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실적 눈여겨 보면 ‘기대주’ 있다

새롬기술 연말종가 5천5백원 ‘참담’ … PSR지표 등 통해 성장성·실적갖춘 ‘옥’ 골라낼 때

종합주가지수가 연초대비 52% 하락했던 2000년 거래소 시장의 하락률 상위 종목에는 데이콤 삼보컴퓨터 다우기술 맥슨텔레콤 엘렉스컴퓨터 등 소위 첨단기술주들이 대거 속해 있다. 코스닥 시장은 더욱 심했다. 코스닥 성장주의 흥망을 한몸에 보여줬던 새롬기술의 연말종가는 최고가 대비 98.6% 하락한 5천5백원이었다.비단 우리나라에서 뿐만이 아니다. 2000년 말 미국 나스닥지수는 신경제의 버블이 가라앉기 시작하며 최고치 대비 50% 이상 하락했고 연초주가에 비해서도 40% 가까이 떨어지며 95년 이후 5년간의 상승세를 마감했다. 업종, 종목별 부침도 심해 시가총액 상위기업의 순위가 급격히 변화하기도 했다. 시스코 루슨트테크놀로지 AT&T MCI월드콤 등 2000년초 각광을 받던 기업들의 주가하락폭이 컸고 경기와 관련, 반도체주의 등락도 심했다. 시스코와 함께 노텔 JDS 유니페이스 등 광통신 관련주는 하반기 새로운 테마를 만들어냈다가 신경제 관련주 위축과 함께 서리를 맞아 짧은 기간 동안 심하게 등락했다. ‘지난해는 B2B에서 시작해 B2B로 끝났다’는 월가의 우스갯소리도 이런 분위기에서 나왔다. 앞의 B2B는 기업간 전자상거래라는 의미이고, 뒤의 것은 ‘근본으로 돌아가라’(Back to the Basic)는 얘기다.성장주의 ‘화려한 날’은 갔는가. 새해들어 미국의 금리인하를 발판으로 증시가 폭등하면서 나스닥과 코스닥의 기술주가 반등하고 있긴 하지만, 성장주에 대한 시장분위기는 전과 달리 조심스럽다. 많은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들은 이같은 ‘선언’에 앞서 가치주와 성장주의 개념과 이에 대한 오해부터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고 말한다.“성장주·가치주 개념부터 명확히해야”일반적 기준으로 볼 때 성장주는 “최근 3년의 매출 및 이익증가율이 시장 평균보다 높고, 이런 성장성이 최소 3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평가되며, 독점적 시장점유나 경영 효율성·생산성 증대 등으로 경기순환을 타지 않는 종목, 일반적으로 당시의 첨단산업 영위기업이 포함될 가능성이 많은 종목”이라고 규정된다. 하지만 실제 구분은 이렇게 간단치 못하다. 국내에서는 99년 4/4분기 이후, 정보통신주가 강력한 테마로 급부상하면서 과거 어느 테마주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자 성장주, 가치주 논쟁이 불붙었다. 이후부터 정보통신-비정보통신, 성장주-가치주, 거래소-코스닥으로 말을 바꿔가며 주도주 논쟁이 계속됐다. 애널리스트들은 사실 이 주식들을 두 개의 범주로 양분할 수 없음에도 마치 둘 사이가 대체투자대상처럼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동원경제연구소 코스닥 분석팀 김명찬 연구원은 “90년대 들어 가장 상승폭이 컸던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라며 “이들은 거래소 시장에서 가장 성장성이 높은 기업이고 영업실적도 그에 걸맞게 변화해 왔다”고 말한다.최근 2년여의 성장주-가치주 부침 속에서 ‘울다 웃다’ 해야 했던 대표적 가치투자가 동원증권 이채원 주식운용부장도 “하이테크 주식을 잘 이해할 수 있고, 미래 현금 흐름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잘 할 수 있다면 성장주에 투자하면 된다. 나는 그것을 잘 할 수 없어 내가 예측가능한 전통기업에만 투자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얻을 수 있었던 교훈은 “‘가치주냐 성장주냐’가 문제라기 보다 투자 목적과 스타일에 맞는 투자를 하라는 것”이라는 얘기다.결국 성장주 중에서도 성장성과 실적이 고루 조화를 이룬 ‘옥’을 골라내는 것이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첨단기술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방법에 ‘검증된 정답’이 아직 없다는 것이 난제. 널리 쓰이는 기업가치 평가방법은 재무재표 등 기업의 현금흐름에 대해 접근 가능한 정보가 많은 일반적인 기업에 적용되는 방법이다. 하지만 벤처기업은 기업의 현금흐름 또는 배당금에 관한 정보가 거의 없고, 설사 있다 해도 상대적으로 분석대상기간이 짧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미래의 높은 성장률을 감안할 때 현재 정보는 미래 예측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KAIST테크노경영대학원의 이재규 교수, 인터넷 비즈니스 평가업체인 비즈아이닷컴과 연세대 김준석 교수 등은 수익보다는 매출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매출액 대비 주가를 계산하는 PSR(주가매출비율) 지표가 유용하다고 말하고 있다.★ 코스닥 대표 닷컴기업 분석● 새롬기술다이알패드 유료화 성공여부가 관건2000년 3/4분기 새롬기술의 매출은 광고수익 25%, 상품매출 70%, 기타 용역수익 5%로 구성돼 있다. 2000년 하반기부터 시작한 동영상 광고 등에도 불구, 광고매출은 두드러지게 증가하지 못했다. 새롬의 전략은 다이알패드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강화해 커뮤니케이션 포털로 진화해가는 것이다. 다이알패드의 유료화 등도 전략의 일부다. 애널리스트들은 온라인 광고시장의 낮은 성장세를 다이알패드 유료화로 상쇄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엔씨 소프트‘리니지’ 인기로 현금흐름 좋아 … 성장성 쾌청국내 회원수 8백30만명, 온라인 게임 리니지의 인기가 꾸준해 매출액이 계속 증가중이다. 2000년 연간 매출액 5백71억원, 경상이익 3백41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종의 특성상 영업환경 변화 등에 따라 영업 위험이 크지만, 현금흐름 성장성도 매우 크다. 2000년 예상실적 기준 PER도 13.4배에 불과, 국내 게임업체의 예상치 26.4에 비해 매우 낮아 ‘첨단기술주와 가치주’라는 단순 이분법이 의미가 없음을 증명하는 종목의 예라고 볼 수 있다.● 다음 커뮤니케이션브랜드 파워 1위 … 수익모델 창출 가능성 의문국내 1위의 포털사이트라는 브랜드 인지도는 확고하다. 2000년 3/4분기 매출액이 2/4분기에 비해 20.8% 증가했다. 그러나 2/4분기의 증가율 58.2%에 비해서는 크게 줄었다. 특히 매출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광고매출액이 경기 위축으로 인해 4.9%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반면 3/4분기부터 시작한 전자상거래 매출이 4/4분기에는 40억원을 넘을 것으로 잠정 집계된다. 단기간 내에 수익모델을 찾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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