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업계가 사상 최대의 호황기를 맞고 있다. 정부가 세금 혜택으로 신용카드 사용을 적극 권장한 데 이어 최근 연매출 2천4백만원이 넘는 개인사업자에게 가맹점 등록을 의무화해 카드이용이 급상승하고 있다. 기다렸다는 듯 카드업체들은 길거리 고객유치 등 공격적 경영을 통해 부풀어오른 파이를 먹어치우고 있다.그러나 올해 카드업체들의 영업전략은 맹목적인 회원확보가 아니다. 고객들과 밀착,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카드 이용금액을 높이는 것이다.국내 최대의 신용카드업체인 비씨카드는 2천만명의 회원과 90조원의 이용금액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과 고객유치 전략을 세웠다. 비씨는 12개 회원은행과 함께 마케팅 계획을 짰던 관행을 탈피, 은행별로 고객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하기로 했다. 포화상태에 있는 카드 시장에서 고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1대1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시장점유율 2위 LG캐피탈과 3위 삼성카드는 확실한 2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캐피탈은 국내 처음으로 여성전용카드를 발급한 지 2년만에 3백50만명의 여성회원을 유치, 여성카드 붐을 일으켰다. 이에 뒤질세라 삼성카드는 서울의 중심지 종로구에 동양 최대의 고객센터를 건립해 1천5백명의 상담원을 배치했다. ‘고객만족경영’이 삼성카드의 슬로건이다.올 영업전략, 카드 이용금액 높이기은행계열 신용카드사중 선두를 달리는 국민카드 역시 고객밀착 서비스가 올해의 모토다. 본사에서 관리하던 업무를 대폭 해당 영업점에 위임, 마케팅 연체관리 전화상담 등을 전담시키면서 고객의 니즈 파악에 열심이다. 외환은행의 자회사인 외환카드는 그동안 축적해놓은 고객의 데이터베이스를 어떻게 수익과 연결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이를 위해 소형 다점포 영업망을 확충하고 업계 전문가를 양성하며 IT부분에 대한 투자도 계속하고 있다.대우부실로 골머리를 앓았던 다이너스카드는 고급카드의 이미지를 살리는 마케팅과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동양카드 역시 규모는 작지만 내실있는 경영으로 꾸준히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올해 카드시장의 변수는 대기업의 신규진출이다. 롯데 SK 현대는 기존 캐피털 사업을 기반으로 신용카드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여러 가지 걸림돌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투자해 놓은 인프라와 정부의 신규업체 허가 확대방안으로 진출은 시간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금융사의 국내 진출도 눈여겨볼 일이다. 외환카드 인수를 두고 싱가포르 개발은행, 미국계 씨티은행, 그리고 영국계 스탠더드 차타드 은행이 입찰에 참여했다. 외환은행이 경영개선 계획의 일환으로 외환카드 매각을 결정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외국계 신용카드사는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여기에 기존 카드사의 회원이던 은행들까지 독자진출에 나서고 있다. 외환카드 회원사인 신한은행은 이미 독자진출을 선언, 비씨카드 등 7개 신용카드 사업자들이 사용하는 ‘가맹점 공동망’에 들어가려다가 과도한 진입비용으로 일단 후퇴했다.카드 사업자들은 금융시스템 구축비용과 영업권을 고려하면 진입비용이 많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는 정부의 신규허가 확대 기조가 기존 카드사들의 이해관계와 충돌하면서 뜨거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경쟁업체들이 많아질수록 카드 수수료가 내려가 소비자들이 혜택을 본다는 논리와 업체간의 과열경쟁으로 자칫 부실 카드사가 속출할 수 있다는 주장에 정부는 어떤 식이든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