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례1 / '1인 홍보맨' 안재만씨"'나'를 찾는 기쁨, 직장에선 꿈도 못꿨을 것"적성살려 돈도 벌고 남도 돕고 '일석이조'... "보보족이라 불러다오"홍보전문가 안재만씨(31)는 ‘보보족’을 지향하는 1인 기업가다. 자신이 가진 지식 및 재능을 자산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지만, 개인의 이익뿐만 아니라 사회복지 및 공익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는 뜻에서다. 그래서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여피족’과는 확연히 구분된다는 것이 안씨의 설명이다.안씨가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홍보업무다. 현재 ‘시큐아이닷컴’과 ‘알린다 커뮤니케이션’ ‘양친회(FPP: Foster Parents Plan)’의 홍보 컨설팅을 맡고 있다.휴대용 거짓말 탐지기 회사인 ‘911 컴퓨터’를 비롯한 몇몇 벤처기업의 홍보 프로젝트를 맡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이 있다. 홍보대행사 알린다 커뮤니케이션에는 이사직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하는 일은 완전히 1인 기업가다.“지금으로선 ‘안재만’이라는 브랜드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개인 ‘안재만’으로선 부족한 점이 많거든요.”안씨는 신라호텔 홍보팀 출신이다. 94년 삼성그룹 공채 35기로 입사, 지난해 8월 그만둘 때까지 만 6년을 홍보실에서 근무하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홍보일을 좋아했고, 조직생활에도 비교적 만족했습니다. 아버지가 개인 사업을 하다가 망한 경험이 있고, 또 제가 공보장교 출신이라 조직에 대한 충성심도 상당히 높은 편이었죠. 그러나 IMF를 겪으면서 조직에 대한 회의가 들더군요. 라는 책을 읽으며 느낀 점도 많았고…. 그래서 하루라도 늦기 전에 ‘개인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개인으로 돌아온 지금, 안씨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거품’이 상당히 빠지고 있음을 느낀다. 조직을 앞세운, 즉 ‘신라호텔 안재만’으로 소개했을 때와 ‘홍보전문가 안재만’이라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확연히 차이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개인 안재만은 아직까지 열세다. 그러나 일단 그의 능력을 알고 친해지고 나면 예전보다 훨씬 돈독한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 개인 안재만의 장점이자 가능성이다.“궁극적으로 ‘코리아’를 전 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국제 양친회 일도 제3세계 아동지원이라는 목적 못지 않게 우리 나라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것이기도 하고요. 그러기 위해 2~3년 후쯤 좀더 전문적인 공부를 해볼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노릇노릇 물들인 머리에 팔찌를 하고, 가죽점퍼에 검은색 배낭을 맨 안씨는 자신의 외모 또한 ‘조직인간’과 다른 ‘보헤미안적’ 성격이 강하지 않느냐며 디지털시대의 전문가그룹인 ‘보보족’으로서의 당찬 포부를 나타냈다.★ 사례2 / 웹클릭 이용진씨“안풀리던 직장운 창업으로 한풀이”상속세 시뮬레이션 개발,홍보.영업 '원맨쇼'..."24시간 매어있어도 보람"웹클릭포유(www.webclick4u.com)의 이용진씨(37)는 자신을 ‘뚜벅이’로 표현한다. 보험영업인을 위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개발에서 홍보, 영업까지 모든 것을 자신이 ‘뚜벅뚜벅 걸어다니면서’ 총괄하기 때문이다.사무실도 따로 없다. 집에 있는 방 하나에 컴퓨터 스캐너 프린터 팩스 등 기본적인 기구를 갖춰두고 사무실처럼 활용한다. 따로 출퇴근이 필요 없고, 누군가에게 명령을 받을 필요도 없는 전형적인 ‘1인 기업’의 CEO이자 직원이지만 하고 있는 일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고 털어놓는다.“그동안 여러 가지 직장을 경험해봤지만 지금의 일이 어떻게 보면 가장 힘듭니다. 출퇴근이 일정한 직장생활이야 퇴근만 하면 내 생활이 보장됐지만, 지금은 24시간 내내 일에 신경을 써야 하거든요. 물론 그에 못지 않은 보람과 희망, 무엇보다 재미가 있기 때문에 ‘해 볼 만한 일’이라고 믿고 있죠.”서울대 자원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유공학을 전공한 이씨는 전공과 관련된 ‘직장운’이 별로 따라주지 않았던 케이스에 속한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석유공학 전공자가 무엇을 할 수 있었겠느냐”는 것이다.첫 직장은 빌딩자동화 관련 회사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었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다음에는 비행기 파일럿이 되고자 했다. 라이선스를 취득하면 취업이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호주의 사설 파일럿학교에서 라이선스를 취득했지만 그 사이 바뀐 법률 때문에 허사가 됐다. 이어 컴퓨터그래픽 프리랜서, 수학과외교사 아르바이트 등을 거쳐 그나마 번듯한 직장이라고 할만한 현대정유 선물거래 파트에 들어갔다. 여기서 국제 선물거래의 묘미를 배우긴 했지만 이 역시 채 2년이 안돼 그만 두고 당시 한창 바람을 일으키던 프루덴셜 라이프플래너(LP)로 입사, 4년 동안 보험영업 스킬을 쌓았다.이때 그가 개발한 것이 상속세 시뮬레이션 프로그램(iTaxS:Inheritance Tax Simulation). 상속세 재원마련을 위한 색다른 ‘세테크’의 일환으로 종신보험을 이용하는 방법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다. 상속세 계산시 여러 가지 종합적인 변수들을 사용함으로써 30~40년 후 고객의 상속세까지도 순차적 계산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본래는 제가 사용하기 위해 개발했는데, 상용화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지난해 3월 프루덴셜을 그만두고 7월부터 판매용 버전으로 개발하기 시작해 10월말쯤 제품을 내놓게 됐습니다.”이씨가 상속세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란 수익모델로 1인 기업을 창업하기까지 가장 큰 원동력은 전문성과 자신감이었다. 4년 동안의 종신보험 영업경력과 이를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 개발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 누구도 자신보다 더 잘할 수 없으리라는 자신감이 창업을 결심하게 했다. 그리고는 모든 것을 직접 해냈다. 프로그램을 개발한 뒤 이를 CD-롬에 넣고, 상표를 붙이고, 포장을 하는 것 등등.“창업비용은 거의 들지 않았습니다. 컴퓨터나 프린터, 스캐너, CD라이터 등은 직장 생활 틈틈이 장만해둔 것이었고, CD를 제작하는데 드는 비용은 개당 1천원이 채 안됐지요. 물론 지적 자산인 프로그램과 저를 비롯한 우리 가족의 노력은 별도로 해야겠지만.”개당 15만원씩인 그의 iTaxS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50장이 판매됐다.수입면에서 아직은 미미한 편.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많이 만들 수 없는 데다, 아직은 알리는 기간이라는 것이 주된 이유다. 그러나 창투사가 펀딩을 제안해올 정도로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써 본 사람의 입소문으로 구입문의도 늘어나고 또 강의요청도 들어오고 있는 추세.“대규모 펀딩은 받지 않을 작정입니다.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경영에 제한도 많아지고 1인 기업으로서의 장점도 없어질 테니까요. 다만 원하는 수요만큼의 공급을 위해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자금은 신청해놓고 있습니다.”이씨는 “시작은 미미하나 끝은 장대하리라”라는 경구를 자신의 미래모습으로 그리고 있다며 “1인 기업으로서의 가장 중요한 점은 자신의 상품이 최고라는 자신감”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