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둔화→ 부진→최악 “위기는 이미 진행중” 불안

1997년 11월기업 도산 도미노, 실업사태 최대● 생산금융기관이 제 구실을 못하면서 돈이 묶이고 대기업과 하청업체는 부도 도미노로 계속 쓰러지면서 제조업 생산은 11월부터 증가율이 6.1%로 급격히 둔화됐고 12월에는 2.1%를 기록했다. 내수관련 업종의 생산은 10월부터 계속 부진해 98년 1월에는 10.7% 감소세로 돌아섰다. 내수침체가 반도체 등 일부 업종만을 제외하고는 전 업종으로 확산됐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내수산업을 중심으로 크게 하락, 12월에는 73.4%로 89년 4월 이후 최저수준을 나타낸 뒤 98년 1월 68.3%로 다시 최저치를 나타냈다.전경련에서 6백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Business Survey Index) 또한 외환 위기 직전 경제주체들이 비교적 경기를 낙관하다 이후 크게 어려움을 겪게 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97년9월 88.0에서 10월 92.0이었던 지수는 11월 77.0으로 하락했고 12월에는 63으로 떨어졌다.● 소비소비 부문을 보면 97년 민간소비는 계속 낮은 증가율을 유지하다가 10월 들어 크게 위축, 2.7%로 97년초 이래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인다. 고용불안, 주가 하락 등으로 잔뜩 위축된 소비 심리는 외환위기로 인해 크게 줄어 다음달 더욱 둔화됐고 이후 대규모 고용조정과 기업 도산으로 인한 실업증가, 임금삭감 등으로 꽁꽁 얼어붙었다.● 물가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는 내수 부진과 국제 원자재가격 안정 등의 영향으로 97년 11월까지 안정세를 유지해오다 12월부터 급격히 상승했다. 전월비 각각 2.5%와 8.2% 상승했는데 이는 환율 급등으로 인해 석유제품과 배합사료 등의 공산품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 98년 1월에도 이같은 상승세는 이어져 전월비 각각 2.4%, 4.9% 상승했다. 12월에 환율 급등으로 인한 석유제품이 물가상승을 주도했다면 1월에는 공산품 및 개인서비스 부문에까지 오름세가 확산되면서 불안심리를 자극했다.● 고용‘관리직 과장급 이상 임직원 1백여명 일괄사표’ ‘명예퇴직’ 등이 사회적 이슈가 되며 실업률이 크게 들썩이기 시작한 것은 97년11월부터. 성장 둔화에다 구조조정 등이 겹치면서 최악의 실업 사태가 우려됐다. 이어 12월 3.1%(실업자수 66만명)로 고용 상태가 더욱 악화됐으며 1월 4.1%(1백20만명), 2월 4.7%로 가파른 상승(1백24만명)세가 계속됐다. 3월에는 6.5%(1백38만명)로 97년 11월(2.6%) 이후 4개월만에 3.9%포인트나 상승했다.● 수출입수출은 11월까지 반도체, 석유화학, 기계류 등 중화학 제품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12월에는 원화 환율 급등이 반영돼 수출입 물가가 크게 올랐다. 12월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2.8% 증가에 그쳤으나 수입 또한 자본재 및 소비재를 중심으로 24.7%나 크게 감소하는 바람에 수출입차는 23억2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동안 수출입차는 계속 흑자를 나타냈으나 이는 수출 증가보다 수입의 급격한 감소에 힘입은 것이었다.2001년 4월내수·소비‘꽁꽁’… 심리위축 커● 생산제조업 생산은 2000년 12월 전년 동월대비 증가율이 11월의 6.2%에서 4.6%로 떨어졌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4.7%로 4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으며 99년 5월의 75.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1월 들어서도 0.4% 감소를 계속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자동차, 통신 등은 내수위축이 계속되는 상황.한편 2001년 3월중 기업경기 실사지수는 102.4로 나타나 지난해 10월의 91.8 이후 연속 100 이하에 머물렀던 기업경기는 6개월만에 지수 100을 넘어섰다. 전경련은 “기업체감 경기가 호전된 이유는 지난 몇 달간 지속된 부진세에 대한 심리적 반등이 주로 작용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히고 있다. 실물경기가 회복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는 해석이다.● 소비소비는 둔화추세가 더욱 더 빨라지고 있다. 1월에 설 특수로 소비재 판매액 지수가 약간 상승했지만 경기상황에 민감한 자동차나 휴대용 전화기 등의 내구재 소비는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2000년 12월 계절조정 소비재 판매액 지수는 지난달에 비해 2.4% 감소했고 1월에도 1.1% 감소했다.● 물가올 1월 소비자물가는 지난 2000년 12월에 비해 1.1%나 오르면서 불안심리를 부채질했다.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하면 4.2%나 오른 것. 공공요금인상, 학원비, 집세 인상 등이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2월에도 전월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 4.2%씩 상승한데 이어 3월에는 4.4% 오르는 등 폭은 다소 꺾였으나 상승은 계속되고 있다.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은 심하지 않지만 환율상승이 물가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고용고용사정은 여전히 짙은 안개속이다. 실업률과 실업자수는 외환 위기 이후 크게 늘어나면서 99년2월까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다 잠시 증가세가 멈추는 듯 했으나 2000년 10월부터 다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실업률이 4.1%로 크게 상승한데 이어 올해 1월 들어서도 실업률 상승 행진이 계속돼 4.6%에 이르렀다. 실업자수는 12월 89만명에서 1월 98만명으로 늘어났다. 계절 조정 실업률도 4.1%로 지난달의 3.9%에 비해 높아졌다.● 수출입3월달 수출증가율이 2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서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컴퓨터 주변기기 등의 수출이 부진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조현상 연구원은 “외환 위기 당시에 비해 국내 산업구조가 수출 비중이 높아지는 쪽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특히 제조업 중심에서 정보통신 수출 기여율이 높아졌다”며 “국내 수출 품목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의 상황에 수출 성장 회복이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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