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침체 둔화·600선 돌파 등 증시 체력 보강 … 근로자주식저축 필수
좋은 기억보다는 나쁜 기억이 머리 속에 오래 맴도는 법이다.증시에선 지난 99년 ‘바이코리아(Buy - Korea)’의 흥분과 곧 뒤따른 주가폭락이라는 절망감이 좋은 예가 될 터이다. 증시가 꿈틀대는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투신사 수익증권이나 자산운용사의 뮤추얼펀드같은 주식형 상품에는 돈을 넣기 주저하는 투자자가 많다.전문가들이 운용한다고 해서 무조건 간접투자 상품에 가입했다가 지난해 30~40%의 원금 손실을 봤던 기억을 투자자들은 떨쳐내기 힘들기 때문이다.증시 전문가들은 한 마디로 “지금이 간접투자 상품에 가입할 적기”라고 주장한다. 종합주가지수가 현 수준에서 급락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에서 그렇다. 여기에 2년 전에 비해 투자자 성향에 따른 상품의 종류가 다양해졌고 내부시스템 정비로 펀드매니저의 펀드관리가 보다 엄격해졌다는 게 이들 주장의 근거다.주:전체조건은 2001년 최고 종합주가지수를 750포인트 이상 가정간접투자도 ‘무릎’에서현대투자신탁의 조사자료는 당연한 듯 하면서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지난 99년부터 설정된 투신운용사의 성장형 펀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수 500대에서 설정된 펀드의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 500대에 설정된 A투신사의 가중평균 수익률은 36.7%, B사 29.9%, C사 35.5%로 대부분 30% 이상의 수익을 가입자에 안겨 준 것이다.그러나 현대투신측은 “종합주가지수가 낮을 때 설정된 펀드의 실현수익률이 월등히 높았지만 대부분 펀드의 설정은 지수가 한참 높아진 뒤에 집중됐다”고 결론내렸다. 사실 99년7월과 99년12월~2000년1월의 지수 1000시절 때 펀드 가입이 급증했다. 간접투자자는 항상 ‘막차를 탔고’‘상투를 잡은’ 셈이다.강신우 굿모닝투신운용 상무는 “지수 550의 지지선에 대한 신뢰도가 상당히 강해졌다”며 “종합주가지수가 현 수준에서 급락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만으로도 간접상품 가입의 적기로 간주된다”고 강조했다. 간접투자도 타이밍이 생명이라는 얘기다.최근 증시 주변 여건경기 바닥 논쟁이 한창이던 시점에 경기는 이미 바닥을 지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1분기 잠정 국내총생산(GDP)도 3.7% 성장으로 나왔다. 급격한 회복을 기대하긴 이르지만 침체가 둔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는 사인으로 해석된다. 삼성증권 이남우 상무는 “경기와 기업수익이 순환주기상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며 “증시에서도 경기회복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종합주가지수는 600포인트를 넘어 올초 기록한 전고점(627) 돌파를 타진하고 있다. 고객예탁금도 9조원을 훌쩍 넘겼고 외국인 매수세가 식지 않는 등 증시체력도 상당히 보강되고 있는 상황이다.여기에다 떨어지기만 하는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마땅한 재테크 수단을 찾지 못하고 있는 투자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실질 금리가 0%에 가까워짐에 따라 머니마켓펀드(MMF)나 채권형 펀드에 들어갔던 자금이 다시 주식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주가도 전고점만 뚫으면 단기 랠리가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어떤 상품에 어떻게 투자하나펀드는 자신의 투자 성향과 투자 목적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 현재 성장형 안정형 채권형 등 7~10개 펀드간 상호전환이 가능한 일명 ‘엄브렐러펀드’인 자산관리형 펀드는 대부분의 투신사가 운용하고 있다.대한투신과 LG투신은 KOSP1200지수를 추종하거나 지수 대비 초과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인덱스펀드를 내놓았다. 대신 주은 템플턴투신은 고수익추구형 고객을 타깃으로 한 성장형펀드를 주력 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수익률이 일정한 수준으로 오르거나 떨어지면 프라핏컷(Profit-Cut) 또는 로스컷(Loss-Cut)을 단행, 목표수익률을 관리하는 펀드들도 한국 현대 제일투신 등에서 운용중이다.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투자자 성향에 따른 상품 종류가 다양해졌고 내부시스템 정비로 펀드 관리가 보다 엄격해졌다고 말한다.종합주가지수의 움직임별로 상품을 고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제일투신 모진성 상품개발팀장은 “지수가 600 이하에서 조정받을 때는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언제든지 환매할 수 있는 스팟펀드나 인덱스펀드가 알맞다”고 조언했다.지수 650포인트 이하의 현 수준에선 인덱스펀드나 대형성장형펀드, 액티브뮤추얼펀드 등 고수익 추구형이 적합하고 650~700포인트에서는 주식안정성장형펀드나 원금보전형펀드 등 안정성에 비중을 높이는 게 좋다.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그동안 낙폭이 컸던 정보기술(IT)기업에 관심이 커지는 시점에서는 코스닥50인덱스펀드나 코스닥성장형펀드 등 코스닥시장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권할 만하다.근로자주식저축 가입은 필수작년 말에 도입된 근로자주식저축에 가입하지 않은 투자자는 간접상품 형태의 근로자주식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세제혜택과 고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근로자주식저축은 가입자가 직접 연평균 저축금액의 30%를 직접 주식에 투자해야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이에 비해 근로자주식펀드는 주식편입비율이 50%로 높지만 전문가인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므로 안정성이 높은 편이다. 가입기간은 올 연말까지다. 1인당 3천만원까지 불입할 수 있고 세액공제는 연말까지 받을 수 있지만 비과세혜택은 가입 후 3년동안 적용된다.연말정산 때 불입액의 5.5%만큼 근로소득세를 변제받기 때문에 원금만 지켜내도 정기예금 금리 수준인 5.5%의 수익률이 보장된다.최근 주가상승에 힘입어 일부 근로자주식펀드들은 설정 이후 수익률이 15%를 넘고 있다. 세제혜택분을 감안하면 수익률면에서 시중의 금융상품 중 단연 돋보인다.목표수익률을 낮춰라주가는 항상 변하고 추세적으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2년전과 같은 이른바 ‘대세상승기’라고 하기엔 아직도 구조조정 문제나 경기 측면에서 불투명한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다.때문에 사전에 설정한 목표수익률을 실현했다면 잠시 MMF 등에 머무르면서 경기흐름이나 장세추이를 면밀히 따져보고 추가 투자 시기를 저울질하는 게 바람직하다.‘쉬는 것도 투자’라고 하지 않는가. 주식형펀드에서 연 2회만 10%씩의 투자수익을 건져도 은행 정기예금 3배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는 셈이다. 과욕은 냉정한 판단을 그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