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도입, “따논만큼 거둔다” 취득 열풍

자격증 소지자 고용명시, 수요확대예상...감정평가사,부동산 펀드매니저 등에 수강생 몰려

리츠관련 강좌들은 평가시험후 인증서와 수료증을 발금, 민간 자격증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경제신문 부동산펀드매니저 과정.7월부터 부동산간접투자상품 리츠(REITs)가 도입됨에 따라 부동산 관련 자격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르면 전문성을 높이고 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리츠사는 3인 이상의 자산운용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하며 부동산투자자문회사는 3∼5인 이상의 전문인력을 갖춰야 설립 허가를 받을 수 있다.이때 전문인력이란 △감정평가사 또는 공인중개사로서 해당분야에 5년 이상 종사한 자 △부동산 관련 분야의 석사학위 이상 소지자로서 부동산의 투자·운용과 관련된 업무에 3년 이상 종사한 자 △기타 이에 준하는 경력이 있는 자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자를 말한다.이에 따라 부동산 관련 자격증 소지자에겐 취업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리츠가 활성화되면 부동산 전문인력 수요가 확대되고 자격증 가치도 상승할 것이기 때문. 그러나 리츠 붐을 타고 민간 업체에서 유사 자격증을 남발, 질 저하 등 폐단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리츠시장 규모나 참여업체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여서 소요 인력 예측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무엇보다 건설교통부에서 전문인력 교육 이수에 관한 규정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건설교통부 토지정책과 관계자는 “6월 중순께 전문인력 교육 이수에 관한 규정이 정해지면 건교부 지정 교육기관이나 교육과정에 대한 지침이 정해질 것”이라며 “리츠와 관련, 부동산 자격증을 따고자 하는 사람은 세부 지침이 확정된 후 수강 일정을 잡도록 하라”고 말했다. 민간 자격증의 경우 섣불리 수강했다가 해당 기관·업체가 교육기관 지정을 받지 못하면 ‘종이조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건설교통부는 내년 6월까지는 리츠 관련 ‘전문인력’ 범위를 감정평가사, 공인중개사, 부동산 분야 석사학위 이상 소지자로 제한할 방침이다. 리츠를 겨냥해 부동산 자격증을 준비하려면 감정평가사, 공인중개사 등 공인 자격증에 도전하는 것이 안전한 셈이다.감정평가사합격률이 2% 선에 불과해 ‘부동산 고시’로 불린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하며 1차가 7월1일, 2차가 8월26일에 치러진다.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1백76명을 뽑는다. 내년부터는 미리 정해놓은 인원만 뽑는 상대평가제를 폐지하고 일정 점수를 따면 모두 합격할 수 있는 절대평가제로 바뀔 예정. 또 1차 시험에 영어가 추가된다.감정평가사 자격증은 취득 후 취업과 고수입 확보가 비교적 수월하다. 주로 감정평가법인에 소속돼 신도시 건설이나 대규모 택지개발에 따른 토지 보상 가격 산정에 투입된다. 공시지가 산정도 주업무. 개인 감정평가사무소를 개설하거나 은행, 제2금융기관, 보험회사에 취직하는 경우도 많다. 합격을 위해 보통 2∼3년을 학습기간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대학생들이 주로 응시한다. 앞으로 리츠가 활성화돼 부동산 가치 산정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 더욱 활약이 기대되는 분야다.공인중개사전 분야를 통틀어 가장 많은 응시인구를 가진 자격증. 99년에 13만여명이 응시, 11.4%의 합격률을 보였고 지난해엔 12만9천여명이 응시, 15.9%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올해 제12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은 9월16일에 치러진다.공인중개사란 타인의 의뢰에 의해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토지나 주택 등의 매매, 교환, 임대차 행위를 알선·중개를 하는 사람을 말한다. 부동산거래에 직접적으로 관계하기 때문에 전문성과 자질이 특히 중요시되는 분야.개인 중개사사무소나 중개법인 설립시 꼭 필요하며 부동산 관련 기업에 취직할 때 플러스 요인이 된다. 특히 몇 년 사이 여성 응시율이 증가하고 있고 합격자 수도 이에 비례해 늘어나고 있다. 여성의 섬세함에 전문성을 접목, 의뢰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는 여성 공인중개사도 적지 않다.하지만 총 합격자 수가 10만명을 넘어서면서 희소가치가 사라진데다 중개업 시장이 포화상태를 맞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주택관리사(보)격년제로 실시되는 주택관리사(보) 시험은 내년 11월에 예정돼 있다. 여타 자격증 시험에 비해 난이도가 낮아 직장인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주택관리사(보) 시험에 합격한 후 일정 경력요건이 충족되면 주택관리사가 된다.지난 97년부터 공동주택관리령에 의해 공동주택사업자는 반드시 1인 이상의 주택관리사(보)를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한다. 자격증 취득 후에는 주로 아파트 단지나 빌딩의 관리소장, 건설회사 등에 취직할 수 있다.하지만 그동안 합격자가 과잉 배출돼 신규 수요 창출이 쉽지 않은 게 문제다. 앞으로 시험이 매년 실시될 가능성도 커 당분간 자격증 소지자가 양산될 전망이다.미국 감정평가사(MAI)부동산 분야의 ‘AICPA(미국 공인회계사)’로 불리는 고급 자격증. 미국 AI(Appraisal Institute)가 부동산의 가치 평가와 투자 분석 및 투자 자문에 대한 교육을 직접 실시하고 자격을 인증한다. 국내에서는 코리아리얼에스테이트네트웍(약칭 코리넷)이 교육을 대행하고 있다.이 자격증을 따려면 국내 감정평가사 자격을 갖고 있어야 한다. 자격이 없는 사람은 코리넷의 MAI과정을 수료하거나 부동산 가치평가 실무경력이 3천시간 이상이어야 하는 등 자격요건이 까다롭다. 코리넷 이은미 부사장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고 싶은 부동산전문가에게 유효한 자격증”이라고 소개한다. 부동산에 문외한인 사람은 접근 자체가 불가능한 자격증인 셈. 올해는 6월4일부터 교육이 시작되며 수강료는 8백80만원이다.부동산펀드매니저(리츠전문가)리츠 시행을 앞두고 리츠 관련 강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개설되기 시작한 이들 강좌는 평가시험후 인증서와 수료증을 발급, 민간 자격증 역할을 하고 있다.현재 부동산펀드매니저 과정을 개설하고 있는 곳은 줄잡아 10여군데. 대학 부설 사회교육원에서 언론사, 컨설팅업체 등 다양하다. 문제는 부동산자산관리사, 부동산금융전문가, 리츠애널리스트, 리츠자산관리사 등 제각각 다른 명칭을 사용하고 있어 혼돈을 주고 있다는 것. 하지만 교육과정을 뜯어보면 부동산 실무와 부동산투자회사법 해설, 해외 리츠 현황 등을 대동소이하게 다루고 있다.한국경제신문사의 경우 제3기 부동산펀드매니저 과정을 개설하고 6월8일부터 교육에 들어간다. 1·2기 교육과정에는 1백5명이 신청, 현재 강좌가 진행 중이다. 한경닷컴, 부동산114, 한국생산성본부, 한국능률협회 등도 강좌를 개설했고 개설을 준비중인 업체 및 기관도 상당수다. 수강료는 66만∼1백98만원으로 천차만별이며 고용보험법에 의거, 일정액을 환급받을 수 있다.이 자격증을 말한다 / 감정평가사신현기 삼창감정평가법인 감정평가사“경쟁 심화 … 넓은 시각 가져야 후회없어”“많이 알려진 자격증이 아닌 차별화된 전문자격증으로 다른 직업을 갖고 생활하고 싶었습니다.” 삼창감정평가법인 신현기(39) 감정평가사의 말이다. 신씨는 직장생활의 한계가 너무 뻔해 보여 다니던 D그룹 보험사를 그만두고 고시학원에 등록, 1년의 준비 끝에 감정평가사시험에 합격했다. 그게 지난 94년. 자격증 취득후 1년6개월의 수습을 거치면서 감정평가업무의 전반에 대한 흐름을 배운 후 96년 지금의 감정평가법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씨가 하는 일은 부동산가격을 평가하는 일. 공시지가나 지가변동률 등을 위한 가격산정, 지자체나 토공 주공 등의 보상관련 지가산정, 담보·경매 등의 부동산감정 등을 담당한다.감정평가법인 가운데 중상위권 규모지만 6년차 감정평가사인 신씨가 받는 월급은 대기업 부장급 수준. 하지만 “(급여)보다 중요한 것은 일에 대한 ‘애정’”이라는 게 신씨의 말이다. “기업보다 자유스런 분위기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데다 공공성이 있는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보람도 크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새롭게 주목받는 부동산관련 각종 강좌를 빼놓지 않고 수강하는 부지런함을 보인 것도 이런 자긍심과 공부해두면 언젠가 업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 한국경제신문사(ABS) 감정평가협회와 능률협회( REITs) 한국증권금융연구소(부동산자산관리) 등에서 마련한 전문가 과정들이 신씨가 수료한 강좌들이다.그러나 신씨가 감정평가사를 지망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픈 말은 아주 현실적이다. 감정평가사 자격증을 따도 바로 취직이 된다거나 직장생활보다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바라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최근 몇 년새 자격증 취득자가 급증한데다 대다수 감정평가법인의 일감이 줄어드는 등 시장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감정평가라는 일도 그렇게 만만히 볼일이 아니라는 게 신씨의 ‘경험담’이다. 때문에 “자격증 취득만을 목표로 하기보다 꼼꼼함, 원만한 대인관계, 세무·회계능력 등 업무수행에 필요한 능력이나 자질을 키우는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게 신씨의 맺음말이다.이 자격증을 말한다 / 공인중개사이정숙 이정숙공인중개사사무소 사장한건한건 성취감이 큰 힘…‘내사업’ 자리매김“공인중개사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등기부등본을 떼어본 일조차 없었다”는 이정숙(44) 공인중개사는 전직이 ‘선생님’. 경기도 과천과 안양 등의 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쳤다. “부동산 중개업이 유망할 것이라는 생각과 자신에게 변화를 주고 싶어” 안정된 교직을 박차고 나와 학원에 등록, 6개월간의 공부 끝에 지난 99년 10회 공인중개사시험에 합격했다. 취업이 아닌 ‘내 사업’의 발판으로 공인중개사를 택했기에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서 3개월간 실무연수를 거쳤다. “실무연수를 통해 공인중개사가 ‘괜찮은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연수를 마친 99년12월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 근처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사무실을 열고 부동산뱅크의 프랜차이즈에 가입했다.그러나 연수 당시의 ‘괜찮은 직업’이라는 생각과 달리 주변에 중개사무실을 알리는 일과 직접 현장에 고객을 안내하며 다리 품을 파는 일을 되풀이하느라 1년6개월간은 눈 돌릴 여유조차 없었다. 특히 ‘복덕방’이란 개념이 아직 사라지지 않은데다 공인중개사를 전문자격인으로 보지 않는 일부의 시각이 이씨를 힘들게 했다. 이럴 때마다 이씨의 어깨를 다독거린 것은 성취감. “계약 한 건을 이룰 때마다 느껴지는 성취감이 큰 힘이 됐다”고.성취감은 이씨를 짧은 시간내에 자리를 잡은 능력있는 여사장으로 만들었다. 지역내 아파트의 중개에 의존하는 대다수의 초보 공인중개사들과 달리 1년도 안돼 아파트는 물론 상가 빌딩 토지 등 다양한 물건들을 처리하는 빼어난 수완을 보였다. “덕분에 수입이 교직에 있을 때보다 낫다”고.이제 공인중개사 3년차인 이씨는 최근 주부 학생 등 공인중개사 지망생들이 늘고 있는 것에 대해 “부업이나 할 요량이라면 아예 그만두라”는 따끔한 충고를 먼저 놓는다. “몇년새 공인중개사들이 크게 늘면서 11만여명에 이르지만 개업을 해서 영업중인 공인중개사는 23%에 불과하듯 부업이 아닌 전업으로 적극적으로 매달려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이씨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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