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팩문화’ 꿰뚫고 있는 ‘대비’

컴팩코리아엔 ‘대왕대비’가 있다. 이화숙(41) 컴팩코리아 플랫폼컨설팅 이사가 장본인이다. 컴팩코리아가 현지법인이 되기 이전인 91년 직원 5명의 브랜치 시절부터 일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만큼 컴팩의 문화, 조직을 잘 안다는 얘기다.이이사는 지난해 1월 플랫폼컨설팅 조직이 신설되면서 이사로 승진했다. 여성으로 이사까지 올라간 예가 없는 컴팩코리아에선 드문 케이스다. 게다가 올해부터 컴팩 제품뿐 만 아니라 디지털 제품까지 커버하게 돼 회사로부터 실력을 확실히 인정받았다. 플랫폼 컨설팅은 말 그대로 시스템의 기반이 되는 운영체제, CPU 등을 제대로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이이사도 영업을 지원하는 기술지원부터 출발했다. 그동안 영업은 물론 협력업체 기술지원을 포함해 협력업체 엔지니어에 대한 제품, 기술 교육도 해왔다. 현재 이이사가 주력하는 것은 IT 자격증 취득에 관한 교육이다. 3년 전부터 실시하고 있는 컴팩코리아 ASE 자격증은 최근까지 4백50명이 취득할 정도로 인기다.현재의 위치에 오기까지 이이사는 여성이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초창기 컴팩에 입사할 때부터 이런 어려움은 시작됐다.이이사는 “홍콩에서 입사 인터뷰를 봤는데 10명의 심사위원들이 모두 ‘한국은 보수적인데 엔지니어로 어떻게 일을 할 것이냐’고 물었다”며 “외국 IT기업이라고 한국기업과 많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그래서 그는 남성 중심의 문화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우수한 실력을 가져야 한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남성을 하나의 카운터 파트너로 당당하게 맞서고 의사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력도 있어야 하지만 실력을 팔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게 이이사가 컴팩코리아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경쟁력의 원천이다.이이사는 연세대 대학원에서 전산학을 전공한 뒤 미국계 컴퓨터 회사에 입사해 미8군 정보화 프로젝트에서 강사로 활동했다. 그리고 89년부터 91년까지 2년간 미국 애포트 한국지사의 전산업무를 담당하면서 컴팩과 인연을 맺었다. 컴팩 시스템의 유저가 된 것이다. 컴팩 시스템이 좋아 컴팩에 입사한 후 94년 컴팩코리아 현지법인 설립에 참여하면서 기술지원센터를 설립하는 등 여성 엔지니어로 실력을 발휘했다.그후 97년에는 ATSC (어드밴스트 테크놀로지 서포트센터) 부장으로 승진하면서 본격적인 매니저의 길로 들어서 오늘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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