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모르는 지 옥장세 ‘공포’ 세계경기 안정 화로 ‘봄 올까’
입력 2006-08-31 11:56:23
수정 2006-08-31 11:56:23
1997년 11월주가 280 추락 … 부채가 화 불러97년 11월21일 IMF 구제금융 신청을 전후한 1년 동안 주식 투자자들은 패닉상태에 가까운 공포감을 경험했다. 97년 7월의 종합주가지수 800은 97년말 350으로 급락했다. 96년말 사상 최대의 무역적자를 기록한 뒤 표면화된 위기감은 97년초 동남아 외환위기로 증폭됐고 급기야 구제금융까지 받아야 했다. 기업의 과도한 부채는 실물 경기 위축과 환율상승 금리폭등 속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멀쩡해 보이던 대기업들이 문을 닫았고 수많은 샐러리맨들이 길거리로 내몰렸다. 97년 말은 잔인했다.종합주가지수는 98년 6월 280선으로 급락, 최저를 기록했다.이듬해 6월에는 53개 기업과 5개 은행의 퇴출이 발표되면서 종합주가지수는 280까지 떨어졌다. 이보다 한 달 앞서 정부는 외국인 투자 한도를 철폐하는 등 증시부양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과는 시장의 냉담함뿐이었다. 외국인 투자자의 투매가 이어졌고 미국계 헤지펀드인 타이거펀드는 투자기업에 환매요청을 했다.이렇게까지 상황이 나빠진 데에는 기업의 과도한 부채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한보 진로 한일 등 대기업이 살인적인 고금리가 지속되자 부채를 견디지 못하고 부도처리됐으며 97년 7월 기아사태가 터지면서 폭락장세로 이어졌다. 원화가치 하락으로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투자자들은 대거 매도에 나서 한국전력 등 외국인이 선호하던 종목들도 폭락했다.97년말에는 원/달러 환율이 2천원 가까이 되면서 87년 이후 10년만에 400선이 깨졌고 거래소 사상 처음으로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이 없을 정도로 시장은 황폐해졌다.그러나 98년 중반부터 미국이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통화가 풀리자 아시아 시장에 투자자들이 몰리기 시작했고 국내 증시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15%에 달하던 금리가 10% 밑으로 떨어지면서 기업의 숨통을 틔워주었고 국내 기업들은 앞다퉈 증자를 단행하며 주식시장에서 돈을 끌어 모았다.2001년 4월구조조정 지연 … 상승 불투명2000년 1월 종합주가지수는 1059포인트로 IMF 이후 최고를 기록한다. 그러나 이를 고점으로 끝없이 추락, 코스닥지수 역시 2000년 3월을 고점으로 맥없이 떨어지기만 했다.2001년 4월 종합주가지수는 50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 지수는 70을 넘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증시가 다시 살아난 98년 하반기부터 99년말까지 대기업들이 무리하게 수조원의 증자를 단행해 주가하락의 기폭제가 됐고 코스닥시장의 극심한 투기거래도 한계에 달해 하락세를 지속시켰다”고 분석했다.경기불안감이 확산되면서 4월4일 종합주가지수는 500선이 무너졌다.이들은 “그동안 미국의 금리인하 효과가 시장을 떠받쳐 왔으나 실물경기 하락으로 당분간 약세국면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지난해는 국내 증시 사상 처음으로 전종목에 대해 서킷브레이커스(일시 매매 중단)가 걸리는 등 추락 일변도였다.97년에는 당시 기아그룹 주식이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하며 증시 폭락의 기폭제를 제공했듯이 99년에는 대우그룹, 지난해는 현대그룹 관련 기업들이 증시 폭락을 부채질했다.현재 위기상황, 돈푼다고 해결되지 않아지연된 구조조정의 대가는 지난해에 이어 올들어서도 내내 증시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연초 미국금리 인하에 힘입어 반짝 랠리가 있었지만 지난 3월 나스닥 시장이 폭락하면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졌고 결국 4월4일 종합주가지수는 98년 12월 이후 최저치인 493.69를 기록했다.증권업계 전문가들은 “98년 폭락 뒤 상승세를 탔지만 이번 폭락 뒤엔 반등의 모멘텀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한다.이정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기업의 재무위기로 빚어진 98년 폭락은 금리인하와 통화팽창으로 극복할 수 있었지만 올해 위기는 기업의 사업성 위기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돈을 푼다고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특히 세계 경기를 좌우하는 미국이 지난 10년간 IT산업으로 호황을 누렸고 이젠 그 시기가 중단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국내 증시의 미래전망이 불투명하다.그러나 신성호 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낮은 금리, 원화 절하, 그리고 일본 유럽을 포함해 전세계가 경기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 주식시장은 하반기부터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