한 유럽처럼 리모델링 투자분야에 국고를 지원하고 세금을 감면하는 등 활성화 정책이 두드러진다.지난해 5월 일본 리모델링 시장을 둘러본 대림산업 리모델링팀 임호진 박사는 “일본에서는 건물 사용자의 요구 변화와 부동산 가치 향상, 유지 측면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한다”며 “지속적인 수요 창출을 위해서는 시설유지관리(Facility Management) 측면에서 부동산 관리회사와 전략적 연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