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회복 기대속 “그 돈이 어떤 돈인데”

@@@@1150100정부는 현재 8조원 규모인 국민, 공무원, 우체국보험연금 등 4개 연금의 주식투자규모를 2∼3년내에 25조원으로 늘리겠다고 최근 밝혔다. 종합주가지수가 하락세를 보이던 2월 마지막주에 지수방어용으로 2천억원 정도의 연기금이 증시에 투입되기도 했다. 재경부가 지난 2일 4대 개혁보고회의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2월말 기준으로 증시에 투입될 수 있는 연기금전용펀드는 2조1천억원에 달한다.연금의 주식투자 규모가 25조원 정도 되면 4대 연금의 포트폴리오 가운데 주식투자 비중은 현재의 11%에서 20%로 크게 늘어난다. 이 정도 비율이면 선진국에 비해 높은 것은 아니다.미국 민간기구인 코퍼리트 거버넌스 네트워크(The Corporate Governance Network)에 따르면 미국 연기금의 주식 보유 비중은 1950년도에 0.8%에 불과했지만 70년 9.4%, 80년 18.5%, 90년 28%에서 최근 30% 이상으로 늘었다.연기금처럼 장기투자가 가능한 자금이 주식매입에 쓰인다면 증시에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요기반이 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미국증시의 장기 상승이 가능한 배경에는 잘 알려진 캘리포니아 공무원퇴직연기금(캘퍼스; CalPERS)처럼 주별 연기금들이 주요 주식투자세력인데다 K401과 같은 연기금의 체계적 주식투자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도 일리가 있다.단기투자행태의 보편화로 변동폭이 넓어진 현재 증시여건에서 장기투자자금이 들어오면 우량주식의 개수보유전략에 따라 장기적으로 저평가우량주의 주가회복이 가능하다. 문제는 연기금의 성격상 과연 주식투자가 적절한가하는 원론적 반대와 방법론상으로도 지금이 매입시기가 아니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는 점이다.반대론자들은 특히 연금은 국민이 노후를 위해 정부에 관리를 맡긴 것이고 사회안전망의 핵심부분인데 당장의 주가부양을 위해 증시에 투입하는 수단으로 쓰여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연금은 국민이 노후를 위해 정부에 관리를 맡긴 것이므로 기대수익이 낮더라도 안전하게 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최근 전국의 공립 및 사립학교 교사들 70% 정도가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반대했다는 조사결과는 봉급생활자 상당수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부분적으로 연기금의 주식매입을 찬성하는 사람들도 ‘증시의 불확실성’과 ‘수익의 불확실성’을 들어 지금 시점에 증시에 투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견해를 갖고 있다.그러나 “종합주가지수 500포인트대는 하락위험보다 상승가능성이 더 높은 지수대이므로 장기투자에 적기”(장인환 KTB자산운용대표)라는 판단도 적지 않다. 또 저금리추세가 기조화된다면 국민연금의 운용도 수익성을 어느 정도 강화하지 않을 수 없다.80년대부터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중을 크게 늘린 미국에서는 90년대 들어 주가의 지속적 상승으로 캘퍼스(CalPERS)나 플로리다 신탁기금(FSBA) 미국교직원 연기금(TIAA-CREFF) 등 주요 연기금의 자산이 크게 불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삼성증권이 최근 발표한 ‘삼성시장전략보고서’에 따르면 연기금 자산규모는 96년말 이후 연평균 43%씩 늘어나 내년말 6백3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연기금의 자산규모가 늘어날수록 주식투자 여력도 높아지고 운용대상도 늘리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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