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순익 1조 … 글로벌 우량기업 도전

품질,원가 경쟁력 세계 최고 수준...한단계 도약 위한 성장엔진 구축 과제

한때 한국의 경제기적에 기여했다고 칭송받았지만 결국 한국경제와 국민들에게 짐이 된 수많은 기업과 기업인들이 있다. 그런 점에서 정상적 영업활동으로 1조원이상의 이익을 지속적으로 내고 소수의 지배주주가 이익을 빼돌리거나 노사분규가 없는 포스코가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가치는 독보적이다.포스코는 지난해 매출액 11조6천9백20억원에서 1조6천3백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같은 순이익규모는 같은 기간 일본의 신일본제철 가와사키제철 NKK 등 5대철강업체의 순이익을 모두 합한 것보다도 더 많다.경제위기가 완전히 극복되기 전인 98년에도 1조1천2백억원, 99년 1조5천6백억원의 이익을 냈다. 경기를 타는 사이클산업이면서도 3년 연속 1조원이상의 이익을 거뒀다. 세계적 철강경기침체상태인 올해도 1조원이상의 순이익을 내겠다는 목표가 허황되지 않게 들리는 것은 그간 보여준 성과 덕분이다.이 회사는 90년대 후반 철강생산으로 세계1위에 올라섰다. 이제는 규모뿐 아니라 수익성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 경영실적 등 총체적 경쟁력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의 철강업체로 평가받는다.우선 대표적 수익성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지난해말 18%였다. 부가가치창출능력(EVA)도 4천4백20억원에 달했다. 순현금창출능력인 EBITDA(이자 법인세 자산상각차감전 이익)는 무려 3조2천4백90억원에 이른다.제품과 서비스의 품질 원가경쟁력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최고수준이다. 이 경쟁력은 철강 제조공정의 지속적 기술혁신과 세계최고수준의 노동생산성 그리고 포스코를 잘아는 유상부회장 이구택사장 등 강력한 경영진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물론 세계최고수준(World Best Practice)에 미치지 못하는 부문도 있다.인당매출액(4백66달러)면에서 신일철(771달러), 출하톤당 노동시간(2.69시)면에서 일본 기미쯔제철소(2.14시)에 뒤진다. 주문리드타임(30일)이나 인도납기적중률(82.7%)도 월드베스트프랙티스에 못미친다. 주로 고객친밀도 고객만족과 관련된 요소이다.포스코가 완벽한 글로벌우량기업이 되려면 가장 노력해야하는 분야가 고객만족부문이라는 뜻이다. 이 회사가 심혈을 기울여 프로세스혁신(PI)을 추진중인 이유이기도 하다.PI의 목표는 모든 업무단계별로 월드베스트프랙티스를 구현한다는데 있다. 고객중심으로 업무프로세스를 단순화 표준화 통합화하고 조직도 혁신하며 e비즈니스를 정착시킨다는 것이다. PI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기업가치는 4조7천억원이 늘어 글로벌스탠더드 기준에서 본 ‘글로벌 우량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계획이다.글로벌 우량기업이 되려면 시장가치도 세계최고수준이어야 한다. 포스코의 주가는 6월14일 현재 주당 9만9천9백원. 상장주식수 9천6백48만주를 곱하면 시가총액은 약 10조원이 못된다. 올해도 약 1조원의 순이익을 낸다고 본다면 주당순익예상치가 1만원을 넘는 셈. 다시 말해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도 안된다는 계산이다.삼성증권 김경중 철강담당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일본 신일철은 PER가 50배, 미국 뉴코사 22배, 대만 차이나스틸이 12.4배”다. 물론 국내증시의 PER자체가 미국 일본보다는 낮다. 그러나 포스코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외국철강사들보다도 여전히 저평가된 셈이다.장기적으로는 철강산업의 성장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성장엔진구축도 포스코의 과제다. 지난해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지분맞교환은 구조조정 성격뿐 아니라 장기적 성장엔진 교두보마련이라는 뜻이 있다. 3천억원을 투자, 포항공대 생명공학 정보통신 연구성과의 사업화선점권을 보유한 것도 장기적 성장을 염두에 둔 것이다.파워콤지분(5%)인수나 ESCO(에너지서비스컴퍼니)사업 등 에너지사업분야로의 신규진출도 중기적과제로 추진중이다. 물론 “이것도 성장성만으로는 부족하며 포스코의 현재 수익성 이상은 돼야한다는 것이 그 기준”이라고 유병창 홍보담당상무는 강조한다.최근 포스코는 국내외에서 적지 않은 도전을 맞고 있다. 여름이면 바닥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던 철강판매단가가 하락을 지속하는 등 철강경기가 바닥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미국철강업계의 레퍼토리(반덤핑제소)도 시작됐다. 현대하이스코와의 핫코일분쟁도 만만치가 않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현대하이스코에 대한 자동차냉연강판용 핫코일 공급중단에 대해 ‘공급하라’는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포스코는 불복하고 서울고법에 행정소송을 냈다. 민영화됐기에 가능하기는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라는 정부기관 및 대표적 수요업체와의 대결이라는 만만치 않은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CEO 탐구유상부 대표이사 회장투명경영 새바람 ‘주역’엔지니어 출신으로 70년 포항제철에 입사, 포철 초기부터 이 회사를 지켜온 유상부회장은 설비담당 부사장으로 있던 90년대 초반 포철외부로 쫓겨나본 적이 있다. 박태준 전회장의 측근이라는 이유로 당시 집권세력의 미움을 받았던 것. 그러나 이 시기에 삼성중공업 사장 일본삼성 사장을 맡았던 것은 경영자로서는 전화위복의 계기였다. 90년대말 돌아온 포스코에 새바람을 불어 넣는 동인이 됐다.유회장이 취임한 98년 이후 포스코는 외형확대뿐 아니라 안정적 순익구조를 정착시켰다. 또 외국기관투자자 등 주주들이 글로벌화하면서 글로벌스탠더드에 맞는 경영혁신도 시작됐다. 일반소비자가 주요고객인 업체들조차 ‘알릴 것만 알리고 숨길 것은 숨기는’ 한국기업의 현실에서 유회장은 지난 해 잘못된 투자를 인정하기도 하는 등 직접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투명경영을 실천으로 보여준 셈이다.CEO가 직접 IR에 나서면서 시장에서 포스코의 평가도 개선됐다. 안정적 수익구조에도 불구하고 포스코주가는 항상 저평가상태였는데 98년 3월 유회장 취임당시 주당 6만원대이던 것이 올 6월 현재 주당 10만원대로 시가총액이 1.7배 가까이 늘었다. 민영화이전 공기업일 때부터도 효율성을 최우선시하고 노사안정을 이뤄내면서 글로벌스탠더드에 맞는 유회장의 투명경영노력을 국내외투자자들이 신뢰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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