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은 ‘회의적’ 하이닉스는 ‘회생론’ 확산

"하이닉스 경쟁력 유효, 해외매각보단 회생절차 추진해야" 목소리 높아

증시에서는 "벤처마인드로 하이닉스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하이닉스 반도체 이천공장하이닉스 반도체(옛 현대전자)와 현대건설을 보는 시장의 시각은 해법에 따라 극과 극을 달린다. 특히 현대건설이나 하이닉스 반도체는 소액주주의 비중이 70% 가까이 되기 때문에 소액주주들의 움직임에 따라 이들 기업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시장에서 보는 현대건설은 초기의 희망적 시각에서 냉정한 시각으로 돌아섰다. 지난 달 29일 주총에서 대주주 지분 완전 감자와 채권단의 출자전환이 결정된 후 현대건설주가는 한 때 회생가능성에 대한 기대로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임시주총을 통해 신속히 출자전환과 새 경영진 선임이 되고 소액주주 지분이 4대1 이하 선에서 감자되면 주식을 사볼만 하다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임시주총에 대한 이야기도 없고 대주주지분의 완전감자에 대한 의심이 일게 되자 바로 다음날 하한가로 돌아섰다.한태욱 대신증권 건설담당 애널리스트는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대주주측이 임시주총을 소집, 지분감자와 채권단 출자 전환 새 경영진 선임을 신속하게 이뤄 시장을 안심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외 건설공사 현장에서 현대건설의 공사가 지연되면서 원가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는 것. 신속한 후속조치만이 현대건설의 정상화, 즉 주가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외자유치를 추진중인 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한 시장의 시각은 이보다 긍정적이다. 하이닉스 반도체의 현 주가수준은 액면가를 밑도는 3천원대. 하이닉스 반도체 주식보유자들의 상당수는 반도체 경기회복에 해외매각이 되면 1년 이내에 주가가 1만원 이상, 지난해의 2만원대까지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하이닉스 반도체의 매각은 구조조정의 가시적 성과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도 호전시킬 수 있다며 해외매각을 바라고 있다.문제는 하이닉스 반도체의 올해 누적채무액이 6조5천억원으로 매출 예상액 7조5천억원의 87%에 달한다는 것. 하이닉스 반도체는 액정표시장치(LCD)와 통신사업부문에서 1조∼1조5천억원, 유가증권 등 자산매각으로 1조원, 외자 10억달러 유치를 통해 3조∼3조5천억원의 자금조달을 추진중이다. 결국 외자유치조건이 관건인데 막대한 규모의 차입금을 다 안으면서 제값에 사겠다고 나설 외국업체가 있을 리 만무하다. 이렇게 되면 한국정부에 부채탕감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고 실제 국내에 들어오는 자본유치 규모보다 부채 탕감액이 더 클 수 있어 해외매각은 대안이 아니라는 주장이다.이같은 이유로 증시에서조차 “벤처마인드로 하이닉스 반도체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전병서 대우증권 반도체담당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 반도체가 현재 부채문제로 고전하고는 있지만 차입금만 줄여 주면 다음 호황기에 적어도 4조원대의 돈벌이가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어차피 해외매각시 부채탕감으로 금융기관이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면 “벤처투자하는 셈치고 국내 연기금이 살 것”을 주장하고 있다.구희진 LG증권 반도체담당 애널리스트도 “하이닉스 반도체가 무너지면 8조원이 물린 금융구조조정도 물건너 간다”고 강조한다. 출자전환 및 20.3%(정몽헌 회장 지분 및 현대상선 현대중공업지분)에 달하는 대주주지분의 완전감자와 자회사보유주식 매각 등 해법을 신속히 진행하면 최근 D램반도체 가격이 반등기미를 보이고 있는데 힘입어 회복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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