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월 총자산 1백조원 돌파, 수익 경영실적 '국내최고' - 김상훈 행장 리더십,조직력 시너지 '주목'
국민은행 본점요즘 국민은행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실적으로 말한다’. 국민은행은 국내 1위 은행으로서의 자부심을 이렇게 표현한다. 2000년을 기준으로 총자산 총수신 총여신 자기자본 당기순이익에서 은행권 1위를 차지, 거의 모든 영역에서 금융권 수위를 차지했다. 지난 2월에는 은행 중에서 처음으로 총자산 1백조원을 돌파했다. 총여신 55조, 총수신 74조7천억원 등 규모에서도 손색이 없다. 은행 구조조정이 진행됨에 따라 우량은행과 부실은행간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심화되는 과정에서 ‘든든한 은행’ 이미지를 굳혔다. 지난해말 자기자본은 당기순이익 등의 호조로 전년에 비해 6천8백46억원 늘어난 4조2천5백65억원에 달한다.국민은행 김상훈 행장은 이같은 좋은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국내에서만의 리딩뱅크가 아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은행으로 도약하자고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고 나선 셈이다.‘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은행’은 사실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엔 삼성전자나 포항제철과 같이 미국의 유수 경제지가 선정하는 1백대 혹은 2백대 기업에 드는 우량기업이 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만은 유독 세계 1백위 안에 드는 곳이 아직 없다. 국내에서 소매은행에 독보적 지위를 확보했다고 해서 미국의 씨티뱅크와 자주 비교되긴 하지만 사실 직접 비교하기엔 멀어도 너무 먼 얘기다.그러나 최근 2년간 국민은행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조직운영을 수익성 중심의 선진은행 모델로 바꾸었고 독립채산기반, 여신관리시스템 등을 마련하는 과정에 있다. 모두 ‘글로벌 경쟁력’을 실현하기 위한 포석들이다. 국민은행의 경쟁력과 비전을 분석한다.소매금융 "경쟁자 없다."‘한국의 씨티은행’이라는 별칭에서 알 수 있듯(씨티은행의 주 수입원은 ‘소비자 금융’으로 국내 시중은행들의 소매금융과 거의 같은 개념이다) 소매금융에서 우월한 지위를 점하고 있다. 시중은행 중 2위인 방대한 점포망은 소매금융 분야의 든든한 버팀목. 주택은행과의 합병이 끝나면 점포망은 1천1백개나 돼 소매금융 분야의 점유율이 단숨에 40%대에 이르는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시장 점유율이 40%를 넘으면 사실상 독과점 상태가 돼 짧으면 5년 안에 시장 지배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공통적인 분석이다.최근 국내 은행들이 너도 나도 “소매금융에 주력할 것”이라고 선언하고 나서는 이유는 수익성을 중시하는 경영으로 선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다시 말하면 소매금융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국민은행은 수익성 면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1천4백50만명의 거래고객을 기반으로 한 시장점유율과 자금 조달 구조가 수익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4월말 현재 총예금 잔액은 61조 3천억원. 지난해 말과 비교해 4조1천억원이나 증가했다. 그런데 이중에서도 특히 평균조달비용이 2.6%에 불과한 저코스트 요구불성 예금이 19조7천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순이자 수익이 14.3%나 되는 것도 다른 은행과 차별되는 점. 부실 위험이 낮은 가계 여신이 전체 여신의 35.4%나 되는 것도 수익성에 기여한다. 중소기업여신까지 더하면 리테일 비중이 70%가 된다.대손충당금은 2000년 중에 6천5백억원, 2001년 1분기에 1천7백47억원을 추가 적립해 고정이하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99년말 44%에서 2000년말 57%, 현재 58.7%까지 높아졌다. 향후 대출자산의 부실화에 의한 수지악화 가능성에 대비, 충분한 방어막을 쌓아놓은 것이다.장은과 합병후 기업금융도 강세국민은행은 ‘소매 전문은행’으로 널리 인식돼 있지만 정작 은행측은 이런 세간의 평가가 ‘오해’라고 말한다. 장기신용은행과의 합병은 국민은행의 자산구조를 크게 바꿔 놓았고 기업금융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했다. 현재 국민은행은 기업금융 비율이 훨씬 높아 64%에 달한다. 지난 98년말 이뤄진 이 합병은 조직 문화 부분에서는 적지 않은 상처를 남기기도 했으나 전통적으로 소매 금융에 강한 국민은행에 ‘날개’를 달아 준 것이다. 당시 69조원이었던 자산과 장기신용은행 자산 22조원이 합쳐 91조원이 되면서 규모도 커졌다. 99년말 국민은행의 기업여신 규모는 21조1천억원으로 국내 은행들의 기업여신 총액 중에서 18.1%를 차지했다. 이는 국내 은행중 가장 큰 비중이고 국민은행 가계대출금액 10조9천9백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였다. 2001년 4월말 현재 기업자금대출 합계액은 31조8천억원으로 국내 은행 중 최대규모다.지난해와 올해 국민은행은 연이어 대형 히트상품을 내놨다. 대표적인 것이 ‘국민수퍼정기예금’이다. 이 상품은 유례없는 판매기록을 세우며 판매 47일(영업일수 기준)만에 수신고 6조원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5월14일 10조원을 돌파했고 가입자 수는 27만4백61명. 시중금리가 제로상태에 진입하면서 고객 관심이 금리보다는 거래의 편리성 자금관리서비스 등으로 옮겨가는 시점을 포착, 맞춤형 상품을 통해 고객 개개인의 재테크 전략에 맞게 상품을 설계하고 수시로 여유자금을 예치해 목돈을 마련케 한 전략이 주효했던 것이다.‘빅맨부동산투자신탁’도 또 하나의 히트상품이다. 최근 은행 신탁계정 중에서 돈이 들어오는 곳은 흔치 않은데 이 상품은 발매 수분만에 매진 등의 대기록을 세울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개발 주역은 한경수 팀장이 이끄는 7명의 신탁팀원들. 이들이 처음 팀을 구성한 것은 99년 2월. 다른 은행보다 1년 앞서 상품개발에 들어간 것이다. 이같은 투자와 지원에 힘입어 인기 상품으로 자리잡아 지금까지 9백30억원의 펀드가 조성됐다. 이처럼 히트 상품이 정기적으로 공급되는 것은 은행 인지도, 안정적인 고객 확보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