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강사 배출을 위해서 국내 인기 강사들에게 선진국 수준의 대접을 해줘야 한다.세계적 경영학자인 톰 피터스는 1회 강연료로 6만~7만달러를 받는다. 웬만한 회사 중역의 1년 연봉에 해당되는 액수를 한 번 강연으로 너끈히 벌어들이는 셈이다. 미국에선 이름께나 알려진 교수나 컨설턴트들도 3만~5만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3천5백만~6천만원을 받는다. 세계적인 학자에 대한 예우겠지만 국내 강사들은 지식인들을 이 정도로 대우해주는 미국이 부럽기만 하다.우리의 현실은 어떨까. 삼성 LG 현대 등 국내 주요 기업에서 초빙하는 A급 강사들의 1시간 강연료가 20만원이다. 기다리는 시간까지 포함해 2~3시간을 강의한다고 해도 60만원. 여기에 강사가 유명세를 타거나 강연료 현실화를 요구할 경우 1회 강연료로 1백만원을 지급한다. 때에 따라서는 2백만~3백만원을 받는 강사가 있지만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낫다.따라서 단순 수치상으로 비교했을 때 1백만원을 받는 국내 강연자와 6천만원을 받는 미국 강연자의 강연료는 60분의 1 수준인 것이다. 이 결과를 놓고 볼 때 한국의 지식사회의 질은 미국의 60분의 1 수준이라고 평가한다면 과장된 것일까.강연료 많이 주면 지식사회 앞당겨질 것대기업이 이 수준이라면 중소기업이나 지방 자치단체 등에서 주는 강연료는 기대할 수도 없다는 것이 강사들의 전언. 최근 소식에 대해 목말라하는 그들의 눈을 보고 있으면 강사료를 도로 내놓고 싶은 마음까지 든다고 한다. 오며 가며 기름 값으로 강연료를 다 써도 이같은 청중들의 관심 때문에 강연장으로 달려가는 것이 강사들의 현실이다.강연료 수준도 적지만 더욱 알 수 없는 것은 국내 강사들은 당당히 얼마의 강연료를 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 알아서 주면 고맙다는 생각일까. 지식인이 돈에 따라 움직인다는 주변의 인식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국내 A급 강사 대접을 받고 있는 이장우 이메이션코리아 사장은 “강사들이 당당히 강연료를 요구하고 그에 합당한 강의 내용을 해야 한다”며 “기업이 교육에 투자한다는 말만 하지 말고 실제 강사들에게 강연료를 많이 준다면 지식사회는 한 층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도 그의 자서전 에서 “힘들게 준비해 강연해 놓고 왜 강연료를 떳떳하게 요구하지 못하는지 안타깝다”며 지식인들에 대한 사회의 푸대접이 결국 지식사회를 정체시킨다고 주장했다.이에 대기업 연수원 관계자는 “가치가 있으면 그만큼 대접하겠지만 강의 내용을 보면 반은 지난번 것과 비슷하다”고 지적한다. 강의 내용을 꾸준히 향상시키고 새로운 조류를 탐구해서 강의하기보다 유명세만 내세워 강연료를 요구한다는 것이다.또다른 대기업 연수원 관계자는 “실제 얼마 전 모 기업에서 정보통신관련 전문가를 초청, 8시간 강연에 6억원을 지급한 사실이 있다”며 “첨단 토픽을 강연할 수 있다면 미국처럼 거금을 주고서라도 모셔올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강의의 질과 강연료는 비례하지만 국내 강연자들은 그만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얘기.그러나 푸대접을 받는 곳에서는 좋은 강사가 나올 수 없듯 국내에도 1천만원을 받는 강사가 나온다면 지식유통의 선순환을 이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기업이 말로만 교육투자를 외칠 것이 아니라 국내 지식인들에게 선진국 수준의 대접을 해줘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