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IF 거센 도전속 ‘10년 1위 수성’ 안간힘, 아웃백·베니건스 점포 확대로 ‘1위 등극’ 도전장

외국계 브랜드가 포진하고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업계는 극심한 ‘혼전 지역’으로 분류된다. 92년 3월 최초의 패밀리 레스토랑을 선보인 T.G.I.프라이데이가 10년째 업계 1위를 수성하고 있는 가운데 베니건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 후발업체들이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적극적인 점포망 확장에 나선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가 올해 8개 점포를 추가로 개설, 1위 자리에 앉겠다고 공포해 관심을 끈다.지난해 매출실적으로 따지면 T.G.I.프라이데이의 현재 ‘맞수’는 베니건스다. T.G.I.프라이데이가 지난해 17개 점포에서 6백억원의 매출을 올린 반면 베니건스는 10개 점포에서 4백억원의 매출을 기록, 99년 대비 42%의 신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5개 점포를 신규 개설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총 8개 점포에서 1백50억원 매출을 기록해 99년 대비 1백66% 성장했다.즉 점포수, 매출액 등 외형상으로는 T.G.I.프라이데이의 독주체제지만 점포단위당 매출로는 베니건스가 1위, 향후 성장 가능성으로 봐서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가 단연 돋보인다는 분석이다.‘빅3’의 최대 격전장 서울 양재동과 청담동, 부산 해운대로 가보자. 업체들도 ‘누가 전체 1등이냐’보다 ‘이 지역에서 누가 잘 버나’에 촉각을 곤두 세운 모습이다.먼저 서울 양재동. 지하철 양재역을 중심으로 베니건스와 아웃백스테이크, T.G.I.프라이데이가 나란히 자리를 잡고 치열한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로선 베니건스 도곡점의 매출이 가장 높은 상태. 3백46석 규모로 좌석 수가 가장 많고 96년 오픈한 후로 고정고객을 확보한 것이 비결로 풀이된다. 하루 평균 1천9백만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게 동양제과 외식사업본부의 설명이다.서울 양재·청담동·해운대 최대 격전장반면 T.G.I.프라이데이는 이곳에 1호점을 낸 후 최고 2천8백만원이 넘는 하루 매출을 기록하다 97년 폐점, 지난해 12월 다시 매장을 열었다. 2백83석 규모로 하루 평균 1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길 건너 맞은편에 자리잡은 3백석 규모의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T.G.I.프라이데이보다 열흘 앞서 개점, T.G.I.프라이데이와 비슷한 매출 수준을 보이고 있다.청담동 학동네거리 상권에선 터줏대감 T.G.I.프라이데이가 1위,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와 베니건스가 뒤를 잇고 있다. 베니건스는 현재 매장을 T.G.I.프라이데이 바로 옆으로 옮겨 정면 승부를 편다는 계획이다.부산 해운대는 예상을 불허하는 지역. 지난해 10월 T.G.I.프라이데이가 먼저 입성한 LG하버타운에 나머지 두 개 레스토랑이 차례로 들어선다. 4월17일 오픈하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2층에, 6월에 오픈하는 베니건스는 4층에 자리를 잡는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5층에 자리잡은 T.G.I.프라이데이는 ‘바다 조망 조건이 가장 좋다’는 점을 주무기로 내세우고 있다.‘지방 진출’은 패밀리 레스토랑업계의 공통 고민거리다. 패밀리 레스토랑이 선보인지 10년만에 서울 시장이 포화상태를 맞았다고 판단하기 때문. 올해 들어 ‘무르익은 시장’인 서울·수도권을 돌보는 동시에 ‘무궁무진한 시장’인 지방으로 발길을 옮기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계절적 영향을 받는 부산 해운대에서 하루 1천8백만원 선의 매출을 올린 T.G.I.프라이데이의 개가도 ‘지방행’을 부추기는 요인이다.지방 진출·고정고객 잡기 혼신하지만 올해 시장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연초부터 광우병, 구제역 파동이 매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해 주재료인 미국산, 호주산 쇠고기의 선호도가 뚝 떨어진 상태다. 업체마다 해물, 닭고기 등으로 구성된 신메뉴를 서둘러 내놓고 있지만 낙관할 수 없는 입장이다.전반적인 경기 하락도 성장률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각 업체는 올초 23∼1백12.5%에 이르는 성장을 예상했지만 1분기 매출 분석 후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진다.하지만 ‘패밀리 레스토랑이 20대 신세대와 여성층의 적극적인 지지를 업고 당분간 성장가도를 달릴 것’이라는 데 이견을 갖는 이는 거의 없다. IMF위기 때도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뤘을 만큼 국내시장에서 기반을 확보했다는 게 중론이다.인터뷰 / 이선용 T.G.I.프라이데이 사장“끊임없이 단련, 업계 선두 지켜야죠”“97년 마스터즈 골프대회에서 2위와 12타 차이로 우승한 타이거 우즈가 시상식 후에 뭘 했을까요? 곧장 스윙 교정을 하러 갔답니다. 누구나 인정하는 1등이지만 자기단련에 소홀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랜드슬램도 달성한 거죠.” 패밀리 레스토랑 ‘원조’로 통하는 T.G.I.프라이데이 이선용(41)사장은 직원들에게 골프신동 타이거 우즈 이야기를 자주 한다. ‘T.G.I.프라이데이가 업계 1위인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끊임없이 훈련하고 앞서 나가야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게 이사장의 지론.“현재로선 ‘맞수’라 할 만한 상대가 없습니다. 브랜드 인지도나 점포수, 매출 부문에서 단연 앞서니까요. 점포망을 확장하고 있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에 주목할 만 하지만 서비스 질 저하나 유동성 부족 등 부작용을 걱정해야 할겁니다.” T.G.I.프라이데이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정인태 사장과 이재우 상무, 마르쉐 여영주 본부장, 우리들이야기 장명선 사장 등이 근무했던 ‘외식업계 사관학교’로 통한다. 이사장은 이들 경쟁사에 대해서도 여유로운 면모를 보여주었다.“이제는 경쟁관계에 놓인 이들이지만 덕분에 시너지효과가 발생하고 시장도 확대되니 긍정적인 면이 많지요. 선두업체가 후발업체의 도전을 받는 것이 시장 원리인 만큼 서로 최선을 다하면 함께 발전할 겁니다.”인터뷰 / 정인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사장“올 연말쯤 T.G.I 추월한다”“두고 보세요. 올 연말을 기점으로 반드시 1위가 됩니다. 언뜻 점포수 늘리기에 매달리는 것 같지만 캐시 플로(cash flow)가 가장 건전한 기업이 되는 게 진정한 목표입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정인태(47) 사장은 “T.G.I를 누르고 1등이 되는 게 목표”라고 주저없이 말한다. 올해 8개, 내년부터 30개 점포를 오픈시켜 2004년엔 50개 점포를 가진다는 계획을 착착 진행시키고 있다. 하지만 정사장의 이러한 도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유동성 부족이나 서비스 질 하락 우려는 ‘격려’로 듣겠습니다. 얼마 전 미국 본사로부터 3백만달러를 추가로 들여와 지금껏 총 1천6백만달러를 지원받았어요. 국내 시장에 대한 확신과 비전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지요. 서비스 교육도 어느 업체보다 철저합니다. 우리는 서비스 인성을 갖춘 인재만 뽑아 단련시킵니다.”거침없는 정사장의 성격 만큼이나 아웃백의 시장 공략은 저돌적이다. T.G.I프라이데이 미국 본사에서 6개월간 교육받고 영업지원본부 이사까지 지낸 그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을 믿는다.“지금은 1등을 쫓아가지만 곧 쫓아오게끔 만들 겁니다. 직원들과 함께 현장에서 뛰는 한 어렵지 않게 이룰 수 있어요. 좋은 경쟁관계를 만들어 서로 커가자는 이야기지요. 시장은 혼자 만드는 게 아니니까요.”정사장은 지난 3월 전세계 1천5백여명의 아웃백 경영자를 물리치고 ‘올해의 경영인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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