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창고 ‘스토리지’ 초고속 성장

스토리지(기업용 저장장치) 시장을 얘기할 때 곧잘 인용되는 것이 미국 서부개척 시대 ‘골드러시’다. 서부개척시대에 돈을 번 사람이 채굴장비나 숙박업소였던 것처럼 스토리지도 주변사업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해왔다는 의미에서다.그러나 요즘 스토리지 업계가 큰 소리를 치고 있다. 주변사업이 아니라 핵심사업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해외 유명 조사기관들이 앞다퉈 스토리지 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얘기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미국기업들이 97년 IT에 지출하는 비용 중 서버 대비 스토리지 비율이 7대3이었던 것이 2003년에는 반대가 될 것이라고 보고했다. 데이터퀘스트는 좀더 구체적인 시장 규모를 언급하면서 스토리지 전성시대를 예고했다.이 기관은 스토리지 시장이 올해 3백68억달러에서 2002년 4백41억달러, 2003년에 5백43억달러로 성장하는 반면 서버 시장은 올해 4백92억달러에서 내년 5백16억달러, 2003년엔 5백39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03년 스토리지 시장이 서버 시장을 앞서고 2004년엔 그 차이가 1백억달러 이상으로 벌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2004년엔 스토리지 시장 성장률(22.2%)이 IT 전체 성장률(11.3%)보다 2배 이상 높고 PC(5.9%) 서버(6.2%) 네트워크장비(7.9%)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여 정보 시스템 핵심요소로 확실히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다.이런 세계적 흐름은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국내 시장 규모는 정확한 통계는 없고 추정치만 있다. 국내 시장 1위를 점유하고 있는 한국EMC가 매출을 밝히지 않아 시장 전체 규모를 파악하기 힘들고 또 각 업체별로 발표한 자료도 허수가 많기 때문이다. 업계는 지난해 스토리지 시장규모가 4천억원에서 5천억원대로 추정하고 있고 올해는 그보다 2배 정도 성장한 7천억원대에서 1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매출 신장은 올해 경기하락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EMC 등 대부분의 스토리지 업체들이 시장의 특수성을 내세워 20∼60% 정도 매출목표를 늘려 잡고 있어서다.1조원대 시장 선점 ‘각축’많게는 1조원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스토리지 시장은 현재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한국EMC 효성인포메이션(히타치) 등 전문업체와 한국IBM 한국HP 등 서버계열 업체 그리고 토종 브랜드를 앞세운 국내 업체들의 3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외 중소 브랜드까지 합쳐 30~40개 스토리지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각축전이 치열한 상황이다.스토리지 전문업체의 경우 올해도 한국EMC의 독주가 예상된다. 올해는 제품의 인지도보다는 스토리지 관련 컨설팅과 솔루션을 앞세워 이 분야 시장을 확실하게 주도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효성인포메이션은 EMC와의 간격을 바짝 줄여 ‘넘버2’의 자리를 확실하게 꿰차겠다는 각오다. 이에 영업 조직을 세분화하고 기술영업 지원 강화, 간접판매 비율 확대 등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테이프 스토리지에 강한 면을 보여왔던 한국스토리지텍도 SAN 관련 제품을 출시하면서 영업과 기술영업을 통합하는 등 조직을 개편하고 스토리지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2003년을 기점으로 스토리지가 서버를 앞선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서버업체들이 스토리지 사업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IBM은 지난해 대폭적인 조직개편과 전문인력 영입을 통해 올해 스토리지 시장 정상을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한국HP는 고급형과 보급형 시장으로 구분해 마케팅을 하고 있다. 컴팩코리아와 한국썬은 특히 서버업체이면서도 스토리지 전문업체의 타이틀에 걸맞을 정도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이들 두 회사는 올해 스토리지 부문에서만 각각 1천억원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토종업체 틈새시장 공략 주목외국업체 독무대에 토종업체들이 틈새시장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눈에 띈다. 넷컴스토리지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 등은 자체 개발한 제품을 해외시장에 내놓는 등 글로벌 경쟁에 뛰어들었다.한편 지난해 스토리지 업계를 달구었던 SAN과 NAS 우위 논쟁이 상호보완적 솔루션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한국EMC 기술지원부 김병탁 이사는 “SAN과 NAS 우위 논쟁이 일기도 했으나 각각의 용도가 다르다는 것으로 결론을 맺었다”며 “모든 정보 시스템에 두 가지 방식 중 하나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곤란하고 고객사의 환경에 맞게 SAN이나 NAS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SAN, NAS 등 기술이 모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네트워크 스토리지(Network Storage)라는 통합된 용어로 향후 몇년간은 지속적 경쟁과 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기술표준 논쟁SAN이냐 NAS냐 ‘우위논쟁’ 일단락상호보완 모색 움직임 활발스토리지 얘기를 하다보면 늘 나오는 단어가 있다. SAN, NAS 등이 그것이다. 풀어보면 SAN은 Storage Area Network(스토리지중심 네트워크)고 NAS는 Network Attached Storage(네트워크부착형 스토리지)다.과거에는 여러 대의 서버가 대형 스토리지 한 대를 공유하는 DAS(Direct Attached Storage)나 하나의 서버와 하나의 스토리지를 1대1로 연결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IT기술과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시스템은 모두 네트워크화되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근거리통신망(LAN) 원거리 통신망(WAN) 광대역통신망(초고속통신망) 등이 나오면서 스토리지는 더 이상 혼자일 수 없게 된 것이다. 여러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주요 시스템으로 자리하게 되면서 네트워크에 스토리지와 서버를 연결하는 방식의 ‘네트워크 스토리지’ 시대가 온 것이다.네트워크 스토리지가 각광받는 이유는 DAS나 1대1 방식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 DAS나 1대1 방식은 각 저장장치마다 별도로 관리인력이 있어야 하며 데이터 공유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 또한 저장장치 사용공간 낭비와 확장 때마다 서버를 중단시켜야 하는 문제도 안고 있다. 반면 SAN과 NAS는 시스템 운영 중에 스토리지를 확장할 수 있고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어 한 곳에서 스토리지를 관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게다가 데이터 공유도 효율적이고 데이터가 저장돼야 할 공간을 적절하게 할당할 수도 있다.하지만 올해 들어 네트워크 스토리지 시장이 변하고 있다. 기업 특성에 따라 SAN과 NAS를 선택적으로 사용하거나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해야 효과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부터다. 이에 따라 EMC 히타치 등 주요 SAN 업체들이 NAS 제품을 내놓고 양제품의 통합운영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이제 SAN, NAS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연결하느냐는 게 스토리지 업계의 기술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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